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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하루에도 여러 번 성체를 모실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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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0-04-02 조회수4,413 추천수0

[전례와 생활] 하루에도 여러 번 성체를 모실 수 있나요?

 

 

미사에 참여하는 사람은 성찬례의 선물인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는 것과 공동체가 같은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심으로써 지역 교회공동체와의 친교를 드러내는 것을 지향한다는 것에는 의문의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모든 미사에서 주님의 몸을 받아 모시는 것이 보다 뜻 깊은 일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교회는 여기에 제약을 가했습니다.

 

과거에는 신자들이 하루에 한번 이상 성체를 모시는 것을 원칙적으로 금지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영성체를 많이 하면 할수록 그 만큼 더 많은 은총을 받는다는 잘못된 믿음이 널리 퍼져 나갔기에, 교회는 그런 마술적인 잘못된 오해를 방지하여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리하여 20세기 초엽에 들어서기까지 하루에 한 번만 성체를 받아 모시는 것은 교회의 오랜 전통이었고 관습법이 되었습니다. 교회법전에도 규정되었습니다.

 

1967년 성사경신성성은 <성찬례 신비>라는 훈령을 통하여 신자들이 하루에 두 번 영성체할 수 있는 세 가지 경우를 허용하였습니다. 즉 토요일 아침미사와 같은 날 저녁의 주일 특전미사, 부활과 성탄의 자정미사와 축일 본날 미사, 성목요일 오전의 성유 축성미사와 저녁 주님 만찬미사의 세 경우를 예외로 인정하였습니다.

 

이어 1973년 경신성성의 훈령인 <헤아릴 길 없는 사랑>에서는 허용 범위를 더욱 넓혀 대부분의 성사미사, 서원미사, 성당 축성미사, 사망일 미사, 장례미사, 사망 일주년 미사 등의 미사에 두 번째의 영성체를 허용하였습니다. 1983년에 나온 교회법전은 위의 규정을 해제하는 법규를 인준하였습니다. “지성한 성찬(성체)을 이미 영한 이라도 같은 날 자기가 참여하는 성찬 거행 중에서만 성체를 영할 수 있다.”(교회법 917조)

 

이제는 특별 축일이나 성사미사가 아니더라도 미사에 온전히 참여하면 하루에 두 번 성체를 모실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렇더라도 모든 신자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하루에 한 번 영성체하는 것이 정상입니다. 물론 하루 두 번의 영성체도 허용되었으니 미사에 참여하면 두 번까지 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세 번이나 네 번도 할 수 있다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같은 날 같은 성당에서 여러 번 시간을 달리해서 봉헌하는 미사 때마다 성체를 모실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미사참례 전에 음식이나 음료를 먹어도 되는지요?(성찬례 공심재?)

 

‘공심재’란 깨끗한 몸으로 성체를 받아 모시기 위하여 일정한 시간동안 음식을 먹지 않는 것을 뜻합니다. 초기 그리스도교 공동체는 이미 이 정신을 알고 지켜왔습니다. 공심재에 관한 교회의 첫 번째 문헌은 3세기에 나온 저서로서 영성체는 식사 전에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동방교회들은 지금까지도 영성체 전에 단식을 지키고 있습니다. 로마 가톨릭교회에서는 다음날 아침에 영성체 하기를 원하면 전날 자정부터 음식이나 음료를 멀리하는 본격적인 공심재 법적규정이 중세 후기에 생겨났습니다. 1917년의 교회법전은 전통 공심재 관습법을 법제화 하였습니다. 이 법규는 1953년 전까지 성체교리, 특히 첫영성체 교리와 예비신자 교리에서 과도하게 강조하는 교육소재가 되었으며 이에 대한 무시는 성체께 대한 불경 또는 더 나아가 모독으로 여겼습니다.

 

공심재 규정은 놀랍게도 제2차 세계대전 중 수없이 공습경보가 울리고 방공호 속에서 밤을 지새워야 하는 전쟁의 와중에서도 단지 힘든 생활여건 때문에 약간의 경감조치가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1953년 교황 비오 12세는 이 제도를 약간 완화시켜 병자나 저녁미사 참례자를 위한 예외규정을 두었고 순수한 물은 언제든지 마실 수 있게 하였습니다. 1959년의 보다 완화된 규정에 이어 1964년 바오로 6세 교황에 와서는 사제와 신자 모두 음식이든 술이든 상관없이 영성체 전 한 시간까지로 줄어 들었습니다.

 

1973년 경신성성의 훈령 <헤아릴 길 없는 사랑>은 이를 보다 완화하여 병자, 노약자, 간병인 등에게는 공심재 시간을 영성체 전 15분으로 단축시키고 중환자의 경우에는 공심재를 면제시켰습니다. 그리고 하루에 여러 번 미사를 드리는 사제는 한 시간의 간격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필요하다면 어느 정도 요기를 할 수 있게 하였습니다.

 

위의 교령은 “성사의 품위를 알고, 오시는 주님을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도록 일깨우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성체를 받아 모시기 전에 침묵과 묵상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공심재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 줍니다. 현대생활에 교회가 적응해야 한다고 하여 공심재의 규정을 대폭 완화하였다고는 하나, 공심재의 기본정신을 평가절하 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우리가 받아 모시는 성체는 거룩하신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입니다. 주님을 합당하게 모시려면 몸과 마음을 깨끗이 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영성체를 위한 한 시간 또는 15분의 시간 규정을 먼저 머리에 떠올리기보다, 주님을 먼저 떠올리고 마음의 준비를 갖추는 것이 바르고 정성된 영접이 아닐까요?

 

[월간 빛, 2010년 2월호, 최창덕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목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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