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신약] 바오로 서간 해설55: 부르심 받은 종은 이미 자유인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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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0-07-24 | 조회수2,976 | 추천수1 | |
[유충희 신부의 '바오로 서간' 해설] (55) "부르심 받은 종은 이미 자유인입니다"
오네시모스는 바오로와 에파프라스의 옥바라지를 하면서 바오로의 말씀을 듣고 교우가 되었다.
바오로는 오네시모스를 자기 곁에 두고 싶었지만 법대로 그 주인인 필레몬에게 돌려보내기로 했다. 당시 세계에서 노예가 도망치는 일이 자주 있었는데 로마법에 의하면 다른 사람의 노예를 데리고 있는 사람은 본래의 주인에게 그를 돌려보내야 하고, 주인은 도망친 노예를 처벌할 수 있었다.
바오로가 오네시모스를 주인인 필레몬에게 돌려보내면서 써 보낸 편지가 필레몬서이다.
바오로는 편지에서 필레몬에게 오네시모스를 벌주지 말라고 부탁하는 한편 될 수 있는 대로 오네시모스를 바오로 자신에게 되돌려 보내 달라고 당부한다(10-15절). 바오로는 오네시모스에게 엄한 벌을 주지 말고 용서해 줄 것을 청하면서 만일 오네시모스가 입힌 재정적 손해가 있으면 자신이 변상하겠다는 뜻도 밝힌다(18절). 바오로는 필레몬에게 노예인 오네시모스를 사랑하는 형제로 받아주되, 바오로 자신을 맞아들이듯이 맞아들여 주기를 청한다(16-17절). 바오로는 오네시모스를 일컬어 “옥중에서 얻은 내 아들”이라 한다(10절). 오네시모스가 전에는 필레몬에게 쓸모없는 사람이었지만, 그리스도인이 된 후에는 필레몬과 바오로 자신에게도 쓸모 있는 사람이 되었다고 한다(11절). 오네시모스라는 이름은 “쓸모 있는 사람”이란 뜻이다.
필레몬은 콜로새 교회의 책임자와 바오로의 협력자로 바오로에게서 복음을 전해 듣고 그리스도인이 된 듯하다(19절).
당시 교우들은 필레몬의 집에 모여 성만찬을 거행했다. 초창기 그리스도인들이 성만찬을 거행하기 위해서 모였던 장소는 교우들의 가정집이었다. 313년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신앙의 자유를 주기 전까지는 건물로서의 성전이 없었다. 그리스도인들이 신앙의 자유를 얻지 못한 까닭에 성전을 지을 형편이 못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교회는 본디 건물이 아니라 가정에서 모인 신앙공동체였다 하겠다. 신약시대의 그리스도인들이 가정집에서 모임을 가졌다는 전거가 신약성경 곳곳에 나타나 있다.
* 사도 2, 46-47 : “그들은 날마다 한마음으로 성전에 열심히 모이고 이 집 저 집에서 빵을 떼어 나누었으며, 즐겁고 순박한 마음으로 음식을 함께 먹고 하느님을 찬미하며 온 백성에게서 호감을 얻었다. 주님께서는 날마다 그들의 모임에 구원받을 이들을 보태어 주셨다.”
* 1코린 16, 19 : “아시아의 교회들이 여러분에게 인사합니다. 아퀼라와 프리스카가 자기들 집에 모이는 교회와 함께 주님 안에서 여러분에게 특별히 인사합니다.”
* 필레 2 : “그리고 아피아 자매와 우리의 전우 아르키포스, 또 그대의 집에 모이는 교회에 인사합니다.” * 로마 16, 5 : “그들의 집에 모이는 교회에도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
* 콜로 4, 15 : “라오디케이아에 있는 형제들에게, 또 님파와 그의 집에 모이는 교회에 안부를 전해 주십시오.”
필레 2절의 수신인 명단에 나오는 아피아 자매는 필레몬의 아내이고 아르키포스는 그의 아들이었을 것이다. 아르키포스는 콜로새와 라오디케이아와 히에라폴리스에서 복음을 전하다가 바오로와 함께 감옥에 갇힌 에파프라스의 뒤를 이어 복음을 전한 사람인 듯하다(콜로 4, 17).
그리스도의 복음과 노예제도가 공존했음을 보여주는 문헌은 바오로의 서간들이다. 바오로는 코린토1서 7장 20-24절에서 노예에서 그리스도인이 된 이들에게 노예상태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라고 한다.
“저마다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상태대로 지내십시오. 그대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종이었습니까? 그것에 마음을 쓰지 마십시오. 자유인이 될 수 있다 하여도 오히려 지금의 상태를 잘 이용하십시오. 주님 안에서 부르심을 받은 종은 이미 주님 안에서 해방된 자유인입니다. 마찬가지로 부르심을 받은 자유인은 그리스도의 종입니다. 하느님께서 값을 치르고 여러분을 속량해 주셨습니다. 사람의 종이 되지 마십시오. 형제 여러분, 저마다 부르심을 받았을 때의 상태대로 하느님과 함께 지내십시오.”
[가톨릭신문, 2009년 3월 22일, 유충희 신부(원주교구 백운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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