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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이방인들 사이의 베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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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13 조회수2,592 추천수0

[성서의 세계 - 신약] 이방인들 사이의 베드로

 

 

교회 안의 최초의 이방인들

 

사도행전 저자는 그의 책 두 번째 부분에서 세 번째 부분으로 넘어가면서 할일을 선택하는데, 주요한 사실들과 인물들뿐 아니라 따라야 할 노선과 방향에 관해서이다. 그러나 이것은 애매모호한 것처럼 보인다.

 

세 번째 부분은 ‘바오로의 서사시’라 할 수 있겠고, 앞의 두 부분은 ‘베드로의 행적’이라 할 수 있다. 베드로는 예루살렘과 사마리아에서 유다인들 가운데서 일했다. 반면에 바오로는 이방인 세계의 회개에 마음을 쏟고 자신을 바친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사도행전의 두 번째 부분은 바오로의 회개와 출현으로 끝나고, 반면에 그에 대해 폭 넓게 다루는 세 번째 부분은 주인공이 베드로인 에피소드로 시작한다. 따라서 저자는 두 노선(유다인들 또는 이방인들 가운데의 사도직)과 두 주요인물(베드로와 바오로) 사이에서 우물쭈물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로 우리는 두 부분이 서로 완전한 전체를 이루며 토대를 잡고 있는 예술 작품 앞에 있다.

 

비록 바오로가 지치지 않는 인류의 사도였고 이방인들을 집단으로 교회 안에 이끌었다 할지라도, 최초의 이방인들을 부르고 결정하는 일은 베드로의 소관이었다. 또한 이 베드로 안에 우두머리, 사도들의 ‘으뜸’ 자리가 있다. 우리는 이방인들 사이의 사도직에 대한 이 우선권이 루가의 시각이요 창작인지 묻고 싶어진다. 같은 자격으로 우리는 그것이 하느님의 실재요 창조였는지 물을 수 있다.

 

초기 이방인들의 회개는 독특한 방식으로 책에 수록된다. 해안가 평야지대를 거쳐 사도직 여행을 하던 베드로는 리따와 요빠에 이른다. 리따는 오늘날 이스라엘의 국내 공항이 있는 루드(Lud)이고. 요빠는 지아파(Giaffa)란 이름으로 존속하고 있다. 베드로의 행적은 기적들로 확인된다. 리따에서 한 중풍병자가 그에게서 치료를 받고, 요빠에서는 죽은 이가 살아난다. 이 이중의 기적 이야기에 이어 공적 현시에 대한 묘사가 나온다. 한 백인대장은 한 천사가 자기 집에 들어오는 것을 본다. 이 사실과 무관한 베드로는 정오쯤에 집의 옥상에서 기도를 드리다가 하늘이 열리는 것을 본다. 이방인 백인대장은 천사가 부르는 소리를 듣는다. ‘천사’라는 말을 대사나 사절로 옮긴다면 모든 것은 군대의 영역에 놓이게 된다. 반면에 베드로 앞에서 전개된 것은 구약의 분위기 안에 있다. 일종의 보자기 안에서 그는 “온갖 네 발 달린 짐승과 땅을 기어다니는 짐승과 날짐승”을 본다. “그때 ‘베드로야, 어서 잡아 먹어라.’ 하는 음성이 들려왔다. 베드로가 ‘절대로 안됩니다, 주님. 저는 일찍이 속된 것이나 더러운 것은 한번도 임에 대어본 적이 없습니다.’ 하고 대답하자 ‘하느님께서 깨끗하게 만드신 것을 속되다고 하지 말라.’ 하는 음성이 다시 들려왔다. 이와 같은 말이 세 번 오간 뒤에 그 그릇은 갑자기 하늘로 들려 올라갔다”(사도 10,12-16).

 

우리는 아무래도 유다인이었던 베드로가 자기 앞에 정하고 부정한 짐승들이 무리지어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공포에 떨었는지 상상할 수 있다. “잡아 먹어라.” 하는 권고는 그에게 강한 혐오감을 불러일으켰음에 틀림없다. 전적으로 구약의 정신과 일치하는 복합적 반응이다.

 

그러나 불순한 것을 보지 않는다는 것뿐만 아니라 그것을 상징으로 간주하는 것도 구약과 일치한다. 레위기에서 우리는 종종 ‘너희에게 부정한 것이다.”(레위 11장)라는 반복구를 본다. 부정하다고 선언되는 일련의 일들은 이유 설명으로 끝난다. “나 야훼가 너희 하느님이 되려고 너희를 에집트 땅에서 올라오게 한 이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여야 한다”(레위 11,45).

 

그러한 방향으로, 즉 그러한 구약의 분위기에서 생각했다면 베드로는 곧 현시를 먹으라는 요청과 조화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어쨌든 설명은 명확하고 엄연하게 이루어졌고, 베드로는 곧 결정을 내린다. 그는 아침에 일어나서 고르넬리오가 보낸 사람들과 요빠에 있던 형제들과 함께 그에게 간다. 다음날 고르넬리오가 집에 친척들과 가까운 친구들을 불러놓고 기다리고 있던 가이사리아에 도착했다(사도 10,23-24). 현시의 의도는 베드로의 말로 분명하게 드러난다. “베드로는 그들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잘 아시다시피 유다인은 이방인과 어울리거나 찾아다니지 못하게 되어 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나에게 어떤 사람이라도 속되거나 불결하게 여기지 말라고 이르셨습니다’”(사도 10,28) “베드로는 이렇게 말을 시작하였다. ‘나는 하느님께서 사람을 차별 대우하지 않으시고 당신을 두려워하며 올바르게 사는 사람이면 어느 나라 사람이든지 다 받아주신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사도 10,34-35).

 

이방인 고르넬리오의 집에서 바로 오순절 사건이 반복되었다. “이방인들이 기이한 언어로 말했고” 모두가 주님을 찬양하였다. 곧 성지의 경계 밖에 있는 집에서, 이방 도시에서(가이사리아는 헤로데가 로마 황제의 영예를 기려 이름을 붙였다.) 세례를 주라는 명령이 울려나왔다. 이 모든 일들은 사도행전의 세 번째 부분을 위한 서막이다. 훨씬 뒤에 바오로는 같은 이 도시에서 로마 법정에 나타날 것이고 여기에서 로마를 향한 여행을 시작하게 될 것이다. 바오로가 신앙 전파의 횃불을 들기 전에 또한 베드로는 이이방인 가운데의 사도직에 대해 예루살렘에 이유를 밝혀야 한다. 그러나 사실들을 말하게 되고 모든 것은 잠잠해진다. 그것으로 예루살렘과 유대가 확립된다. 바오로에게 페니키아와 시리아의 해안도시들을 향해 출발하는 것이 허락되었으나, 구원의 수도 예루살렘은 젊은 그리스도교와 사도행전의 중심으로 남는다. (L’uomo moderno di fronte alla Bibbia에서 박래창 옮김)

 

[경향잡지, 1996년 9월호, 베난시우스 더 레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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