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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일] 봉헌생활의 날 유래와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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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1-28 조회수3,915 추천수0

봉헌생활의 날 유래와 의미


봉헌, 친교, 선교 의미와 주님 부르심 되새겨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1997년 주님 봉헌 축일을 '봉헌생활의 날'을 제정한 것은 온 세계 모든 봉헌생활자들, 곧 수도자들이 하느님께 자신의 삶을 온전히 봉헌하는 봉헌생활의 참뜻과 부르심을 되새기도록 하기 위해서다.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이에 앞서 1996년 3월 25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을 맞아 교회와 세상 안에서 봉헌생활과 그 사명에 관한 교황 권고 「봉헌생활」을 발표, "교회 사명의 결정적 요소인 봉헌생활은 교회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면서 봉헌과 친교, 선교라는 세 측면에서 봉헌생활의 큰 은혜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계기로 삼았다. 

 

봉헌생활의 복음적 토대는 예수님께서 지상생활 동안 일부 제자들과 맺은 '특별한 관계'(마태 17,1-9 참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부르신 것은 제자들이 각자의 삶 안에서 하느님 나라를 맞아들이고 예수님의 삶의 방식을 본받아 자신의 삶을 하느님 나라에 봉사하게 하려는 것이었다. 그리스도처럼 하느님 나라를 위해 봉헌된 삶(마태 4,18-22: 마르 1,16-20 참조)의 방식으로 살아가려는 것이 봉헌생활의 기초를 이룬 셈이다. 

 

이에 세례를 받은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도의 모습을 따라' 살도록 초대를 받았고, '그리스도를 따르려는' 응답으로서의 수도생활은 동ㆍ서방교회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다. 

 

동방 교부들은 수도생활의 복음적 가치에 주목했다. 동방의 수도생활은 끊임없는 찬미와 기도, 영성적 권유, 자선활동을 통해 진정한 영적 인간이 되려는데 목적을 뒀다. 

 

베네딕토 성인의 영향을 받아 현재의 형태를 갖춘 서방의 수도생활은 세속의 삶을 버리고 하느님을 추구하며 '그리스도께 대한 사랑'을 최우선으로 삼고 그분께 자신을 봉헌하는데 중점을 뒀다. 이러한 수도생활은 수도회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삶의 방식이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청빈과 정결과 순명이라는 복음적 권고를 서약하고 공동체 생활을 중심으로 한다는 점에서는 기본적으로 동일하다. 이를 통해 수도자들은 이 세상에서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보여주는 표징의 역할을 하고 있다. 

 

수도생활은 크게 관상에 전념하는 수도단체들과 '사도적 수도생활'을 하는 남녀 수도회들, 재속회, 사도생활단이라는 형태로 나타났다. 

 

오로지 관상에 전념하는 수도회, 곧 관상 수도회들은 자신들의 생활 전체와 모든 활동을 하느님께 대한 기도와 관상으로 향하게 함으로써 교회 공동체 앞에서 주님께 대한 교회의 사랑을 증언하며 눈에 드러나지 않는 사도적 결실을 통해 하느님 백성의 성장에 공헌한다. 

 

활동 수도회들은 다양한 사도직과 선교 활동을 통해 그리스도 사랑의 증인이 되고 하느님 나라의 표지가 된다. 

 

또한 재속회는 세속 현실 한가운데서 복음 권고의 선서를 통해 하느님께 봉헌된 삶을 추구해왔으며, 세속 사회의 다양한 직업에 종사하면서 문화와 경제, 정치 생활에서 지혜의 누룩이 되고 은총의 증거자가 되려 한다. 

 

남녀 사도생활단은 특유한 방식으로 특수한 사도적 목적이나 선교 목적을 추구하며, 특별히 선교 지역의 복음 전파와 자선 분야에서 성덕과 사도직의 수많은 열매를 거뒀다. 

 

최근 들어서는 기존 수도회와 유사하지만 새로운 영성과 사도적 열정에 부푼 봉헌생활의 새로운 형태가 속속 등장하고 있으며, 특히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 따른 새롭고 쇄신된 형태의 봉헌생활이 일어나고 있다. 

 

이는 세속화로 치닫는 세상에서 '신앙의 소금'이라 할 봉헌생활이 얼마나 필요한지를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교회와 사회는 하느님과 이웃에 자신을 완전히 봉헌할 수 있는 사람들을 필요로 하는 것이다. 

 

어느 시대에나 하느님 아버지의 부르심과 성령의 이끄심에 순종하며 '갈라지지 않은 마음'(1코린 7,34)으로 자신을 그리스도께 봉헌하려고 그리스도를 따르는 특별한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있어왔다. 어렵다고 용기를 잃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열정으로 봉헌생활에 투신해야 하는 이유는 여전히 새롭고 활성화된 봉헌생활의 영성적, 사도적 공헌을 교회와 세상이 필요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평화신문, 2014년 1월 26일, 오세택 기자]

 

 

[봉헌 생활의 날 특집] 봉헌 생활의 모든 것


그리스도인 소명의 내적 본질인 ‘봉헌 생활’

 

 

예수 성탄 후 40일째 되는 날인 2월 2일에 지내는 ‘주님 봉헌 축일’은 예수님을 낳은 성모 마리아가 모세의 율법대로 정결례를 치르고 예수 그리스도를 성전에 바치신 일(루카 2, 22-38)을 기념하는 날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봉헌은 인류 구원을 위한 희생을 의미한다. 

 

교회는 이날 봉헌 생활의 의미를 다시 한 번 돌아보고, 특별히 봉헌 생활을 하는 모든 이들이 그에 합당한 삶을 살도록 격려하고 기억하며 그들을 위해 기도하는 ‘봉헌 생활의 날’을 함께 지내오고 있다.

 

 

봉헌 생활의 의미와 유래 

 

봉헌 생활이란 “성령의 감도 아래 그리스도를 더욱 가까이 따르는 신자들이 하느님의 영광과 교회의 건설과 세상의 구원을 위하여 새로운 특별한 명의로 헌신하여 하느님의 나라에 봉사함으로써 애덕의 완성을 추구하고 교회 안에서 빛나는 표징이 되어 천상적 영광을 예고하려고 최상으로 사랑하는 하느님께 전적으로 봉헌되는 고정된 생활 형식”(교회법 제573조 1항)이다. 

 

또한 스승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모범을 보이시며 가르치신 ‘정결’과 ‘청빈’, ‘순명’이라는 세 가지 복음적 권고를 서약함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앞당겨 보여주는 삶을 사는 생활 양식이다. 

 

봉헌 생활의 날이 ‘주님 봉헌 축일’에 기념되는 것은 ‘예수의 신비’ 즉 ‘성부에 의해 축성되고 세상에 자신의 뜻을 가져올 그리스도의 신비’를 드러내 보인다는 의미다. 예수님이 성전에 나타나신 일은 교회와 세상 안에 자신을 드러내도록 불림을 받은 이들을 위해 당신의 생명마저 온전히 바치신 뜻을 웅변적으로 보여준다. 

 

봉헌 생활의 날은 ‘교회와 세상 안에서의 봉헌 생활과 그 역할’을 주제로 지난 1994년 열린 제9차 세계 주교대의원회의(시노드)와 그 후 교황 후속 문헌으로 발표된 사도적 권고 「봉헌 생활」(Vita Consecrata, 1996.3.25.)의 흐름에 이어진 결실로 제정됐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봉헌 생활」에서 “교회 사명의 결정적 요소인 봉헌 생활은 ‘그리스도인 소명의 내적 본질’을 나타내기 때문에 교회의 핵심에 자리잡고 있다”며 봉헌 생활자들이 새로운 열정으로 사명을 수행해주길 요청하고 있다.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1997년 ‘하느님께 봉헌된 모든 이들이 예수 그리스도께서 목숨을 바쳐 모범을 보여준 봉헌의 삶을 본받아 2000년대 복음화의 주역이 되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정한 봉헌 생활의 날은 수도자들을 비롯한 봉헌 생활자들이 교회 쇄신은 물론 현대사회의 물질주의와 이기주의 등 죽음의 문화와 맞서 새 복음화의 주역으로 나서주길 촉구하기 위해서다. 

 

교회 역사를 돌아보면, 정결 청빈 순명의 복음적 권고의 삶을 사는 봉헌 생활자들이 교회 안에서 자신의 몫을 잘 수행할 때 교회는 내적으로 충만한 생명력을 지니고 주님의 충실한 도구가 될 수 있었다. 

 

그런 면에서 봉헌 생활에 대한 강조는 세속의 다양한 도전에 직면하고 있는 교회가 삼천년기 새로운 복음화의 걸음을 내딛는 시점에서 보다 내면적으로 풍요롭게 변화되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달리 말해 교회가 그 어느 때보다 심각한 도전과 마주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봉헌 생활의 다양함 

 

봉헌 생활의 날을 ‘수도자의 날’ 정도로 여기는 흐름도 있으나 이는 매우 협소한 이해다. 

 

일반적으로 봉헌 생활회하면 제도 수도회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하지만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새 교회법전은 재속회를 비롯해 은수 생활, 동정녀회, 사도생활단 등을 모두 봉헌 생활회에 포함시키고 있다. 넓게 보면 세례와 견진성사를 통해 그리스도의 자녀가 된 모든 신앙인들을 하느님께 봉헌된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봉헌 생활은 은수 생활을 하며 줄기찬 기도와 참회 고행으로 하느님의 찬미와 세상의 구원에 자신을 바친 초대 교회 은수자들의 삶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이러한 연원을 지닌 봉헌 생활은 시대와 함께 발전해 오늘날에는 재속회라는 현대에 어울리는 형태를 낳기까지 교회 안에서 꾸준히 발전해오고 있다. 교회는 이런 봉헌 생활을 자신에게 생명과 성덕을 주는 그리스도인의 삶의 형태로 인정하고 존중해왔다. 봉헌 생활의 새로운 형식들을 승인하는 것은 사도좌에만 유보된다.(교회법 제605조)

 

▲ 수도회 

 

수도회는 청빈ㆍ정결ㆍ순명의 복음적 권고를 서약하고 일정한 규칙(회칙과 회헌)에 따라 공동생활을 하며 하느님의 영광과 세상의 구원을 위해 고유한 사도직 활동을 실천하도록 교회 관할권자에 의해 교회법적으로 설립된 회(교회법 제607조)를 말한다. 

 

수도자들의 역할과 사명은 어느 봉헌 생활자들보다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수도자들은 교회 역사 속에서 복음적 삶으로 쉼 없이 영성을 불어넣고 때로는 예언자적 목소리로 교회 쇄신의 선봉 역할을 수행해 왔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수도회는 교회의 모든 지체를 살아 움직이도록 도와주는 ‘심장’에 비유되곤 한다. 

 

‘수도회’는 크게 ‘관상수도회’와 ‘활동수도회’로 나뉜다. 관상수도회란 기도와 묵상, 노동에 전념하는 수도회를 뜻하고, 활동수도회는 본당, 선교, 교육, 복지, 출판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도직을 수행하는 수도회다. 관상과 활동을 함께 추구하며 기도와 묵상, 사도직 활동을 병행하는 수도회도 있다. 

 

▲ 재속회(Secular institute) 

 

재속회는 수도자와 달리 세속에 살면서 애덕의 완성을 위해 노력하고 하느님 나라 건설과 세상의 복음화를 위해 힘쓰는 봉헌 생활회를 말한다. 

 

재속회 회원들도 세 가지 복음적 권고를 서원한다는 점에서 1947년에 봉헌 생활자로 인정받게 됐다. 신자가 재속회의 회원이 되더라도 평신도나 성직자로서의 교회법상의 신분은 변경되지 않는다. 

 

수도회와 재속회를 구별하는 큰 특징은 수도회는 회원들이 장상이 맡기는 소임을 행하지만, 재속회는 회원 각자가 자기 고유한 직업 혹은 사도직을 갖고 있다는 점이다. 

 

프라도 형제회, 성모 카테키스타회, 그리스도 왕의 시녀회, 그리스도 왕직선교재속회 등이 대표적이다. 

 

▲ 은수자(hermit) 

 

세상으로부터 철저하게 격리된 채 침묵과 기도, 고행을 통해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을 드리고 세상을 구원하고자 은둔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을 말한다. 은수자가 봉헌 생활로 하느님께 봉헌된 자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선 세 가지 복음적 권고를 서원이나 거룩한 결연으로 교구장 주교의 손안에서 공적으로 선서해야 한다. 

 

또한 교구장 주교의 지도 아래 고유한 생활 방식을 준수해야 한다. 그러나 은수자는 공동체에 소속될 의무도 없고 공동생활이나 공동체 생활의 의무도 없다. 

 

지난 2001년 서울대교구로부터 창설을 허가받아 활동하고 있는 은수자 공동체인 ‘성 마리아와 열두 사람 공동체’가 대표적이다. 이 공동체 회원들은 주로 경기도 가평에 위치한 ‘하느님의 어머니 성마리아 은둔소’에서 생활하며 피정 등을 통해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이끌고 있다. 

 

▲ 동정녀회 

 

동정녀회는 그리스도를 더욱 가까이 따르려는 거룩한 뜻을 세운 동정녀들이 교회에 헌신하는 모임을 말한다.

 

동정녀회가 봉헌 생활회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승인된 전례예식에 따라 교구장의 축복을 받아야 한다. 동정녀들에게는 동정의 정결이 필수적 요건이지만 청빈과 순명의 복음적 권고를 서원하고 지킬 의무에 대해서나 공동생활에 대해서는 명시적 규정이 없다. 

 

▲ 사도 생활단(Society of apostolic life) 

 

사도 생활단은 수도 서원 없이 고유한 사도적 목적을 위해 공동생활을 하면서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활동하는 단체다. 

 

단체에 따라 복음적 권고인 서원을 받아들이기도 한다. 사도 생활단의 회원들은 회헌에 따른 의무 외에도 성직자들의 공통 의무에도 매인다. 파리 외방 전교회, 한국 외방 선교회, 메리놀 외방 전교회 등 각종 선교회가 여기에 속한다. [가톨릭신문, 2014년 1월 26일, 서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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