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미사의 전례적 의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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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7-03-18 | 조회수5,790 | 추천수0 | |
주교좌명동본당 사순 특강 (1) ‘미사의 전례적 의미’ 전례, 그리스도를 만나는 시간
가톨릭평화신문은 사순 시기의 참된 의미를 되새길 수 있도록 서울대교구 주교좌명동본당에서 실시하는 사순 특강을 연재한다. 올해 사순 특강의 주제는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다. 특강 순서는 △ 13일 ‘미사의 전례적 의미’(조학균 신부) △ 20일 ‘성경을 통해 바라보는 미사’(이영제 신부) △ 27일 ‘미사, 성체성사를 살다’(윤종국 신부) △ 4월 3일 ‘미사로 하나 되는 신앙’(조성풍 신부)이다.
보여주는 것을 설명하고 설명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전례다.
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만나고 싶어 한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기 위해서다. 그리스도의 사랑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리스도를 듣고, 보고, 말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스도를 만나기 위한 장은 교회가 마련해 준다. 그것이 바로 전례다.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교회는 약속된 날들을 기념하고 재현한다. 이것이 전례주년이다. 그리스도의 생애와 구원 업적을 기념하고 재현하기 위해서 전례력을 만든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을 부활 대축일이라고 한다. 부활은 큰 기쁨이다. 기쁨뿐만 아니라 수난받으신 날도 기억하자는 의견이 제시됐고, 부활절 행사가 부활 시기로 변했다. 사순시기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사순시기는 재의 수요일부터 성목요일의 성유 축성 미사까지다.
사순시기에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만남’이다. 하느님과 인간과의 만남이다. 우리는 하느님을 잘 만나고 있는지 한번 생각해 봐야 한다. 사순시기에 들어서면 신자들은 하느님께 많은 약속을 한다. ‘금식하겠다’, ‘술, 담배를 하지 않겠다’ 등의 약속이 대표적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왜?’ 이런 약속을 하는지 잘 모르고 있다. 사람들은 대부분 예수님 수난에 동참하기 위해서라고 대답한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사실은 내가 겪은 고행의 결과물을 나눌 때 하느님과의 약속이 더 큰 의미를 지닌다는 것이다. 중세 수도원에서는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기 위해 사순시기 동안 달걀을 먹지 않았다. 먹지 않은 달걀을 모아 이웃에게 나눠주었다. 부활의 기쁨을 함께하기 위해서다. 진정한 부활의 기쁨은 나눔에서 온다.
성목요일 저녁에는 ‘주님 만찬 미사’가 거행된다. 사제들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발씻김 예식을 한다. 단순히 발을 닦아주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겸손을 사제가 보여주는 것이다. 신자들도 이 모습을 보며 겸손해지고 항상 봉사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을 갖게 된다. 앞서 언급했듯 보여주는 것을 설명하고 설명하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전례다.
우리는 예수님의 사랑을 느끼기 위해 사순시기에 수난을 함께한다. 사순시기는 예수님의 수난, 희생을 바라보며 우리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느껴야 하는 시기다. 나도 내 이웃을 위해 과감하고 당당하게 예수님이 걸으신 길을 걸을 수 있다고 믿는 것이 사순시기의 진정한 의미다. 내가 동참하고 같이 느낄 때, 같은 곳을 바라볼 때 사순시기는 은혜로운 시기로 다가온다. 그 부활의 기쁨은 예수님과 함께 더욱 커진다.
하느님께서는 당신이 사랑한 사람을 곁에 두는 것이 아니라 당신 곁에 오는 사람을 사랑하신다. 하느님께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 하느님은 항상 우리와 함께 계신다. 복음을 읽고 읽은 것을 믿으며 믿는 것을 가르치자. 그리고 가르친 바를 실천해야 한다. 사순시기는 고난과 고통의 시기가 아니라 은혜의 시기다.
[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3월 19일, 조학균 신부(예수회), 정리=맹현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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