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미사 이야기17: 예물준비 - 예수의 희생 담긴 빵과 포도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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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09-11-29 | 조회수2,469 | 추천수0 | |
조학균 신부의 미사 이야기 (17) 예물준비 : 예수의 희생 담긴 빵과 포도주
제물 없는 제사가 없듯이, 성찬례 준비 역시 그리스도 성체와 성혈이 될 빵과 포도주를 봉헌해 제대에 준비한다. 성찬례의 의미는 초기 교회에서는 감성적 예물의 제공(offer, offertor)이라는 본래 의미가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예식적 의미를 갖는 봉헌(oblation)으로 변하게 된다. 미사에서 제사 형식을 강조하기 위해서였다.
성직자 생활, 교회 운영에 쓰여
초기 교회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자신들의 정성과 마음을 표시하고자 예물 예식 때 빵이나 포도주를 비롯해 식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봉헌했다. 이렇게 봉헌된 물품들은 성직자 생활을 위해 그리고 공동체의 가난한 이들을 위해 나뉘어졌다. 그러다 11세기 이후 화폐 발달로 인해 봉헌하는 예물이 현금으로 바뀐 것이다. 오늘날 봉헌된 예물은 성직자 생활과 교회 운영, 건물 유지 그리고 자선에 사용되고 있다.
예물을 봉헌하는 행렬은 트렌토공의회 이후 교회 예절에서 사라졌다가 20세기 초 전례 부흥 운동이 일어나면서 교회 내에서 되살리려는 노력으로 이어졌고,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에 미사 전례에서 다시 자리를 잡게 됐다.
먼저 빵과 포도주를 회중의 대표가 사제에게 봉헌하기 위해 운반하고, 이어서 회중이 헌금을 하는 행렬을 이룬다. 회중의 대표가 빵과 포도주를 봉헌할 때 주례사제는 복사를 대동해 제단으로 오르는 마지막 계단에 서서 이들의 봉헌물을 받아 복사에게 전달하고 인사로 감사 표시를 전한다.
삶의 풍요로움 상징물로 봉헌
성찬례를 준비하는 데 봉헌되는 빵은 인류가 생활하는 데 가장 기본적인 양식이다. 그러나 성찬례 때 사용되는 빵은 누룩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어야 한다(참조, 로마 미사 전례서 총지침, 320항 : 성찬례 거행에 쓰일 빵은 순수하게 밀가루로 만든 신선한 것이어야 한다. 그리고 라틴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누룩 안 든 빵이어야 한다).
이스라엘 문화에서 볼 때 포도주는 삶의 자양분뿐만 아니라, 기쁨과 구원의 매개체로 생각을 하고 있기에 봉헌되는 예물은 특별한 선물을 드리는 것이 아니라 일상사에서 수고한 노력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가장 보편적인 것이고, 중요한 것을 드리는 것이다.
동양과 서양의 차이가 있지만 서양에서 빵은 가장 보편적이고 기본적이며, 필수적인 생활 양식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하느님 제단에 빵과 포도주를 봉헌하는 것은 인간의 삶을 유지하는데 가장 기본이 되고 필수적인 것을 하느님께 봉헌한다는 의미지만, 신학적으로 예물 봉헌은 신자들이 예물과 함께 자신들의 신앙을 봉헌한다는 의미로 해석돼야 한다.
결국 예물 봉헌은 가장 보편적이며 중요하고 그리고 삶의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것들을 통해 하느님께 감사를 드리는 것이다. 구약의 제사 규정 및 계약은 성찬례의 예물 봉헌을 통해 인간과 하느님이 맺는 새로운 계약이 된다. 하지만 빵과 포도주를 예물로 바치는 것만으로 성찬례의 본질적 의미가 충분해지는 것이 아니다. 성찬례의 본질적 의미는 빵과 포도주 안에 예수 그리스도의 완전한 희생의 의미가 내포돼야 충만해진다.
[평화신문, 2009년 11월 29일, 조학균 신부(예수회, 전례학 박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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