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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전례] 전례상식: 부활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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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4-04-26 조회수6,400 추천수0

[알쏭달쏭 전례상식] (4) 부활시기


“그분께서는 죽은 이들 가운데 되살아 나셨습니다” (마태 28,7)

 

 

부활성야와 부활 낮 미사 

 

성 토요일 해가 저물면 교우들은 성당에 모여 빛의 예식을 거행하고, 신약과 구약의 말씀들을 묵상하며 부활의 새벽을 기다립니다. 이것이 일년 전례 중 가장 아름답고 장엄한 부활 성야 미사입니다. 이 미사 중에 지난 40일 동안 중단했던 대영광송을 노래하며 사순시기의 끝과 부활시기의 시작을 알립니다. 어둠을 뚫고 퍼지는 부활초의 빛과 그 아래서 반주도 없이 홀로 노래하는 부활찬송은 그 어떤 예술작품도 감히 흉내낼 수 없는 숭고한 감동을 전해줍니다. 전통적으로 바로 이 밤에 예비자들이 세례를 받고 처음으로 신앙을 고백하는데, 세례가 주님의 수난과 부활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활대축일 날이 밝으면 부활 낮 미사가 거행됩니다. 부활성야 미사에 참례한 신자들은 이 미사들에 참례하지 않아도 되며, 마찬가지로 부활성야 미사에 참례하지 못한 신자들은 부활 낮미사에 참례하면 됩니다. 물론 형편이 허락하는 대로 둘 다 참례할 수 있으면 더 좋습니다. 부활대축일로부터 부활 제2주일까지의 8일 간을 부활 팔부(Easter Octave)라 하며 이는 성탄이나 부활과 같은 큰 축제를 한 주간에 걸쳐 지내는 교회의 오랜 풍습을 반영하는 것입니다.

 

 

부활시기의 전례들 

 

부활시기는 부활성야 미사로부터 시작하여 50일간 지속됩니다. (부활로부터 50일째라고 하여 부활시기의 마지막 날인 성령 강림 대축일을 오순절이라고도 부릅니다.) 이 기간 동안 사제는 기쁨과 승리, 영광을 나타내는 흰색의 제의를 입습니다. 부활시기 전체에 걸쳐 제단 위에는 부활초가 밝혀져 있으며, 이는 부활하신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것을 상징합니다. 이 시기의 성경 독서는 주님의 부활을 증언하는 요한복음서의 대목과 부활을 체험한 제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사도행전을 자주 읽습니다. 

 

부활절로부터 6주가 지난 주일은 주님께서 승천하신 것을 기념하는 주님 승천 대축일입니다. (원래는 성경에 기록된 대로 부활 후 40일째 되는 날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가장 가까운 주일에 이 축일을 지냅니다.) 그 다음 주일이 성령 강림 대축일이며, 이날로 부활시기가 끝납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에 사제는 부활시기의 흰색 대신 사랑과 열정을 상징하는 붉은색 제의를 입습니다. 성령께서 우리 안에 사랑의 불을 놓으시어 우리를 복음의 증인으로 만드시고 주님 사랑 안에 한 몸이 되게 하시기 때문입니다. 성령 강림 대축일 전례가 끝나면 제단에 놓여있던 부활초를 치우지만, 이 부활초는 부활시기가 아니더라도 세례, 견진, 장례 등의 전례 때에 제단에 세울 수 있습니다. 

 

부활시기는 우리를 앞서 승리하신 주님께 경배를 드리고 우리가 장차 누리게 될 영광에 감사를 드리는 시기입니다. 무엇보다도 이 시기에 교우들은 세례와 성체성사의 은총으로 주님의 지체가 되었다는 사실을 마음에 새겨야 하겠습니다. 또한 부활의 증인이 되어 우리가 받은 은혜를 이웃과 나누는 데 힘을 모아야 하겠습니다. 부활시기에는 성탄시기와 마찬가지로 모든 교우가 최소한 한 번 성체를 배령할 의무가 있습니다만, 이것은 의무라기보다는 차라리 참으로 당치 않은 은혜이자 지극히 귀한 선물이라고 불러야 할 것입니다. 이 은혜를 우리에게 주시려고 주님께서 피를 흘리시고 돌아가셨으니 말입니다. 

 

[2014년 4월 20일 예수 부활 대축일 대구주보 4면, 문화홍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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