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말씀의 전례 전 기도와 복음봉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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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7-08-14 | 조회수6,378 | 추천수0 | |
[겨자씨 한 알] 말씀의 전례 전 기도와 복음봉독
Q1 말씀의 전례 전, 사제가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합시다’를 말하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예수님은 자신을 시중드는 일로 분주했던 마르타가 말씀을 경청하는 마리아에게 불평하자 말씀하십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루카 10,41-42).
현대는 지능정보를 활용하는 4차 산업혁명의 시대로, 예수님은 이러한 시대를 사는 우리에게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십니다. 바로 말씀을 듣고 기도하기 위해 마리아처럼 예수님의 발치에 앉아 고요하게 마음을 모으는 일입니다.
사제는 말씀의 전례가 시작되기 전 본기도를 바칩니다. 본기도를 바치기 위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합시다’라고 말합니다. 신자들에게 함께 기도하기를 요청합니다. 신자들은 몸은 미사 전례에 와 있지만, 마음과 머릿속은 아직도 세상사로 분주합니다. ‘기도합시다’라는 사제의 요청은 우리가 온 정신을 모아 말씀의 전례를 준비하도록 이끌어 줍니다. 신자들은 사제의 요청에 침묵으로 응답합니다. 침묵을 통해 영적인 존재인 하느님을 만나고, 그분과 진정한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준비를 합니다.
Q2 본기도 때 사제가 들어 올린 양팔과 빈손이 상징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본기도를 라틴어로는 ‘꼴렉따(collecta)’라고 하는데 ‘모음’ 또는 ‘수집’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기도는 사제가 말씀의 전례를 준비하며 교회 공동체의 기도를 모아서 바치는 기도입니다. 잠깐 동안의 침묵이 끝나면 사제는 팔을 벌리고 본기도를 바칩니다.
로마제국에서 313년 그리스도교가 공인되기까지 많은 신자들이 박해를 피해 지하묘지로 숨어들었습니다. 신자들은 지하묘지의 벽에 구약의 인물이나 성인들이 ‘양팔을 벌리고 기도하는’ 오란테(Orante, 기도하는 자) 그림을 그렸습니다. 들어 올린 빈손은 내적인 비움을 의미하고, 그 비움을 초월적인 존재인 하느님으로 채우고자 하는 열망의 표현입니다.
기도하는 이는 하느님 앞에서 주먹을 펴고 빈손이 되어야 합니다. 자신의 자만심과 남을 해치려는 온갖 폭력적인 마음을 끊어버려야 하지요. 그리고 온전히 하느님을 향해 팔을 벌려야 합니다. 미사의 동작에 의미 없는 동작은 없습니다. 교부들은 사제의 이러한 자세를 십자가 위에서 팔을 펼치고 인류 구원을 위해 자신을 바치신 그리스도와 연결하기도 했습니다.
Q3 복음을 듣는 우리의 자세는 어떠해야 할까요?
가정과 사회에서 직위가 높은 사람이나 손위 어른이 등장하면 앉아 있던 사람들이 일어서며 존경을 드러냅니다. 교회는 전통적으로 복음에 특별한 존경을 표시해 왔습니다. 우리는 복음을 통해 ‘그리스도에 대해서 말하는 것’을 듣는 것이 아니라 ‘그분께서 직접 말씀하시는 것’을 듣습니다. 복음은 사제를 통해 봉독 되지만 그리스도께서 직접 현존하시며 말씀하십니다. 우리는 일어섬으로써 이러한 주님께 대한 존경과 환영의 마음을 드립니다.
또한, 말씀은 우리를 성장시킵니다. 아장아장 걷던 아이가 똑바로 선다는 것은 육체적 건강뿐 아니라 영혼의 성숙까지도 의미합니다. 말씀은 우리를 땅에서 일으켜 세우며 똑바로 서게 합니다. 더욱 주님 안에서 굳건하게 만들어 줍니다. 우리도 굳건하게 서서 복음을 들음으로써 말씀을 더욱 되새기며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증거합니다.
Q4 복음 봉독을 준비하는 과정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신랑을 맞이할 ‘등과 기름을 모두 가지고 있던 슬기로운 처녀들’(마태 25,1-4)처럼 말씀으로 오시는 주님을 맞이하기 위해서는 어떤 과정이 필요할까요? 복음 준비 기도, 행렬, 십자표시, 분향, 환호, 복음 후 기도 등이 있습니다. 복음을 봉독할 사제는 이사야 예언자처럼 ‘자신의 마음과 입술을 깨끗하게 해달라’(이사 6,7 참조)고 겸손되이 청합니다. 말씀으로 오시는 하느님께 촛불을 들고 나아가는 행렬은 로마 황제 행렬의 영향을 받은 것입니다. 왕 중의 왕이신 그리스도의 존귀함을 상징하지요. 촛불은 우리 삶의 어두움을 밝히시는 그리스도를 의미합니다.
말씀의 선포자는 독서대에 펼쳐진 복음서 앞에 섭니다. 합당한 선포에 걸맞은 사람이 되기를 갈망하며 복음서와 이마에 그리고 입술과 가슴에 작은 십자표시를 합니다. 분향은 말씀에서 흘러나오는 향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복음 봉독 전후의 인사와 환호는 신앙공동체에 활기를 주는 노래로 부르는 것이 좋겠지요. 복음 봉독 후 마지막으로 주례자는 ‘이 복음 말씀으로 저희 죄를 씻어 주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참고 문헌 「왜 저렇게 하지? 전례의 표징」 (김종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미사 전례」 (이홍기, 분도출판사) 「전례와 표징」 (P 폴 카스파, 성바오로출판사)
[나눔의 소공동체, 2017년 8월호, 도희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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