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바오로 서간 해설23: 이스라엘 통해 우상숭배 위험성 배워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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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0-07-24 | 조회수2,731 | 추천수1 | |
[유충희 신부의 '바오로 서간' 해설] (23) 이스라엘 통해 우상숭배 위험성 배워야
지식과 사랑 : 1코린 8. 10장
코린토 교회 교우들은 몇 가지 질문들을 글로 적어서 에페소에서 전도하던 바오로에게 보냈다.
그 가운데는 외교인들이 자기네 신전에서 제사지낸 고기를 시장에 내다 팔 때 교우들이 사 먹어도 되는가(8장), 외교인들이 신전에서 제사를 지낸 다음 음식을 먹을 때 교우들이 그 식탁에 어울려도 되는가(10, 1~22), 교우들이 외교인들 집에 초대받았을 때 신전에서 제사 때 바쳐졌던 고기를 먹어도 되는가(10, 23~33)라는 질문들이 들어 있었다.
바오로 시대에는 짐승을 잡으면 신전에서 제사를 바친 다음 시장에 내다 파는 게 관행이었다. 따라서 교우들이 신전에서 제사 지내지 않은 고기를 사 먹기란 어려웠다. 또한 이교도에서 개종한 교우들은 여러 사정으로 인하여 이교도 신전 제사 의식에 참여할 경우가 많았고 이로 인해 평소에 고기를 먹기가 쉽지 않았던 교우들이 고기를 먹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에 교우들 사이에서 신전에서 제사 지낸 고기를 먹는 문제로 갈등이 생겼던 것이다.
1) 우상에게 바쳐졌던 고기를 시장에서 사 먹어도 되는가?(8장)
유다인들에게는 우상에게 바쳐졌던 고기를 접촉하거나 먹는 것이 금지되었다. 뿐만 아니라 유다인들은 이교도의 집에 초대를 받아서 식사도 할 수 없었다. 반면에 이교도에서 넘어온 교우들은 외교인들인 친지들과 친척집에 초대받아 제사에 바쳐졌던 고기를 식탁에서 함께 먹을 수밖에 없었다. 그로인해 코린토의 신생 그리스도 공동체에 복잡한 문제가 생겨났던 것이다.
대범한 교우들은 자신들의 지식에 근거하여 그런 고기를 마음대로 먹을 수 있다고 주장한 반면에, 소심한 교우들은 우상에게 바쳐졌던 고기는 귀신 씐 고기라 해서 절대 먹어서는 안 된다고 하였다.
대범한 교우들이 내세운 지식은 세상에 우상이란 없고 오직 하느님 한 분밖에 계시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우리 모두 지식이 있다’는 것을 우리도 압니다.”(8, 1) “우리는 ‘세상에 우상이란 없다’는 것과 ‘하느님은 한 분밖에 계시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8, 4)
대범한 교우들은 이러한 지식을 자랑하면서 우상 제물을 아무 거리낌 없이 먹었던 반면에 소심한 교우들은 유다교 시절의 전통과 관습에 젖어서 우상에게 바쳐졌던 고기를 먹는 것으로 인해 양심의 가책을 느끼고 괴로워했던 것이다.
그래서 소심한 교우들인 유다계 그리스도인들은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이 우상에게 바쳐졌던 고기를 먹음으로써 그들의 양심이 더렵혀진다고 비난했다(8, 7). 이런 갈등에 대해 바오로는 원칙적으로 대범한 교우들의 지식과 그들의 확신을 존중했지만, “음식이 우리를 하느님께 가까이 데려다 주지 않습니다”(8, 8)라는 말씀으로 지식과 확신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음을 지적하였다.
즉, 대범한 교우들이 자신들의 지식과 확신대로 처신해서는 안 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교우들 가운데 제사 지낸 고기는 귀신 씐 고기라고 생각해서 먹기를 꺼리는 소심한 이들이 있을 경우에 그 교우들을 배려해서 대범한 교우들은 그런 고기를 먹지 말라는 것이다.
바오로는 만일 대범한 교우들이 그런 고기를 먹게 되면 소심한 교우들은 양심이 허락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함께 먹게 되고, 이는 곧 형제들에게 죄를 짓고 그들의 양심에 상처를 입히는 것이고 결국 그리스도께 죄를 짓는 행위라고 하였다(8, 9~12).
음식 때문에 형제들에게 죄를 짓게 된다면 차라리 그 음식을 먹지 말라는 것이다(8, 13). 지식과 자기 양심의 확신보다는 소심한 교우들에 대한 배려가 훨씬 중요한 가치라는 말씀이다.
2) 교우들이 이교 신전에서 음식을 먹어도 되는가?(10, 1~22)
코린토 교회의 대범한 교우들은 세상에 우상이란 없고 오직 하느님 한 분밖에 계시지 않는다고 하면서 이교도 신자 제사에 참여하여 음식을 먹었다(8, 10). 특히 열광주의자들은 신전에서 음식을 먹거나 육체적인 불륜을 저질러도 구원에는 아무 상관이 없다는 방종주의에 빠졌던 것이다.
이에 바오로는 그들의 행동이 우상숭배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고했다. 바오로는 과거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 탈출 후 광야에서 저질렀던 비행을 소개하면서 교우들더러 우상숭배의 위험성을 이스라엘 역사에서 배우라고 하였다.
[가톨릭신문, 2008년 7월 20일, 유충희 신부(원주교구 백운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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