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축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9월 8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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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8-01-10 | 조회수2,717 | 추천수0 | |
[이 달의 전례]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 (9월 8일)
전례적 개관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은 가장 오래된 마리아 축일들 가운데 하나이다. 초대교회 때부터 중세에 이르기까지 로마교회에는 네 가지 커다란 마리아 축일이 있었는데, ‘주님 탄생 예고(성모 영보)’, ‘주님 봉헌(성모 취결례)’, ‘성모 승천’, ‘마리아 탄생 축일’이 그러하다. 그 중 앞의 두 가지는 제 2차 바티칸 공의회 후 전례적 개정 때 원래의 의미대로 주님 축일 그룹으로 환원된 것이고, 성모 승천과 성모 탄생을 성모님 축일로 오랫동안 지내왔다.
마리아 탄신 축일의 기원은 대략 5세기경 9월 8일에 있었던 베짜타 못 가까이에 있는 예루살렘의 한 마리아 성당의 축성일에 두고 있는데(요한 5,2 참조), 이 못 가까이에 마리아의 탄생 생가가 자리 잡고 있었다고 한다. 후에 안나 성당은 이 전승을 이어받았다.
500년경 콘스탄티노플에서 활동하였던 그리스인 부제 로마노스의 찬미가를 보면 이 마리아 탄생 축일은 그 당시에 이미 백성들 사이에 깊이 뿌리를 내렸던 것으로 여겨진다.
로마 교회에서는 7세기경에 이 축일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날 교황 세르지오 1세(687-701)가 하드리아노 성당에서 마리아 대성당까지 행렬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있다. 주님의 탄생 축일과 세례자 요한의 탄생 축일 외에 성모 탄생 축일은 로마 교회의 축일표에 나오는 세 번째 탄생 축일이다.
축일의 의미
마리아 탄생 축일은 초대교회에서부터 세례자 요한의 탄생 축일과 같은 의미를 지닌다. 세례자 요한이 예수님의 앞길을 미리 준비하였듯이, 마리아도 예수님의 인성을 준비하기 위한 하느님의 도구였다. 따라서 마리아 탄생 축일은 구세주를 맞이할 준비를 위한 축일이며 인류에게 기쁨이 되는 축일이다.
이 축일은 마리아의 탄생에 대한 기쁨을 표현하였던 전통과 구세주를 준비하기 위한 도구이신 마리아의 역할을 강조한다. 예수님께서 원죄 없이 탄생하신 분이시므로 마리아도 원죄 없이 탄생하셨다는 교리가 발전하였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이 교리는 비오 9세 교황에 의해 마리아도 탄생뿐 아니라 잉태되실 때에도 원죄가 없으셨다는 신앙으로 발전한다. 그래서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신 축일(9월 8일)’에 비추어 아홉 달 전에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12월 8일)’을 교회가 기념하는 것이다. 이처럼 마리아 탄생 축일에서 잉태 축일이 생겨나기도 하였다.
축일 미사전례는 구세사 안에서, 특히 그리스도와 관련지어 마리아의 역할을 잘 드러내주고 있다. 마리아의 탄신으로 우리의 구원이 시작되었고(본기도), 마리아는 한결같이 순결한 모성을 지니신 분이시다.(예물기도) 그래서 마리아는 우리 구원에 희망의 빛이 되신다.(영성체 후 기도) 말씀의 전례는 미가 예언자를 통해 작은 도시 베들레헴에서 하느님의 구원이 어떻게 시작되는지를 들려주며(제1독서), 예수님의 족보와 예수님의 탄생사화(마태복음)에서 마리아의 구세사적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마리아에 대한 교회의 전통적인 가르침
신약성서는 주님과 세례자 요한의 탄생 외에 마리아의 탄생에 대한 어떤 자료도 알려주지 않는다. 부모의 이름조차도 언급하고 있지 않다. 2세기경에 나온 ‘야고버 복음서’라는 묵시문학적 작품에서만이 마리아의 부모를 요아킴과 안나라고 일컬으며 마리아의 유년기에서 많은 전설과 같은 이야기를 전해주는데, 우화적인 내용들이 대부분이다.
복음서의 예수 잉태의 장면에서 마리아는 나자렛의 처녀로 처음 등장한다. 복음서들은 그리스도 사건과 우리 구원에 중요한 사건에서만 마리아에 대해서 보고한다. 마리아의 생애에서 뿌리가 되는 사건은 예수님의 잉태를 알리는 천사의 발현 고지(告知)이다. 하느님은 영원한 당신 계획 안에서 마리아를 성자의 어머니로 간택하셨다. ‘주님의 여종’인 마리아는 자신의 자유로운 수락의 말로 이 간택을 받아들였으며 인류구원에 결정적으로 기여하였다. 이런 의미에서 리옹의 주교 이레네오(+202년경)는 “마리아는 자신과 전 인류를 위한 순종 안에 구원의 근거가 되셨으며 에와의 불순종의 매듭을 풀으셨다.”(반이단론 Ⅲ. 22, 4)고 기술한다.
유일한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고유한 중재자성을 경감시키지 않으면서도 마리아는 구세주 탄생에 대한 수락의 말로써 구세사에서 결정적으로 협력하셨다. 당신 아들 예수님과 함께 가는 길은 결코 승리의 길이 아니었으며 오히려 신앙 안에서의 희생과 고통의 길이었다. 마리아는 이 시험을 이겨냈으며 십자가에 매달린 아들이 제자 요한과 모든 이에게 그녀를 어머니로 주셨을 때, 그것은 당신 아들의 구원 사업에 있어 그녀의 구원 협력에 대한 최고의 인정이자 보증이었다.
아들 예수에 대한 마리아의 육신의 모성은 동시에 교회를 위하여 영적인 모성으로 확대되었다. 그 영적 모성은 성령의 강림을 위해 모인 제자들 가운데서 마리아가 기도할 때 이미 드러났다.(비교:사도 1, 14) 전에 어머니로서 그리고 봉사하는 여종으로서 육신의 아들을 위해 몸 바치셨던 것과 마찬가지로 그녀의 염려와 간구는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에 계속된다. 이에 제2차 바티칸 공의회는 가장 중요한 문헌 가운데 하나인 교회헌장에서 아래와 같이 선언한다.
“당신 모성애로 아직도 나그넷길을 걸으며 위험과 고통을 겪고 있는 당신 아드님의 형제들을 돌보시며 행복한 고향으로 이끌어 주신다. 그 때문에 복되신 동정녀께서는 교회 안에서 변호자, 원조자, 협조자, 중재자라는 칭호로 불리신다. 그러나 이것은 유일한 중재자이신 그리스도의 존엄과 능력에서 아무것도 빼지 않고 아무 것도 보태지 않는다고 이해되어야 한다.”(교회헌장 8장 62항)
교회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마리아를 본다. 마리아는 온전히 구원된 첫 사람으로 미사의 영성체 후 기도에서와 또 다른 수많은 증거에서 표현하듯이 구원의 아침 햇살과 온 세상을 위한 희망의 표지가 되었다. 동시에 교회는 그녀 안에서 그리스도교적 삶의 예표와 모범을 본다. “그러므로 신자들은 눈을 들어 뽑힌 이들의 온 공동체에 덕행의 모범으로 빛나고 계시는 마리아를 바라본다.”(교회헌장 8장 65항)
실제로 마리아는 하느님 말씀에 대한 조건 없는 믿음과 하느님께 순종하는 가운데 그리고 하느님의 말씀을 간직하고 그 신비를 묵상하는 데서, 또한 친척 엘리사벳을 방문하고 가나의 혼인 잔치에서 보여 준 적극적인 이웃 사랑 안에서 모든 이에게 모범이 된다.
또한 마리아는 어둠의 시간과 당신 아들의 수난에서 하느님의 인도하심에 대한 전적인 신뢰로 고통에서 흔들리지 않고 견디어냄으로써 믿는 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주셨다. 그러므로 우리는 교회가 모든 세기를 통하여 천상의 어머니께 감사와 사랑을 드리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이에 교회는 많은 마리아 축일과 기념일들, 그 가운데서 특히 5월 성모 성월과 10월 묵주기도 성월 그리고 수많은 기도들과 노래들, 찬미가들 안에서 그리고 예술적 음악 작품과 회화 및 조각품 안에서 천상 어머니께 드리는 감사와 공경을 바쳐왔다. 이러한 마리아 공경은 그리스도로부터 멀어지게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그에게 더 가까이 가도록 우리를 인도한다.
누가 마리아 가까이 있다면 그리스도께도 가까이 있는 것이다. 역으로도 마찬가지이다. 누가 그리스도께 가까이 있다면 그는 그분의 어머니도 사랑하고 공경한다.
“신앙 안에서 우리의 자매로서 그녀는 우리 모두가 가야 하는 신앙의 길에 좋은 동반자가 될 것이다. 우리 모두가 조금이라도 그녀의 모범에 따라 살아간다면 우리의 공동체, 즉 우리의 교회는 확실히 사랑받을 것이다.” - B.벨테
[월간 빛, 2005년 9월호, 최창덕 F. 하비에르 신부(월성성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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