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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전례 예식의 갈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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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02 조회수2,042 추천수0

[전례 상식] 전례 예식의 갈래

 

 

전례(Liturgia)는 교회의 시간 안에 구원의 역사를 계속하는 것, 교회의 시간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시간을 계속하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구원의 현재화이다. 이것을 우리는 다시 다음과 같이 말할 수 있다. “전례는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룩하신 구원을 오늘에 재실행하는 예식이다.”

 

그러나 그 예식은 문화권에 따라 여러 가지로 전승되었다. 라틴 예식에 속하는 것만 보더라도 로마 예식을 비롯해서 라틴 아프리카 예식, 밀라노의 암브로시오 예식, 갈리아 예식, 켈틱 예식, 스페인 예식(혹은 모자라브 예식) 등을 들 수 있다. 이 밖에도 이탈리아 반도 내에 있었던 여러 다른 예식들을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 깜빠나 예식, 아뀔레이아 예식, 라벤나 예식, 베네벤또 예식, 보비오 예식. 이중에서 로마 예식과 암브로시오 예식을 제외한 다른 모든 예식들은 로마 예식으로 대체되었거나 겨우 명맥만 유지하고 있을 뿐이다. 스페인 예식은 11세기에 로마 예식으로 대체되었으나, 16세기에 히메네즈 데 치스네로스(Ximenez de Cisneros) 추기경에 의해 부활되어 똘레도의 주교좌 대성당의 한 경당과 몇몇 본당들에 오늘날까지 보존되고 있다. 트리엔트 공의회는 당시까지 전래되던 예식들 중 200년 이상의 전통을 지니지 않은 것들을 폐지하고 로마 예식으로 대체했지만,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때까지 지속되어온 예식들도 있다. 그 예로 우리는 브라가와 리옹 대교구 및 수도 공동체의 것으로 도미니꼬 수도원과 샤르트뢰즈 수도원의 예식을 들 수 있을 것이다. 동방의 예식은 훨씬 더 많은 갈래를 가지고 있다. 각 전승별로 분류하면 다음과 같다.

 

1. 알렉산드리아 전승 : 콥트 예식, 에티오피아 예식

2. 안티오키아 전승 : 말랑카르 예식, 마로니타 예식, 시리아 예식

3. 아르메니아 전승 : 아르메니아 예식

4. 칼데아 혹은 시리아 동부 전승 : 칼데아 예식, 말라바르 예식

5. 콘스탄티노폴리스 혹은 비잔틴 전승 : 알바니아 예식, 백러시아 예식, 불가리아 예식, 그리스 예식, 그리스-멜키타 예식, 이탈 알바니아 예식, 루마니아 예식, 러시아 예식, 루테니아 예식, 슬라브 예식, 슬로바키아 예식, 우크라이나 예식, 헝가리 예식

 

여러 전승들을 소개했지만, 그리스도교 시작의 첫 두 세기에 실행되던 그리스도교 예배의 형태나 그 수를 정확하게 알기는 어렵다. 그러기에는 더 충분한 문헌적인 증거들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3세기에는 로마 제국의 3개의 중심 도시인 로마와 알렉산드리아 그리고 안티오키아에서는 고유한 양식의 전례가 거행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4세기에는 이미 정치적 중심 도시를 따라 전례 예식도 지역적으로 고유한 특성을 지니고 구분되었다. 4세기에는 정치적 중심지가 콘스탄티노폴리스로 옮겨지면서, 서방에서의 로마 예식처럼 동방에서는 비잔틴 예식이 더 우월하게 되었다. 비잔틴 예식은 본래 안티오키아 전승에서 발전한 것이었지만, 후에는 안티오키아 예식의 교회들까지도 이 비잔틴 예식으로 대체되곤 했다.

 

우리는 가톨릭 신자들에게서 “우리 가톨릭 교회는 세계 어디 가든지 그 예식이 똑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이 말은 사실이 아니다. 교회가 “보편적이다”라는 말은 예식의 단일성내지 획일성을 말하지 않는다. 앞에서 보았듯이, 우리는 세계 안에 다양한 전례 거행의 양식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러한 여러 예식의 동방 교회들 중에는 그리스도의 신성만을 인정하는 단성론의 교회도 있고, 칼체돈 공의회의 신조를 따르는 정교회도 있다. 또 가톨릭 교회와 일치를 이루고 있는 여러 예식의 동방 교회도 있다. 그러므로 “동방 교회”라고 할 때에도 단순히 “동방 교회”라고만 하면 구체적으로 어느 교회를 가리키는지 확실히 알 수가 없다. 확실히 말하고자 한다면, 어느 예식의 동방 교회인지를 분명히 해야 할 것이다.

 

결론적으로, 우리는 전례(Liturgia)는 하나이지만 그것을 표현하는 양식으로서의 예식(Ritus)은, 민족과 문화가 다른 만큼 다양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경향잡지, 1993년 8월호, 김종수 요한(주교회의 사무차장 ·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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