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예수님을 몸속에 모시는 영성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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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6-06-18 | 조회수8,087 | 추천수0 | |
[전례의 중심, 미사] 예수님을 몸속에 모시는 영성체
“예수님께서 입천장에 딱 달라붙어 도무지 내려오실 생각을 안 하셨어요. 제발 내려오실 것을 혀끝으로 호소하다시피 했더니, 예수님께서 기력이 쇠하셨던지 내려오시어 제 목구멍으로 넘어가셨지요. 옆에 있는 친구보고 ‘야, 넘어갔다.’고 작은 소리로 말했는데, 뒤에 계시던 어른이 그 소리를 들으셨는지 주의를 단단히 주셨지요.” 어느 신부님이 들려주신 첫영성체 때의 추억입니다.
이달에는 성찬 전례의 영성체에 대하여 알아보려고 합니다.
일치와 친교의 예식
성찬 전례의 마지막 부분을 이루는 영성체 예식은 일치와 친교의 시간으로, 주님의 기도와 평화 예식, 빵 나눔, 하느님의 어린양, 영성체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신자들은 합당하게 준비하여 주님의 몸과 피를 영적 양식으로 받아 모시는 것이 마땅합니다. 빵을 쪼개는 예식과 다른 준비 예식들은 바로 이러한 목적으로 마련되어 신자들이 영성체를 하도록 이끕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80항 참조).
‘주님의 기도’에서 우리는 먼저 하느님을 찬양한 뒤 날마다 먹을 양식을 청하고 죄의 정화를 간청합니다. 죄의 용서를 청하는 것은 미사 시작 때의 참회를 주님의 몸을 모시기 직전에 다시 한 번 되새기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에 뒤따르는 ‘평화 예식’에서 신자들은 교회와 인류를 위해 평화와 일치를 간구하고, 또한 성체를 모시기 전에 교회에서 누리는 일치와 사랑을 표현합니다. 평화의 인사를 나누는 방법은 각 나라 주교회의가 정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가벼운 절을 하거나 가볍게 안을 수 있으며, 손을 맞잡는 동작도 할 수 있습니다(「미사 경본 총지침」, 82항 참조).
‘빵 나눔’에서 축성된 빵을 쪼개는 동작은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에서 행하셨던 것입니다. 이는 큰 빵을 나눈다는 실천적인 이유에서만이 아니라, 오직 한 분이신 그리스도의 생명의 빵을 나눔으로써 영성체에 참여하는 모든 이가 한 몸을 이룬다는 데에서 그 의미를 지닙니다. 사제가 빵을 쪼개는 동안 신자들이 읊는 ‘하느님의 어린양’은 이 미사가 희생제사라는 점을 대변합니다. 곧 그리스도께서 파스카 양으로 희생되시는 것입니다.
미사에 온전히 참여하게 하는 영성체
‘영성체’는 예수님께서 파스카 잔치로 교회에 남기신 미사에 온전히 참여하게 합니다. 곧 영성체로 현재 거행되는 미사에 참여하는 것임이 더욱 분명해집니다. 파스카 잔치에 참석한 사람이 잔치 음식을 먹지 않으면 의미가 반감됩니다. 중죄가 없는 한 이 성찬에 참여해야 합니다.
성체와 성혈을 함께 모시는 양형 영성체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미사 참례자 수가 많아지고 성혈을 흘릴 수 있는 등의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일반적으로 신자들은 성체만을 영하게 하고 있습니다. 성혈을 받아 모시지 않았다고 해서 성체성사의 효과가 반감되지는 않습니다. 그리스도께서 두 가지 형상 안에 각각 성사적으로 현존하시기 때문입니다.
‘영성체송’이나 ‘성체 성가’는 하나의 목소리로, 성체를 모신 사람들이 영적으로 하나됨을 표현합니다. 또한 성체를 모시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기쁨을 드러내며, 그리스도의 몸을 모시러 나가는 사람들의 행렬이 더욱더 친교와 일치를 이루게 하는 목적을 갖습니다.
음식은 맛으로 먹듯이 영성체하는 이도 예수님께 맛 들여야 합니다. 그 맛이란 우리에 대한 예수님의 사랑입니다. 예수님을 음식으로 받아먹은 이는 남을 위한 음식이 되어야 합니다. 곧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해야 한다는 말입니다.
우리는 미사 때마다 예수님을 우리 몸속에 모시면서도 ‘어떻게 빵이 예수님의 몸으로 변하고, 포도주가 예수님의 피로 변하는가?’ 하는 성체성사의 신비를 모두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러나 신비란 인간의 머리로 온전히 이해되는 것이 아니라 신앙의 대상입니다.
* 김진복 필립보 - 「경향잡지」 편집장.
[경향잡지, 2016년 6월호, 김진복 필립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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