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미사의 명칭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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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4-10-29 | 조회수4,662 | 추천수0 | |
[미사 얼마나 아십니까] 미사의 명칭
미사는 그 내용이 풍부해서 한 마디로 그 명칭을 표현하기가 어렵다. 그래서 각 시대마다 중점을 두는 부분에 따라 미사에 대해 여러 가지 명칭이 부여되어 왔다.
먼저 사도시대에는 '빵나눔'이라는 용어가 미사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빵나눔'이란 말은 유다인들이 식사할 때 빵을 나누는 동작을 표현한 것으로 유다 파스카 예식을 시작하는 첫 번째 동작이었지만, 사도 시대에는 그리스도교 예식 거행을 가리키는 용어가 되었다(루가 24,35; 사도 2,24-26; 사도 20,11; 사도 27,35; 1고린 10,16; 1고린 11,23-26).
다음으로 '주님의 만찬'이란 명칭도 사용되었는데, 바오로 사도에 의하면 이 명칭은 성찬례(미사)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규범이며 출발점이 되고 있다(1고린 11,20). '주님의 만찬'은 최후만찬 때와 같이 주님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면서 주님을 기념하는 식사였을 것이다.
이 명칭은 미사의 식사적 특성을 잘 드러내기 때문에 종교개혁 이래 개신교에서 즐겨 사용하고 있다. 이처럼 사도시대 때의 미사의 명칭인 '빵의 나눔', '주님의 만찬'은 한결같이 미사의 식사적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
2-3세기에는 교부들에 의해 그 시대의 성체성사 신학을 반영하는 용어들이 명칭으로 사용되었다. '감사'라는 의미의 희랍어 '에우카리스띠아'(Eucharistia)와 '찬미기도'의 의미를 가진 '에울로기아'(Eulogia)가 미사의 명칭으로 쓰였는데 모두 외적행동과 내적기도의 합치를 강조하는 것이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구약시대부터 '감사한다'와 '찬미한다'를 같은 뜻으로 썼다. 감사와 찬미는 서로 보충하는 공통된 생각으로서 미사의 의미를 잘 드러내 주는 용어이다.
4세기에는 제사적인 측면을 나타내는 '제사', '봉헌', '제물' 등의 명칭이 많이 사용됐고 교부들의 문헌과 동서방 전례에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문맥에 따라 성찬, 성찬음식, 봉헌행위 등 여러 가지 의미로 쓰였다.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에서는 미사의 제사성을 부인했기 때문에 일체의 제사적 명칭을 배격했으나, 가톨릭에서는 계속 제사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5세기에 와서는 오늘날 우리가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미사'(Missa)라는 용어가 로마 관습으로부터 들어오게 되었다. '미사'(Missa)라는 뜻은 라틴어로 '파견', '보냄'이란 뜻인데, 로마에서는 이 용어를 황제 공식 알현이나 원로원 회의, 군대 행사 등의 집회를 마감하며 선언하는 공식 파견사의 용어로 사용하였다.
교회에서도 전례 모임에 이 용어를, 즉 예비신자 파견, 교회에서 거행된 모든 예식의 폐회식이나 폐회선언, 성무일도의 마침기도와 저녁기도의 끝부분, 강복으로 끝나는 모든 예식, 성찬 등에서 다양한 용도와 의미로 사용하였다. 그러던 것이 5세기 중엽 이후부터 축복으로 끝나는 예식 중 대표적 예식인 미사에서 고유적으로 쓰이기 시작하여 미사의 고유명칭이 되었다.
'미사'라는 명칭은 어원이나 말의 뜻으로 보아 성찬의 의미를 드러내기에는 부족한 것이 사실이나 오랫동안 성찬의 대표적인 명칭으로 사용되었기 때문에 이제는 그 고유 명칭이 됐다. 미사에 대한 여러 가지 명칭들은 모두 미사의 중요한 요소 중 무엇인가를 내포하고 있다. 따라서 미사의 명칭을 모두 모아보면 자연히 미사가 지닌 풍부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가톨릭신문, 2004년 1월 4일, 정의철 신부(가톨릭대학교 신학대학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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