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개회식과 십자 성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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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9-07-02 | 조회수2,266 | 추천수0 | |
[전례 해설] 개회식과 십자 성호
미사 시작 10분 또는 20분 전에 성당에 들어와 기도하는 선자들이 많이 있다. 그들의 기도는 뒤에 들어오는 교우들에게 매우 경건하고 거룩한 분위기를 느끼게 한다. 그들은 미사에 앞서 하느님과 죄 많은 신자 사이에 화해를 붙이는 중재자들인 셈이다. 시간 여유가 있는 신자들이 미사 전에 일찍 성당에 와서 기도로써 자신은 물론 교우들과 사제를 위하여 중재의 기도를 한다면 얼마나 고귀하고 은혜롭고 유익하겠는가.
미사 전 준비
신자들은 정해진 시간에 미사에 참여하면 되지만 미사 봉헌을 위한 도구와 자료의 준비는 제의실 책임자가 한다. 서양에서는 제의실도 평신도가 관리하고 있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주로 수녀들이 책임지고 있다.
교우들이 참석하는 미사는 되도록 성가를 부르며 복사들과 함께 봉헌한다. 사제 외에 독서 책임자, 성가 책임자, 최소한 한 명의 복사가 있어야 한다.
제단은 적어도 한 장의 흰 보로 씌워야 한다. 제단 위나 옆에 두 개의 촛불을, 또는 네 개나 여섯 개의 촛불을 켜놓는다. 교구장 주교가 미사를 집전할 경우에는 일곱 개의 촛불을 켜놓는다. 또한 중앙에 십자가를 놓는다. 입당 행렬 때 십자가와 촛대 그리고 복음서를 가지고 들어와도 된다.
사제석 옆에 미사 경본과 성가책을 준비해 둔다. 독서대에는 독서책을 펴놓고 주수상에는 성작, 성체포, 성작 수건, 성반과 성합을 준비해 놓으며, 사제와 복사들과 교우들의 영성체에 필요한 제병을 준비해 둔다. 주수병에는 포도주와 물을 준비해 두고 제물은 교우 대표가 제헌 때 제단으로 들고 갈 수 있다. 성작은 보로 덮어놓는데 항상 흰색을 사용한다.
제의실에는 사제와 복사들의 의복을 준비한다. 즉 사제와 부제를 위하여 장백의, 영대, 제의, 부제복을, 복사들을 위해서는 장백의나 중백의를 준비한다.
개회식과 입당식
“지금으로부터 OO 회의를 시작하겠습니다.”라고 일반 회합의 사회자는 개회식을 선언하고 회의를 진행한다. 그런데 성당에서는 해설자가 “친애하는 형제 자매 여러분, 지난 한 주간 동안 모두 안녕하셨습니까? 오늘은 OO 주일입니다. 입당 성가는 OO번입니다.”고 안내한다.
미사의 중심 부분은 말씀의 전례와 성찬의 전례이다. 말씀의 전례는 독서와 복음과 강론 즉 하느님 말씀이 중심이다. 개회식은 이 하느님 말씀을 듣고 한자리에 모인 교우들이 정신적인 일치를 이루며 성찬의 전례까지 합당하게 거행할 수 있도록 준비시키는 것이다. 말씀의 전례 전에 시작되는 입당송, 인사, 참회, 대영광송, 본기도 등은 미사 시작의 성격을 지니고 안내와 준비의 역할을 한다.
교우들이 모인 다음, 사제와 복사들은 제의를 입고 다음 순서대로 입당한다. (1) 향을 사용할 때엔 향로를 든 복사가 맨 앞에 선다. (2) 십자가를 든 복사와 양 옆에 촛불을 든 복사들이 따른다. (3) 독서 책임자가 복음책을 들고 그 뒤를 따른다. (4) 그 뒤에 사제가 간다.
이렇게 제단으로 행렬이 들어을 때에 입당송을 노래한다. 제단에 도착하면 깊은 절로 경의를 표하고 십자가와 촛불을 제단 위에 놓는다. 사제는 제단 앞으로 올라가 목례를 하고 제단을 한 바퀴 돌며 향을 드린다.
삼위(三位)의 이름
야곱은 빼앗는 자, 나발은 미련한 자, 이사야는 ‘야훼께서 구해 주시기를’이라는 뜻이다. 즈가리야(하느님이 기억한다는 뜻), 엘리사벳(하느님이 맹세함), 마리아(사랑받는 자) 등은 각각 자기에게 부과된 역할에 적합한 이름이다. 한편 개명(改名)한다는 것은 인격을 바꾼다는 뜻이다. 하느님께서 아브라함, 사라, 야곱의 이름을 바꾸어 주셨다. 예수께서 시몬에게 베드로라는 이름을 주셨을 때 새로운 사명도 부여하였고 또한 그를 새 사람으로 만들어 주셨다.
‘야훼’(있는 자, 自存有, 有自體)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불렀던 유일한 이름이다. 야훼의 이름을 부르는 것은 하느님께 드리는 예배요 기도이다. 그렇다고 함부로 불러서는 안된다. 제자들은 예수의 이름으로 병자를 낫게 하고 마귀를 쫓아내며 기적을 행하였다. 이와 같이 예수의 이름은 ‘구원하시는 자’로 나타나며 병자를 고쳐 줄뿐 아니라 그를 믿는 자들에게 영원한 구원을 준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자들 가운데서 부활케 하셨음을 믿고 주님으로 고백하며 주님의 이름을 부르는 것이다. 또한 예수님 자신이 제자들에게 복음 선포의 사명을 주시면서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그들에게 세례를 베풀라.”(마태 28,19)고 세 위격을 분명히 표현하셨고, 사죄권을 선포하시면서 “성령을 받아라.”(요한 20,23)고 축복하셨다.
십자 성호는 축복의 표시
성호경을 하지 않는 신자들이 많다. 특히 외식할 적에 손을 움직이지 않는다. 성호경은 신자의 표시이고 식사와 기도와 모든 일의 전후에 바치는 기도문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실상 신자들이 알고 있는 성호경의 뜻은 두 가지뿐이다. 즉 십자가와 삼위 일체께 대한 믿음이다.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의 죽음으로 세상을 구원하셨다. 그래서 십자가는 구원의 상징이 되었다. 그리고 알아듣기 어려운 교리인 성부, 성자, 성신 삼위가 한 몸임을 고백하면서 성호를 긋는다.
그렇지만 또 한 가지 분명히 알아둘 것은 십자 성호가 축복의 표시라는 사실이다. 성호는 2세기경부터 시작되었는데 우선 자신의 축복과 다른 사람에게 그리고 물건에 강복하였으며 악령을 몰아내는 뜻으로 십자 표시를 하였다. 물론 당시의 성호는 이마에 엄지손가락으로 작은 십자표를 하였기에 ‘작은 십자 성호’라고 한다. 4세기 이후에는 이마, 입술, 가슴에 그었는데 지금도 미사 복음 봉독 전에 이 작은 성호를 한다.
큰 십자 성호는 오른손으로 이마와 가슴, 왼쪽 어깨와 바른쪽 어깨 순으로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라고 기도하며 십자표시를 하고 이어서 두 손을 합장하며 ‘이름으로. 아멘.’ 하고 마친다. 이 큰 성호는 5세기에 시작되었고 12세기경 전례에 도입되었다.
십자 성호는 개인 기도 전후만이 아니라 유혹을 당하거나 위험에 처할 때 자주 사용하였다. 성당 입구에 성수대가 놓여 있다. 이 성수를 손에 묻혀 성호경을 그으며 자신의 몸과 마음이 깨끗해지기를 기도한다. “주여 이 성수로써 내 죄를 씻어 주시고 마귀를 쫓아 내시며 악한 생각을 없이 하소서.”
어느 십자 성호이든 단지 습관적인 동작이나 신자의 표시라기보다는 자신의 온몸을 축복한다는 자세로 십자가를 그어야 한다.
미사 중의 십자 성호
“입당 노래가 끝나면 모든 이가 서서 성호를 긋는다. 사제가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 하면 교우들은 ‘아멘’으로 대답한다”(미사 경본의 총지침, 86항).
12세기경에는 사제가 제대 위로 올라가가 전에 층계 밑에서 준비 기도를 하였는데 성호경을 비롯하여 일정한 양식이 없었다. 그 후 1570년 교황 비오 5세의 미사 경본 지침에 따라 공식적으로 이 응송을 시작할 때 모두 일어나서 십자 성호를 긋게 되었다.
옛부터 십자 표시는 성세 예식에서 사용되었다. 머리 위에 십자형으로 물을 부으면서 “성부와 성자와 성신의 이름으로”라고 기도하였다. 그리고 모든 구원은 십자가에서 온다고 가르쳤다. 요한 복음(19장 34절)에 “거기에서 피와 물이 흘러 나왔다.”고 표현한 것처럼 십자가에서 운명하신 주님의 옆구리에서 교회의 모든 성사가 유래한다.
특히 성찬의 전례에서는 우리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 희생 제물이 되신 그리스도의 흠숭이 중심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신앙의 신비여’를 노래 할 때 “주께서 오실 때까지 우리는 주의 죽으심을 전하며 주의 부활하심을 굳세게 믿나이다.”라고 외치는 것이다.
[경향잡지, 1991년 5월호, 안문기 프란치스꼬(천안 봉명동본당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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