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상징] 나무: 아낌없이 생명 주고 주님 은총 전해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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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9-09-28 | 조회수3,405 | 추천수1 | |
[성경 속 상징] (60) 나무 : 아낌없이 생명 주고 주님 은총 전해줘
최근 숲의 효능에 관한 연구가 활발하다. 여가와 휴식을 위한 공간에서 회복과 치유를 위한 공간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식물이 해충이나 곰팡이에 저항하려고 스스로 만들어내는 휘발성 물질인 피톤치드는 각종 감염 질환과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백나무는 천연 살균제인 피톤치드를 가장 많이 뿜어내는 나무라고 한다.
나무는 잎의 활발한 광합성 작용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하고 산소를 방출하는 자연의 공기정화기 역할을 한다. 느티나무 한 그루는 1년 동안 이산화탄소 2.5톤을 흡수하고 1.8톤의 산소를 방출하는데, 이것은 성인 7명이 1년간 소비하는 산소량에 해당한다고 한다.
또 나무는 숲의 동식물에게 서식지를 제공하고 강우와 홍수 등 재해 위험을 막아주며 가뭄에는 지하수를 공급해 주기도 한다. 여러 해 자란 나무의 줄기는 좋은 목재가 돼 집이나 가구의 재료로도 쓰인다.
예로부터 계절의 변화를 나타내고 열매를 맺는 나무는 생명의 상징이 됐다. 나무는 땅 속 깊이 뿌리를 내리면서 동시에 다른 모든 생물보다 높이 성장하기에 하늘과 땅을 결합한다고 보았다. 그래서 많은 신화에서 나무는 신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팔레스티나 지역은 건조한 지역이라 나무가 드물다. 그래서 성경시대에 목재로 건물을 짓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었다. 이처럼 나무는 성경에서 우월함의 상징이 됐고, 백향목, 잣나무 등으로 지은 임금의 궁궐은 크게 자랑할 만한 것이 됐다.
성경에서 나무는 자연과 풍성함을 의미한다. 물가에 심어져 가뭄에도 잎사귀가 마르지 않고 늘 푸르른 나무에 대한 묘사에서처럼 생명의 상징이 된다. "그는 물가에 심긴 나무와 같아 제 뿌리를 시냇가에 뻗어 무더위가 닥쳐와도 두려움 없이 그 잎이 푸르고 가문 해에도 걱정 없이 줄곧 열매를 맺는다"(예레 17,8).
또한 나무는 하느님이 백성들과 동물들에게 은총을 전해주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주님의 나무들, 몸소 심으신 레바논의 향백나무들이 한껏 물을 마시니 거기에 새들이 깃들이고 황새는 전나무에 둥지를 트네"(시편 104,16-17).
에덴동산에는 보기에 탐스럽고 먹기에 좋은 온갖 나무와 생명나무,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가 있었다(창세 2,9). 하느님께서는 아담에게 "너는 동산에 있는 모든 나무에서 열매를 따 먹어도 된다. 그러나 선과 악을 알게 하는 나무에서는 따 먹으면 안 된다. 그 열매를 따 먹는 날, 너는 반드시 죽을 것이다"(창세 2,16-17)라고 경고하신다. 더불어 선택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맡겨주셨으니 에덴동산의 나무들은 축복이 될 수도, 저주가 될 수도 있었다.
구약시대에는 나무에 달려 죽은 이는 저주받은 자라는 오랜 믿음이 있었다. 이와는 반대로 인류 구원은 예수님이 지고 가신 나무십자가를 통해 실현됐으니 하느님께서 하시는 일은 놀랍기만 하다.
나무는 또 축복, 선, 건강함의 이미지를 갖기도 한다. 성경은 하느님 축복으로 새로워진 이스라엘을 열매가 풍성한 나무에 비유하기도 했다(호세 14,5-7). 나무는 하느님의 의로운 심판을 찬양하며 새롭게 창조된 질서 전체를 대표하기도 한다(시편 96,12-13).
[평화신문, 2009년 9월 27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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