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축일] 주님 승천 대축일: 주님은 어디로 올라가셨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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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6-05-08 | 조회수6,482 | 추천수0 | |
[주님 승천 대축일 기획] 주님은 어디로 올라가셨나? 하느님 오른편의 ‘궁극적 영광’에 도달
- 램브란트 작, ‘예수님의 승천’. 예수 승천은 하느님이신 예수가 인간이 되어 스스로를 낮춘 뒤, 다시금 하느님의 권능에 찬 본래 삶으로 귀환했음을 의미한다.
교회는 부활 대축일로부터 40일째 되는 부활 제6주간 목요일에 주님 승천 대축일을 지낸다. 한국 등 주님 승천 대축일이 의무 축일이 아닌 나라에서는 이를 부활 제7주일로 옮겨 지낸다. 이날은 말 그대로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한 뒤 하늘로 올라간 것을 기념하는 날이다.
예수가 올라간 곳은 어디?
주님은 어디로 올라가셨을까? 어떤 모습으로 어떻게? 호기심과 보이는 것만 믿으려는 심리는 어디로 올라갔는지, 그곳은 어떤 곳인지가 궁금하다. 하지만 성경과 교회의 가르침은 그런 초보적인 물음에 답해 주지 않는다.
예수 승천에 대한 언급은 신약성경에 달랑 두 구절뿐이다. 2세기경 마르코복음서에 추가로 덧붙여진 내용에 간략히 언급되고 있기는 하다.
루카복음서에 의하면, 예수님께서는 부활하신 뒤 제자들에게 나타나 “축복하시면서 그들을 떠나 하늘로 올라가셨다. 그들은 엎드려 예수께 경배하고 기쁨에 넘쳐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날마다 성전에서 하느님을 찬미하며 지냈다.”(루카 24,50-53) 사도행전은 조금 더 친절하고 흥미롭게 전해준다. 예수는 “사도들이 보는 앞에서 승천”했고 “마침내 구름에 싸여 그 모습이 보이지 않게” 됐다고 묘사했다(사도 1,9-11). 천상에서 쏟아지는 빛 속에서 아기 천사들에 둘러싸인 채, 구름 위로 둥둥 떠오르는 예수의 모습을 그린 성화는 예술가의 상상력과 사도행전의 이런 묘사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하늘로 올라간 시기도 다르게 서술된다. 루카복음서에서는 문맥상 부활 다음날 아침, 사도행전에서는 40일 동안의 활동 기간 후에 승천하는 것으로 묘사된다.
예수님만 승천한 것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 외에도 여러 명이 승천한 것으로 전해진다. 구약까지 통틀어 보면, 예수님 외에도 최소한 두 명의 승천 이야기가 언급된다. 한 명은 예언자 엘리야, 다른 한 명은 에녹이다. 엘리야는 “회오리바람에 실려 하늘로 올라갔다.” (2열왕 2,1-5) 에녹은 “하느님께서 그를 하늘로 들어 올리셨기 때문에, 아무도 그를 더 이상 볼 수가 없었다.”(창세 5,24; 히브 11,5)
다른 누구보다도 성모 마리아는 당신의 겸손과 순명으로써, 그리고 처음부터 원죄가 없이 태어나셨기 때문에 죽음의 세력에 영향을 받지 않았으므로 교회는 ‘승천했다’고 가르친다. 다만 명확하게 성경에서 성모 승천을 언급하지는 않는다. 예수는 자신의 신적 권능으로 부활하고 승천했지만 성모 마리아는 예수님의 권능에 의해, 다른 모든 이들 역시 하느님에 의해 들어 올려졌다. 그래서 예전에는 성모 ‘승천’을 ‘몽소 승천’(蒙召 昇天)이라 불렀다.
예수 승천, 부활 후 현양의 준비 과정
예수의 승천은 역사적 사실일까? 승천 이야기는 단순한 사실 보고가 아니다.
복음사가는 예수의 승천을 가시적으로 묘사함으로써, 부활한 예수가 하느님 오른 편에 앉으심, 즉 궁극적인 영광에 도달하는 그 과정을 강조하려고 한 것이다. 그래서 예수 승천은 하느님이신 예수가 인간의 가장 비참한 처지에 이르기까지 스스로를 낮춘 뒤, 다시금 하느님 아버지의 권능에 찬 본래의 삶으로 귀환했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승천한 분 안에서 인류는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그분의 상속을 얻을 수 있게 된다.
뿐만 아니라 승천은 곧 재림의 시작이다. 성부 오른편에 앉으신, 즉 현양된 예수는 모든 피조물을 하느님과 화해시킴으로써 하느님의 궁극적 다스리심에 온전히 참여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강생과 부활, 그리고 승천은 긴밀히 연결된다. 예수가 인간이 되고(강생), 부활한 뒤 승천해서 현양됨으로써 “우리의 으뜸이 되고 머리가 되시어 앞서가시면서, 당신 지체들인 우리도 당신이 가신 데로 따라가게”(승천 감사송) 했다. 그래서 예수 승천으로 인간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있게 됐다.
[가톨릭신문, 2016년 5월 8일, 박영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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