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성경] 성서주간 특집: 성경, 이것이 궁금하다, 가톨릭과 개신교의 십계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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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9-11-24 | 조회수5,547 | 추천수1 | |
[성서주간 특집] 성경, 이것이 궁금하다
교회력에서 ‘그리스도 왕 대축일’로 시작되는 연중 마지막 주간은 하느님 말씀인 성경의 생활화를 위해 한국교회가 특별히 제정한 ‘성서주간’이다. 마땅히 자주 읽고 묵상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생활화해야 하지만, 성경을 제대로 이해한다는 것은 생각만치 쉬운 일이 아니다. 정독하면 할수록 생소한 단어와 접하며 여러 가지 의문이 생기기 마련이다. 성서주간을 맞아 성경을 읽다가 생길법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풀어본다.
Q. ‘세라핌’ ‘케루빔’은 누구인가요 A. 가장 높은 단계인 치품·지품 천사
‘이렇게 사람을 내쫓으신 다음, 에덴동산 동쪽에 커룹들과 번쩍이는 불 칼을 세워, 생명 나무에 이르는 길을 지키게 하셨다’(창세 3,24).
▲ 세라핌과 케루빔은 천사들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교리에서는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서열이 있다는 착상에서 천사들도 품계가 있다는 학설이 있어 왔습니다. 이른바 ‘구품천사론’인데요. 천사를 세 단계 9등급으로 나눈 것입니다. 가장 높은 단계에 치품(熾品)천사인 세라핌과 지품(智品)천사인 케루빔, 그리고 좌품(座品)천사가 있습니다. 중간 단계에는 권품(權品)천사와 능품(能品)천사, 역품(力品)천사가 있고, 가장 낮은 단계에는 주품(主品)천사와 대천사, 천사가 있습니다. 창세기와 탈출기에서 언급되는 커룹은 지품천사 케루빔을, 이사야서에 나오는 사랍은 치품천사 세라핌을 가리킵니다.
Q. ‘바리사이파·사두가이파’ ‘열혈당원·에세네파’ 어떤 이들이죠 A. 율법 중심의 고위 사제계층 / 로마에 적대적인 단체
‘바오로가 이런 말을 하자 바리사이들과 사두가이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면서 회중이 둘로 갈라졌다’(사도 23,7).
▲ 당시 이스라엘 지도 계층인 바리사이파와 사두가이파는 예루살렘 성전을 중심으로 살고 있었던 고위 사제 계층입니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율법을 철저히 지키면 하느님이 언젠가 해방시켜 줄 것으로 믿었습니다. 그래서 이들은 당시 유다 민중들에게 존경을 받고 있었으며, 세속적으로도 큰 영예를 누렸습니다.
사두가이파 사람들은 모세오경의 율법만 인정했습니다. 이들은 부활사상을 부인하고 로마와 협력 관계를 맺었습니다. 로마 군대가 와서 자기들을 지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서기 70년에는 로마 군대가 이스라엘 성전을 방화하는데 협력했습니다.
열혈당파는 ‘열혈’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이들은 로마에 상당히 적대적이었습니다. 무력으로 로마에 맞서며 세금 납부도 거부했습니다. 신약성경에서는 언급되지 않지만, 에세네파도 있었습니다. 이들은 여자를 멀리하고 금욕생활을 하며 공동체 생활을 했습니다. 이들도 로마에는 반대했습니다.
Q. 성경의 ‘야훼’는 누구인가요 A. ‘주’ ‘주님’ ‘하느님’ 의미
‘…너희 조상들의 하느님, 곧 아브라함의 하느님, 이사악의 하느님, 야곱의 하느님이신 야훼께서 나를 너희에게 보내셨다…’(탈출 3,15).
▲ 야훼는 ‘하느님’이란 뜻입니다.
한국천주교 주교회의는 지난해 가을 정기총회에서 교황청 경신성사성의 지침에 따라 ‘야훼(YHWH)’로 표현된 하느님의 이름을 전례나 성가, 기도 때에 사용하거나 발음하지 말 것을 요청했습니다.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는 십계명의 둘째 계명과 관련된 지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구약성경의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느님의 이름인 야훼라는 표현이 나오면 그 거룩하신 이름을 부르는 것이 두려워 ‘아도나이’, 즉 ‘우리 주님’으로 바꿔서 읽었습니다.
새 번역 성경에서는 하느님께서 직접 계시하신 대목을 제외하고는 야훼라는 표현을 모두 ‘주’, ‘주님’, ‘하느님’ 등으로 바꿔 표현하고 있습니다.
Q. ‘에폿’ ‘우림·툼밈’이 무엇인가요 A. 사제 제의 중 조끼 비슷한 옷 / 점술 도구
‘에폿에 멜빵을 두 개 붙이는데, 그 양쪽 끝에 붙여라’(탈출 28,7), ‘판결 가슴받이 안에는 우림과 툼밈을 넣어…’(탈출 28,30).
▲ 에폿은 사제들의 제의 중 조끼와 비슷한 옷을 가리킵니다. 에폿의 양 멜빵에는 이스라엘 12지파를 나타내는 홍옥수 2개가 달려 있었습니다. 그들을 대신해 하느님께 제사를 드린다는 뜻으로 매달았던 것입니다.
우림과 툼밈은 사제가 명확하게 분별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을 결정짓는 데 쓰는 도구입니다. 하느님의 뜻을 묻기 위해 우림과 툼밈을 던졌던 것입니다. 주사위와 비슷한 점술 도구로 여겨지지만, 구체적인 형태는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Q. ‘커룹’은 어떤 동물인가요 A. 불과 연관된 신성한 천상동물
‘커룹의 한쪽 날개가 다섯 암마이고 다른 쪽 날개도 다섯 암마였다…’(1열왕 6,24).
▲ 커룹의 구체적 형상이 어떤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하느님의 명령을 이행하는 천사 역할을 하므로 날개가 달렸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성서학자들 중에는 이사야 예언자가 성소에서 커룹 환시를 본 것을 바탕으로 커룹이 불뱀의 형태를 취했을 것으로도 추정합니다. 오늘날 커룹은 불과 연관된 신성한 천상동물로 여겨집니다.
Q. ‘호산나’란 무슨 뜻인가요 A. 해방·구원에 대한 갈망 의미
‘그리고 앞서 가는 군중과 뒤따라가는 군중이 외쳤다. “다윗의 자손께 호산나!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분은 복되시어라. 지극히 높은 곳에 호산나!”’(마태 21,9)
▲ 호산나는 ‘구원하소서’란 뜻입니다.
좀 더 강조하자면 ‘지금 구원하소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 식으로 따지면 ‘만세!’에 해당합니다. 예루살렘에 입성하는 예수님을 보고 사람들이 외쳤던 ‘호산나!’란 환성에는 해방과 구원에 대한 갈망이 잘 반영되어 있습니다.
Q. ‘백인대장’은 누구인가요 A. 100명 부하 통솔하는 로마군 장교
‘빌라도는 예수님께서 벌써 돌아가셨을까 의아하게 생각하여, 백인대장을 불러 예수님께서 돌아가신 지 오래되었느냐고 물었다’(마르 15,44).
▲ 백인대장은 백 명의 부하를 통솔하는 로마군 장교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 밑에 오십인대장과 십인대장이 있고, 위로는 천인대장이 있었습니다.
Q. 왜 ‘포도나무’ ‘포도주’ 많이 언급되죠 A. 이스라엘 민족 상징하기도
‘내 친구를 위하여 나는 노래하리라, 내 애인이 자기 포도밭을 두고 부른 노래를. … 땅을 일구고 돌을 골라내어 놓은 포도나무를 심었네.…’(이사 5,1-2)
▲ 팔레스티나는 대부분 구릉지에다 아열대성 기후여서 일반 농작물보다 과수를 재배하기에 적합합니다. 그 중에서도 포도와 올리브, 무화과는 팔레스티나의 3대 과실나무로 꼽힙니다.
특히 포도나무는 포도뿐 아니라 포도주로도 중요하고, 그 관리도 중요했습니다. 포도나무는 실제 소출뿐 아니라 선민 이스라엘을 상징하는 것으로도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가톨릭 십계명과 개신교 십계명 분류의 차이 … 내용은 동일
십계명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이집트를 탈출한 모세가 시나이 산에 올라가 하느님께 받은 열 가지 계명을 말한다. 이 십계명은 유다교를 믿는 유다인들뿐 아니라 가톨릭과 개신교, 정교회 등 모든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지켜야 할 가장 중요한 계명이다.
탈출기(20,2-17)와 신명기(5,6-21)에서 전하는 십계명은 ‘~하라’는 명령과 ‘~하지 마라’는 금령으로 이뤄져 있다. 가톨릭교회는 이 성경 본문들에 나오는 십계명을 정리하면서 순번을 매겨 ‘주요 기도문’에 포함시키고 있다.
그렇다면 가톨릭의 십계명과 개신교의 십계명에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우선 두 교회의 십계명을 비교하면, 가톨릭의 제1계명이 개신교에서는 제1계명과 제2계명으로 나뉘어져 있다. 반면에 가톨릭의 제9계명과 제10계명이 개신교에서는 제10계명으로 합쳐져 있다.
가톨릭도 초기에는 개신교의 분류를 따랐는데, 이것은 초세기 유다교 학자인 필론이 분류한 방식이다. 그 후 가톨릭은 5세기의 성 아우구스티노가 분류한 방식을 따라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개신교계 일각에서는 가톨릭이 모시는 성화(聖畵)나 성상(聖像)을 ‘우상숭배’라고 지적하면서, 이 때문에 가톨릭이 개신교의 제2계명을 일부러 빼고 제10계명을 9계명과 10계명으로 나누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런데 탈출기 20장을 읽어 보면, 현재 가톨릭이나 개신교의 십계명처럼 ‘일, 이, 삼…’ 등의 번호가 매겨져 있지 않다. 결국 십계명에 번호를 매겨 분류하다 보니 가톨릭과 개신교에서 차이가 나게 된 것이다.
따라서 가톨릭과 개신교의 십계명이 차이가 나는 것은 해당하는 성경 본문을 어느 계명에 포함시켰느냐에 따른 것이지, 십계명 자체가 다른 것은 아니다. 결국 가톨릭과 개신교의 십계명은 모두 같은 내용을 담고 있다는 것이 정확하다.
가톨릭 · 개신교(루터교) 십계명
1. 한 분이신 하느님을 흠숭하여라. 2. 하느님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 3. 주일을 거룩히 지내라. 4. 부모에게 효도하여라. 5. 사람을 죽이지 마라. 6. 간음하지 마라. 7. 도둑질을 하지 마라. 8.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 9. 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 10. 남의 재물을 탐내지 마라.
정교회 · 성공회 · 개신교 십계명
1.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있게 하지 마라. 2. 어떤 우상도 만들지 말고 절하지 마라. 3. 야훼 이름을 망령되이 부르지 마라. 4.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켜라. 5. 부모를 공경하라. 6. 살인하지 마라. 7. 간음하지 마라. 8. 도적질하지 마라. 9. 거짓 증언을 하지 마라. 10. 네 이웃의 아내나 재물을 탐내지 마라.
[가톨릭신문, 2009년 11월 22일, 곽승한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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