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하느님으로 채우는 워밍업! 참회 예절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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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0-08-13 | 조회수2,901 | 추천수1 | |
하느님으로 채우는 워밍업!
얼마 전 통신교리를 수강하고 있는 한 청년이 "미사의 참회 예절로 우리의 죄는 모두 용서받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질문를 해 왔습니다. "전능하신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 …"로 시작되는 통회 기도에 이어 사제가 "전능하신 하느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시어 죄를 용서하시고 영원한 생명으로 이끌어 주소서" 하고 기도드리는 것으로 보아 미사의 참회 예절 때 우리 죄가 사해지는 것이 분명한데, 왜 고해성사를 따로 보아야 하느냐는 것이 바로 그 청년이 던진 질문이었습니다.
미사의 참회 예절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선 먼저 참회 예절이 미사중에 차지하는 역할이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미사는 크게 성서 말씀을 듣고 묵상하는 말씀 전례와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먹고 마시는 성찬 전례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교회 역사 초기에는 말씀과 성찬만으로 미사가 이루어졌으니, 사제가 성당 안으로 들어오면 곧바로 말씀을 봉독 하면서 미사를 시작하였습니다. 하지만 신자들이 미처 마음의 준비를 갖추기도 전에 말씀 전례를 하다 보니, 말씀 전례는 마치 성찬 전례를 준비하는 것인 양 여기게 되었고, 따라서 하느님 말씀에 대한 중요성을 망각하기 쉬웠습니다.
이에 말씀 전례에 들어가기 전 신자들을 준비시키는 예식이 필요함을 인식하여 말씀 전례 전에 입당 전례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입당 전례를 이루는 부분은 입당송(입당 노래), 인사, 참회 예절, 자비송과 대영광송, 본기도입니다. 이렇듯 참회 예절의 주목적은 우리 마음을 되돌아보고 죄를 뉘우치는 가운데 하느님 말씀을 듣고 성체를 받아 모실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준비하는 데 있다 하겠습니다.
참회 예절과 고해성사
예수 그리스도는 십자가에서 당신 자신을 제물로 바쳐 인류를 구원하고자 하셨고, 제자들이 당신의 구원 사업을 계속 기념하도록 하기 위해서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기 전날 "저녁 식사"의 형태를 빌려 성찬례, 즉 미사를 세우셨습니다. 따라서 성찬례는 하느님과 우리 사이에 존재하는 단절(죄)을 없애고 우리가 하느님과 화해하게 만든 예수님의 구원 사건을 기념하면서 동시에 이러한 구원이 계속됨을 보증해 주고 있습니다. 이 점에서 성찬례는 죄의 용서를 이루어 주는 가장 큰 성사입니다. 그러나 우리 가톨릭 교회는 성찬례의 이러한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또한 고해성사의 효과는 바로 이 성찬례로부터 나오고 있음을 말하고 있으면서도, 큰 죄의 용서를 위해서는 따로 고해성사를 보도록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역사적·심리적·문화적 이유가 복합적으로 깔려 있기에 이 자리에서 이러한 문제를 자세히 논할 수는 없으며, 이 문제의 이해를 위해서는 고해성사를 다룬 책을 살펴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러한 교회의 가르침을 살펴볼 때, 미사의 참회 예절은 우리가 매일매일 짓는 죄, 즉 소죄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하느님 앞에 나아가 그분 말씀을 듣기 전 마음의 준비를 갖추는 것, 그러기 위하여 일상 생활 가운데 짓는 죄들을 뉘우치고 겸손된 마음을 준비하는 것이 바로 참회 예절의 본뜻이라 할 것입니다. 이 순간에 이루어지는 사제의 사죄경은 바로 소죄의 용서를 겨냥한다 하겠습니다.
참회의 의미
현대에 들어와 심리학과 일부 동양 철학의 영향으로 참회와 회개의 의미가 많이 퇴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에게 있어 참회는 자신이 하느님 앞에서 아무 것도 아님을, 하느님의 은총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음을, 내가 가진 모든 것이 바로 하느님의 선물이라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나아가서 자신의 생각을 비우고 하느님 말씀에 귀를 기울이는 내적 자세를 준비시키는 것이라 하겠습니다. 이런 의미에서 미사의 참회 예절은 하느님과 만나기 전 자신을 돌아보는 귀중한 시간이라 하겠습니다.
혹 그저 습관적으로 "전능하신 하느님과 형제들에게 고백하오니 …"라고 중얼거리고 있지는 않습니까?
[출처 : 성 베네딕도회 왜관 수도원 홈페이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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