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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의 길동무 라파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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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토비아는 아버지 토비트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아버지, 아버지께서 일러주신 모든 일을 다 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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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지만 가바엘이 저를 모르고 저도 그를 모르는데 어떻게 그에게서 돈을 받을 수가 있겠습니까? 제가 그에게서 그 돈을 받으려면 내가 누구라는 것을 알리고 저를 믿게 하여야 할 터인데 무슨 증거를 그에게 보여주어야 하겠습니까? 저는 메대로 가는 길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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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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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트는 자기 아들 토비아에게 이렇게 일러주었다. "전에 가바엘과 나는 증서를 만들어서 각각 서명을 한 후 그것을 두 조각으로 찢어서 하나는 내가 간직하고 다른 하나는 돈과 함께 그에게 맡겨두었다. 내가 그 돈을 맡겨둔 지가 이십 년이나 되었다. 얘야, 네가 믿을 만한 사람을 하나 구해 가지고 가바엘에게 함께 가서 돈을 받아 오도록 하여라. 함께 갔던 사람에게는 네가 돌아온 후에 보수를 주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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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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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는 밖으로 나가서 메대로 가는 길을 잘 알 뿐만 아니라 자기와 함께 가줄 사람을 찾아보았다. 그러던 중 그는 천사 라파엘을 만났는데 자기 앞에 서 있는 그가 하느님의 천사인 줄은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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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가 라파엘에게, "당신은 어디서 오셨습니까?" 하고 묻자 "나는 당신의 동족 이스라엘 사람으로서 여기 일자리를 찾아서 왔습니다." 하고 라파엘이 대답하였다. 토비아가 다시 "당신은 메대로 가는 길을 잘 아십니까?" 하고 묻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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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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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은 이렇게 대답하였다. "알고말고요. 거기 여러 번 가보았습니다. 그리로 가는 길이라면 안 가본 길이 없어서 모두 다 잘 알고 있습니다. 그 곳 라게스에 사는 우리 동족 가바엘의 집에서 묵곤 했지요. 라게스는 산골 동네이기 때문에 엑바타나에서 라게스까지 가려면 꼬박 이틀이 걸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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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는 라파엘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좀 기다려주십시오. 집으로 들어가 아버지께 여쭙고 나오겠습니다. 당신은 나와 함께 꼭 가주셔야 하겠습니다. 거기에 대한 보수는 물론 드리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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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에 천사가 "예, 기다리지요. 지체하지만 마십시오." 하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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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아는 집으로 들어가서 아버지 토비트에게 보고하였다. "우리 이스라엘 동족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러자 토비트가 "얘야, 그 사람을 불러오너라. 그 사람이 어느 집안과 어떤 지파에 속하는지 들어보고 네가 믿고 데리고 갈 만한 사람인지 알아봐야겠다." 하고 말하였다. 토비아는 밖으로 나가서 라파엘을 부르며 "여보시오, 제 아버지께서 당신을 부르십니다." 하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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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이 그 집에 들어가자 토비트가 먼저 인사하였다. "기쁨이 충만하시기를 빕니다." 하고 라파엘이 답례를 하자 토비트가 이렇게 말하였다. "내가 이제 무엇을 가지고 기뻐하겠습니까? 나는 눈이 먼 사람으로서 하늘의 빛을 보지 못하고 빛을 보지 못하는 죽은 자처럼 암흑 속에 잠겨 있습니다. 나는 살아 있으나 죽은 사람이나 다름없습니다. 사람의 말소리는 들어도 그들의 얼굴은 보지 못합니다." 그러자 라파엘이 "기운을 내십시오. 멀지 않아 하느님께서 당신을 고쳐주실 것입니다. 어서 기운을 내십시오." 하고 격려하였다. 토비트는 "내 아들 토비아가 메대로 가려고 하는데 당신이 함께 가며 그의 길을 인도해 줄 수 있겠습니까? 보수는 드리겠습니다." 하고 청하였다. 라파엘이 대답하였다. "예, 함께 갈 수 있습니다. 나는 모든 길을 잘 알고 있습니다. 메대에는 여러 번 가보았고 그 곳 들과 산을 두루 다녀보았기 때문에 어느 길이고 모르는 길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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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어느 지파, 어느 가문에 속합니까? 나에게 말해 주시오." 하고 토비트가 청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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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은 "내 출신 지파는 알아서 무엇하시겠습니까?" 하고 대답하였다. 토비트가 다시 "당신이 정말 누구인지, 이름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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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당신의 동족인 위대한 아나니아의 아들 아자리아입니다." 하고 라파엘이 대답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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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을 듣고 토비트가 말하였다. "참 잘 오셨습니다. 하느님의 축복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내가 당신의 가문에 대해서 캐물은 것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알고 보니 당신은 나의 동족일 뿐 아니라 훌륭하고 좋은 집안에서 태어나셨군요. 나는 스마야의 두 아들 아나니아와 나단을 전부터 알고 있습니다. 그들은 나와 함께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같이 예배를 드리곤 했지요. 그들은 한번도 탈선한 일이 없는 좋은 사람들입니다. 당신은 정말 훌륭한 집안에서 태어났군요. 이렇게 오셔서 반갑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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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트는 계속하여 말하였다. "나는 당신에게 하루 한 드라크마를 보수로 드리겠습니다. 그리고 내 아들에게 주는 여비와 같은 액수의 여비를 드리겠습니다. 내 아들을 데리고 갔다 오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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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정한 보수 외에도 좀더 생각해 드리겠습니다." 라파엘이 대답하였다. "내가 그를 데리고 함께 갔다 오겠습니다. 그 여행길은 안전하니 염려하지 마십시오. 잘 갔다가 무사히 돌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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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트는 "여행 중에 하느님의 축복이 있기를 바랍니다." 하고 라파엘에게 말한 다음, 자기 아들을 불러서 "얘야, 길 떠날 채비를 하고 네 동족인 이분과 함께 떠나거라. 하늘에 계신 하느님께서 여행길에 너희를 보호해 주시고 무사히 돌아오게 해주시기를 빈다. 하느님의 천사가 너와 동행하며 지켜주시기를 빈다." 하고 말하였다. 토비아는 길을 떠나면서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입을 맞추었다. 토비트가 토비아에게 "몸 성히 갔다 오너라." 하고 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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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토비아의 어머니는 울음을 터뜨리며, "어쩌자고 내 아이를 보냅니까? 그 애는 늘 우리와 함께 있으면서 우리의 지팡이 구실을 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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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은 더 해서 무엇해요? 그 돈 때문에 우리 아이를 희생시킬 수야 없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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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것만큼만 가지고 살면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하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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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비트는 자기 아내에게 이렇게 대답하였다. "조금도 염려하지 말아요. 우리 아이는 잘 갔다가 무사히 돌아올 테니까. 그 애가 당신 곁으로 무사히 돌아오는 날을 당신 눈으로 직접 보게 될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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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여보, 염려하지 말아요. 이 두 사람 때문에 걱정할 것은 조금도 없소. 선한 천사가 토비아와 동행할 테니, 이 애는 여행을 잘 끝마치고 무사히 돌아올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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