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상징] 거룩한 표징: 미사 독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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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2-11-11 | 조회수2,943 | 추천수0 | |
[전례와 일상의 거룩한 표징] 거룩한 표징 : 미사 독서
예수님께서 공적 활동을 하시던 중에 처음으로 나자렛으로 돌아오셨습니다. 마침 안식일에 예배를 드리기 위하여 회당으로 들어가시자, 어떤 사람이 예언자 이사야의 말이 담긴 두루마리를 예수님께 건네 드려 읽으시도록 하였습니다. 두루마리를 낭독하시도록 부탁했다는 것은 존경을 나타내고 그분의 영적 권위를 인정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교회의 미사 때에도 아무나 성경 말씀을 봉독할 권리를 내세우지 못합니다. 모든 사람은 단순한 방식으로 아니면 장엄한 방식으로 성경 말씀을 봉독하도록 위임을 받아야 합니다. 장엄한 방식으로 복음을 선포하는 직무는 사제와 부제에게만 유보되어 있습니다. 주교는 부제 서품식 때 복음서를 건네주면서. “그대는 이제 복음 선포자가 되었으니 그리스도의 복음을 받으십시오. 읽는 것을 믿고, 당신이 믿는 것을 선포하십시오. 당신이 선포하는 것을 삶에서 실천하십시오.” 하고 권고합니다.
독서직을 수여할 때 주교는 후보자에게 성경을 건네주며 “성경을 받아 충실하고 열성적으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여 하느님의 말씀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십시오.”라고 권고합니다.
“당신 말씀을 발견하고 그것을 받아먹었습니다.”(예레 15,16) 하고 예언자 예레미아는 하느님께 말씀드렸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이 다른 사람들에게 “양식”으로 전할 수 있기 전에, 그 예언자에게 양식이 됩니다.
미사 때의 독서와 강론이 사람들의 귀와 마음을 지나쳐 바닥에 떨어지고, 어쩌면 짓밟혀버리기도 할 것입니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씨 뿌리는 사람의 비유에 나오는 씨앗의 운명을 겪어야 합니다(루카 8,5 참조). 그 원인은 듣는 사람들에게도 있을 수 있고 읽는 사람에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저는 프랑스의 치스테르치엔스 수도원에서 봉헌한 미사를 결코 잊을 수 없습니다. 그 미사에서 조금은 나이가 든 이탈리아 출신의 교구 사제가 수도원장의 주례로 장엄 서원을 서약하고 있었습니다. 그 새 수도사는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로 복음을 봉독하였습니다. 복음 내용은 밭에 묻혀 있는 보물과 값비싼 진주에 관한 비유였습니다. 그리고 그 내용은 그 수도자의 성구가 되었습니다. 그는 그리스도를 자기 삶의 밭에 묻혀 있는 보물로 만났고, 세계관과 삶의 시장에서 발견한 값비싼 진주로 만났습니다. 이제 그는 자신의 서원을 지켜보고 있는 친척과 친구들에게 보물과 진주를 선포하였습니다. 그 수도자가 로망스어 계열의 두 언어 - 프랑스어와 이탈리아어 - 의 음률로 봉독한 한 마디 한 마디의 말씀은, 그 복음서를 불타는 촛불 가운데에서 봉독한 당사자의 실존을 통해 거듭 보증을 받았습니다.
대개 미사에서 봉독되는 독서는 독서자가 그 거룩한 본문을 미리 읽어보지 않고 묵상하지 못하여 이해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태에서 봉독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봉독되고 있는 말씀을 듣는 이들이 머리를 들어 올리고 입과 마음을 열도록 그렇게 독서를 하는 독서자들, 종종 젊은 층의 독서자도 없지 않아 있습니다.
[2012년 9월 2일 연중 제22주일 가톨릭마산 15면, 에콘 카펠라리 주교 저, 안명옥 주교 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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