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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대림성탄] 대림 제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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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5-03-25 조회수6,730 추천수0

[전례돋보기] 대림 제1주일 

 

기쁨과 희망으로 ‘깨어 기다림’

 

 

대림 제1주일은 전례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주일이다. 새해는 새 출발에 대한 기쁨과 희망을 선사한다. 인간 구원의 완성을 위해 이 땅에 오실 주님의 재림을 기다리며 우리는 그분의 요청대로 깨어 기다려야 한다. 회개를 통한 깨끗한 마음으로 늘 깨어 기도할 때 그분의 재림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진정한 행복을 줄 것이다. 

 

 

교회의 새해가 시작되는 첫 주일 

 

세속은 새해 첫 날을 새해의 출발로 꼽지만 교회는 대림 1주일을 전례력으로 새해가 시작되는 날로 꼽는다. 전례주년상 새로운 한 해를 여는 대림시기는 11월 30일 또는 이날과 가까운 주일 제1저녁 기도부터 시작되며 12월 24일 저녁 기도 직전에 끝난다. 총 4주인 이 시기를 좀 더 세분해서 보면 대림 1주부터 12월 16일까지는 재림준비에, 12월 17일부터 24일까지는 주님의 성탄에 역점을 둔다. 

 

결국 말 그대로 대림은 기다림의 시기다. 그분의 재림을 기다리는 마음은 기쁨과 희망으로 더욱 빛날 것이다. 그러나 그 기쁨과 기대는 거저 오지 않는다. 각자의 몸과 마음이 정갈하지 않을 때 응당 자책과 죄의식이 만남에 대한 기대를 반감시킨다. 

 

 

재림을 기다리는 우리의 자세 

 

그래서 교회는 “늘 깨어 기도하며” 우리의 삶을 돌아보고 회개하라고 권고한다. 진정한 회개를 통해 내 삶이 깨끗하여졌을 때 그분의 재림을 바라는 우리의 마음은 한층 설레고 그분과 만났을 때 그 기쁨은 배가될 것이다. 

 

사순절보다는 덜 엄격하지만 대림절 역시 엄숙하게 지내도록 하여 축제를 지내는 관습이 지양되고 사제는 자줏빛 제의를 입는다. ≪로마전례서≫에 따르면 ‘하늘 높은 곳에는 하느님께 영광’이라는 문구로 시작되는 대영광송이 생략됨으로써 이 절기의 엄숙하고 절제된 성격을 나타낸다. 성탄이라는 큰 축제가 있지만 그에 앞서 재림을 맞이할 준비를 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이사야서와 세례자 요한의 경고 등이 독서로 채택된다. 

 

 

오로지 주님께 희망을 두는 마음가짐 

 

세속은 한 해의 마무리를 앞두고 송년회를 준비한다며 한동안 못 만나던 사람들까지 불러들여 흥청망청 즐기는 분위기다. 술과 기름진 음식, 무수한 말과 만남이 이어진다. 이런 시기에 교회는 아이러니하게도 정갈한 몸과 마음, 깨어 기도하는 자세를 요청한다. 미사에 충실히 참례하고 기도하지 않으면 자칫 흐트러지기 쉬운 때다. 그래서 신앙은 도전이며 세속과 벌이는 무언의 싸움이기도 하다. 

 

<입당송>은 시편 25(24),1-3을 말씀을 통해 “주님, 당신께 제 영혼 들어 올리나이다. 저의 하느님, 당신께 저를 맡기오니 수치를 당하지 않게 하소서. 원수들이 저를 보고 좋아라 날뛰지 못하게 하소서. 당신께 바라는 이는 수치를 당하지 않으리이다”라며 오로지 그분을 향하도록 한다. 

 

<본기도> 역시 “...저희 마음을 이끄시어, 저희가 이 세상에서 옳은 일을 하며, 다시 오시는 그리스도를 맞이하게 하시고...”라는 말씀으로 우리 삶의 푯대가 어디를 향해야 할 지를 일러준다. 

 

 

독서에서 드러난 그분의 약속과 사랑 

 

독서와 복음 말씀은 일관되게 그분의 약속이 반드시 이루어질 것임을, 그래서 우리는 깨어 기도하며 기다려야 한다고 일러준다. 혼란스런 세상을 향해 눈을 돌리지 말고 그분이 오신다는 약속을 믿고 그분만을 바라보며 기다리라고 당부한다. 

 

<제1독서>는 예레미야서 33,14-16의 말씀이다. “그때에 나는 이스라엘 집안과 유다 집안에게 한 약속을 이루어 주겠다. 그날과 그때에 내가 다윗을 위하여 정의의 싹을 돋아나게 하리니, 그가 세상에 공정과 정의를 이룰 것이다. 그날에 유다가 구원을 받고 예루살렘이 안전하게 살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예루살렘을 ‘주님은 우리의 정의’라는 이름으로 부를 것이다.” 아무도 다윗이 왕이 될 줄 몰랐지만, 주님께서는 그를 선택하셨고 약속을 지켜 유다 지파는 왕족이 되었고, 이스라엘의 중심이 되었다. 주님은 반드시 약속을 지키는 분이심을 상기시켜 주는 말씀이다. 약속에 대한 확신은 결국 희망을 품게 한다. 

 

<제2독서>는 재림을 기다리는 우리가 갖춰야 할 사랑의 마음을 촉구한다. 하느님을 향한 사랑, 아울러 이웃 사랑을 실천하며 재림을 기다릴 때 신앙을 성숙하여 진다는 말씀이다. 사도 바오로의 테살로니카 전서 3,12-4,2 말씀을 통해 이렇게 전한다. “여러분이 서로 지니고 있는 사랑과 다른 모든 사람을 향한 사랑도, 여러분에 대한 우리의 사랑처럼 주님께서 더욱 자라게 하시고 충만하게 하시며, 여러분의 마음에 힘을 북돋아 주시어, 우리 주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든 성도들과 함께 재림하실 때, 여러분이 하느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흠 없이 거룩한 사람으로 나설 수 있게 되기를 빕니다. 아멘”

 

 

 

“늘 깨어 기도하라”는 예수님의 권유 

 

<복음>은 종말의 날에 해와 달과 별들에 해당되는 중요한 것들에 변화가 올 것이므로 늘 깨어 기도하고 일상의 기도와 선행에 더욱 충실하라는 말씀이다(루카 21,25-28.34-36) “너희는 스스로 조심하여, 방탕과 만취와 일상의 근심으로 너희 마음이 물러지는 일이 없게 하여라. 그리고 그날이 너희를 덫처럼 갑자기 덮치지 않게 하여라. 그날은 온 땅 위에 사는 모든 사람에게 들이닥칠 것이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 

 

이는 결국 현세를 사는 우리들을 향한 극명한 메시지다. 미약한 우리가 세상일에 휘둘려 중심을 잃지 않고 기쁨과 희망으로 대림시기를 보내려면 회개와 기도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대림 1주는 사순시기와 같은 참회와 속죄의 시기는 아니지만 우리의 죄와 잘못을 뉘우치고 새로운 삶을 향하는 마음가짐이 없이는 대림은 우리의 삶으로 들어올 수 없다. 

 

누구라도, 그 어느 때보다 방탕할 수 있는 세속의 연말시기. 대림을 맞는 마음가짐을 일러주는 교회의 가르침이 없다면 삶과 신앙이 그 어느 때보다 불일치하기 쉬운 때다. 끊임없이 깨어 기도하지 않는다면 해와 달과 별과 같이 우리의 마음을 빼앗는 세속의 중요한 것들에 흔들리게 된다. 첫 단추가 중요하듯 대림 1주일을 깨어 기도하며 시작할 때 남은 대림시기는 더 한층 그분께 가까이 가는 삶이 될 것이다. 

 

[복음화를 위한 작은 외침, 2012년 12월호(수원교구 복음화국 발행), 글 최영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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