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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바오로 서간 해설20: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거룩함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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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7-24 조회수2,661 추천수1

[유충희 신부의 '바오로 서간' 해설] (20)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는 거룩함의 가치

 

 

탕녀와의 부적절한 성적 관계는 하느님의 창조질서를 파괴하고 인간 서로의 인격성을 훼손하는 행위이기에(6, 11), 바오로는 “불륜을 멀리 하십시오”(6, 18)라고 교우들에게 명령한 것이다.

 

2) 송사

 

바오로는 6장 1~11절에서 그리스도 신앙인들끼리의 문제를 이교도들의 법정에 가서 해결하려는 행위를 꾸짖는다. 세상의 빛과 소금인 교회가 세상을 변화시켜야 하는데 오히려 세상에 의해 판단 받으려는 사실에 대해 바오로는 분노한 것이다.

 

그래서 바오로는 공동체 내에서 발생한 분쟁들을 교회를 업신여기는 세속 재판관들에게 호소하지 말고 공동체 스스로 해결하라고 하면서 공동체 안에서 시비를 해결해 줄 지혜로운 사람을 세우라고 요청한다(6, 1~6). 그리고 법정소송 포기로 인하여 생기는 손해는 고스란히 감수하라고 권면한다(6, 7~8).

 

사실 하느님을 믿지 않는 이들을 심판해야 할 교우들이 오히려 대수롭지 않은 일을 가지고 이교도들에게 달려가는 것은 스스로 그리스도인으로서의 권한을 저버리는 행위이다. 공동체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지 못하고 비그리스도인들에게 가서 송사하는 행위는 비신앙적인 어리석은 태도이다(6, 6).

 

그래서 바오로는 교우들이 세속 법정에서 판단받기 보다는 오히려 불의를 당하고 속아주는 것이 더 낫다고 하였다(6, 7). 불의와 속임을 당하지 않기 위하여 세속 법정에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불의한 일이고 스스로를 속이는 행위이다. 왜냐하면 그들이 소송을 제기한 그 대상은 같은 공동체 내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믿음의 형제들이기 때문이다(6, 8).

 

바오로는 소송을 제기하려는 자의 권리포기는 결코 악에게 굴복하는 행위가 아니라 사랑 때문에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하신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과 사랑의 표현이라고 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세상 속에서 살지만 세상의 가치관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하느님의 영으로 사는 사람들이다(6, 11).

 

따라서 같은 하나의 신앙을 가진 교우들끼리 서로 고소하고 상대방을 공격하는 것은 결국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에 손상을 입히는 행위가 되는 것이다. 사실 코린토 교회 교우들은 전에는 불의한 세상에서 6장 9~11절의 악행목록에 나오는 불의한 이들처럼 살아왔으나, 이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과 하느님의 영으로 더 이상 불의를 저지르는 이들과는 달리 거룩하고 의로운 사람들이 되었다(6, 11).

 

바오로는 교우들에게 과거에 저지른 불미스러운 일들을 회상시킴으로써 그들이 현재 그리스도 안에서 누리고 있는 거룩함과 의로움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깨우쳐 주고 있다.

 

 

혼인윤리 : 1코린 7장

 

코린토 교회 교우들은 혼인문제(7장), 우상에게 바쳐졌던 제물을 먹는 문제(8장), 성령의 은사문제(12~14장), 모금문제(16장) 등을 질문형식으로 바오로에게 써 보냈다. 바오로는 이 질의서를 접하고 나서 여섯 번에 걸쳐 “여러분이 써 보낸 것들에 관하여”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교우들의 질문에 답변을 하였다(7, 1.25 ; 8, 1; 12, 1 ; 16,1.12).

 

1코린 7장에 나오는 혼인윤리 역시 교우들이 써 보냈던 질문들 가운데 하나였다. 1코린 7장에는 혼인, 독신, 이혼, 재혼에 관한 바오로의 견해들이 실려 있다.

 

1) 혼인

 

7장에는 혼인, 독신, 이혼, 재혼에 대한 말씀들이 여기 저기 흩어져 나오는데, 이 모든 문제를 교우들이 질문한 내용으로 볼 수 없다. 교우들은 아마도 혼인에 관하여 바오로에게 질문했을 것이다. 이는 그리스도인의 자유를 구실삼아 사창가를 드나드는 교우들을 꾸짖는 내용(1코린 6, 12~20)과 혼인을 죄라고 선언한 금욕주의자들로 인하여 혼란을 겪은 공동체의 상황(7장)으로 미루어 알 수 있다.

 

교우들 가운데는 불륜을 신앙과 별개의 것으로 여겨 방종하는 삶을 사는 이들이 있었는가 하면(6, 2), 반면에 혼인을 죄로 여겨 혼인하지 말 것을 강요하는 광적인 금욕주의자들(7, 28.36)도 있었다.

 

이들 금욕주의자들이 내세운 구호가 1절에 적혀있다 : “남자는 여자와 관계를 맺지 않는 것이 좋다.” 이로 인해서 혼인을 안 한 이들 중 일부는 성적인 욕구를 참지 못하여 사창가를 드나들면서 불륜을 일삼았던 것이다(6, 15~18).

 

[가톨릭신문, 2008년 6월 29일, 유충희 신부(원주교구 백운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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