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감사기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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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7-11-16 | 조회수8,892 | 추천수0 | |
[겨자씨 한 알] 감사기도 (1)
Q1 감사기도의 첫 부분에 드리는 감사송은 어떤 의미와 내용일까요?
감사기도는 미사 거행 전체의 중심이며 정점을 이룹니다. 이 기도는 감사와 축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감사, 성령청원, 성찬제정과 축성문, 기념, 봉헌, 전구, 마침영광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78-79항 참조). 이렇게 중요한 감사기도를 시작하며 신앙공동체는 하느님의 현존과 예수 그리스도의 구원업적, 하느님의 영광을 찬양하는 감사송으로 먼저 기도합니다. 감사송은 라틴어로 ‘쁘레파시오(praefatio)’라고 하는데, 서언 혹은 서문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답니다. 가장 기본적인 감사송은 로마교회에서 바쳤던 기도문이며 전례시기와 축일에 따라 4가지 양식 중 한 가지를 선택하여 바칠 수 있습니다.
지상교회는 하늘의 만군과 더불어 주님께 영광의 찬미를 드리며, 성인들을 공경하고 그들과 일치하기를 희망합니다. 그러기에 감사송에서는 하늘나라의 천사들과 성인들도 함께 찬양하고 있습니다(「전례 헌장」 8항 참조). 감사송이 끝나면 공동체는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찬양하며 ‘온 누리의 주 하느님! 하늘과 땅에 가득 찬 그 영광!’이라고 고백합니다. 이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하늘과 땅, 그 안의 있는 우주 만물이 모두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냄을 의미하지요. 또한, ‘높은 데서 호산나’라는 찬양은 예수님께서 예루살렘에 입성하실 때 소리쳤던 군중들의 외침을 떠올리게 합니다(마태 21,9 참조). 이제 다시 예수님은 빵과 포도주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오시며 공동체는 이를 환영합니다.
Q2 사제는 성령청원축성기도에서 무엇을 청하나요?
사제는 성령청원 축성기도를 시작하며 만물의 창조와 성화가 삼위일체 하느님의 업적임을 뚜렷이 밝힙니다. 신자들은 성령청원축성기도(Epiclesis consecrationis)의 시작부터 영광송으로 감사기도가 끝날 때까지 무릎을 꿇기도 합니다. 이는 성체와 성혈로 우리에게 오시는 예수님께 대한 공동체의 흠숭입니다. 성령청원축성기도는 사제가 예물인 빵과 포도주 위로 손을 펴고 드리는데, 제대 위의 예물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축성되도록 하느님의 능력과 성령의 작용을 청하는 기도입니다. 이를 ‘에피클레시스(Epiclesis)’라고 하며 이름, 부름 등의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기도 후에 성찬 제정문이 이어집니다.
Q3 사제가 드리는 성찬 제정과 축성문에는 어떤 의미가 있나요?
미사는 예수님이 최후만찬에서 성체성사를 제정하시면서 하신 말씀과 동작을 ‘기념’(Anamnesis)하고 재현합니다. 성찬제정과 축성문은 바로 미사가 지향하고 있는 하느님의 구원업적의 절정을 보여줍니다. 사제는 빵과 포도주를 주님의 몸과 피로 축성하고 성부께 제물로 봉헌합니다. 사제는 “이는 내 몸이다. 이는 내 피의 잔이다”(1코린 11,23-25 참조)라고 말하며 예수님께서 직접 성찬을 거행하심을 알려줍니다. 사제는 축성된 성체와 성혈을 들어 올리고 교우들은 경배합니다. 비오 10세 교황(1835~1914년)도 성체를 보면서 토마스 사도처럼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이라고 고백하기를 권유했습니다. 사제도 성체와 성혈을 내려놓은 다음에는 허리를 깊이 숙여 성체성혈에 절하며 흠숭 드립니다.
Q4 성찬제정과 축성문 후에 드리는 ‘신앙의 신비여’는 무슨 뜻일까요?
과거부터 동·서방 교회는 성찬제정과 축성문 후에 성체성혈로 우리에게 오시는 주님께, 기도드리며 환호했습니다. 교회는 이러한 동·서방 관습을 존중하고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정신에 따라 교우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위해 ‘신앙의 신비여’라는 응답을 합니다. 주님이 빵과 포도주의 형상으로 현존하시며 주님의 죽음과 부활이 재현되었다는 사실은, 조용히 마음으로만 지나가기에는 너무 큰 사건이기 때문이지요. 이러한 거룩한 신비에 신자들도 어떤 모양으로든 참여하기를 원합니다. 신자들은 이 환호를 통해 방금 실현된 구원의 신비를 믿고 고백하며 선포하기로 다짐합니다. 기념 환호의 양식은 세 가지인데 그 내용은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에 대한 신앙고백과 구원의 간청입니다.
참고 문헌 「왜 저렇게 하지? 전례의 표징」 (김종수,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미사 전례」 (이홍기, 분도출판사) 「미사참례 하는 사람들의 일상 살기」(도미니그라시 · 조파프로키 공저, 가톨릭출판사)
[나눔의 소공동체, 2017년 11월호, 도희주 기자]
[겨자씨 한 알] 감사기도 (2)
Q1 기념기도와 봉헌기도의 의미는 무엇일까요?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주는 내 몸이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예수님은 성찬을 제정하신 후, 이를 기념하고 행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의 말씀을 따라 교회는 예수님의 구원업적인 수난과 부활을 찬미하며 기념합니다. 초대교회는 성찬을 단지 주님수난의 기념제로만 보지 않고 영광스러운 승리의 기념제로도 보았답니다. 치쁘리아노 성인(200~258년)도 성찬을 “주님의 부활행사”라고 표현하였지요.
교회도 하느님이 주신 가장 깨끗하고 거룩한 제물인 성체와 성혈을 기념하며 교우들도 하느님과 이웃에게 자신을 아낌없이 바치는 것을 배우기를 바랍니다. 교회는 거룩한 제물을 봉헌하지만 자신의 부당함을 절감하기에, 구약의 대표적인 제사인 아벨과 아브라함과 멜키체덱의 제사를 떠올리며 하느님의 자비를 청합니다. ‘거룩한 천사의 손으로 이 제물이 존엄한 천상제단에 오르게 하소서’(감사기도 1양식 중)라는 봉헌기도 구절은 요한 묵시록 8장 3-5절에 나오는 환시를 연상시킵니다. 환시는 천상 제단에서 천사가 향을 피울 때 그 연기가 신자들의 기도와 함께 하느님 앞으로 올라가게 해달라는 간절한 기원을 담고 있습니다.
Q2 영성체 전 신자들의 일치를 기원하는 성령청원기도는 왜 바치나요?
예수님께서 신자들에게 당신의 성체와 성혈을 주시는 이유는 이를 먹고 마심으로써 하느님과 사람이 한 마음 한 몸을 이루고, 사람과 사람이 한 마음 한 몸을 이루고자 함입니다. 이를 통해 당신이 이룩하신 구원에 신자들이 참여하도록 초대하고 계십니다. 이러한 친교와 구원이 이루어지려면 일치의 원천이신 성령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교회는 참된 일치가 이루어지는 영성체 전에 일치를 청하는 성령청원기도를 드리며 영성체를 준비합니다. 「전례 헌장」 47항은 예수님께서 제정하신 성찬 희생제사의 깊은 뜻을 잘 알려주고 있습니다. “이 제사는 자비의 제사이고 일치의 표징이고 사랑의 끈이며 마음을 은총으로 가득 채우고 미래 영광의 보증을 받는 파스카의 잔치다.”
Q3 예물 축성 후에 드리는 전구기도는 누구를 위한 기도일까요?
전구기도(Intercessiones)는 다른 살아있는 사람이나 죽은 사람을 위하여 하느님의 자비를 빌어주는 기도입니다. 전구기도는 유대교의 ‘베라카’(축복을 뜻하는 말로, 감사의 찬양기도문)에서 유래했습니다. 이 기도는 가톨릭 교회가 만민을 위한 보편교회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 기도에는 교회와 그 모든 구성원, 미사에 참여한 공동체와 참여하지 못한 사람들, 죽은 교우들과 다른 모든 죽은 사람들까지 포함됩니다. 교회가 단지 세례 받은 신자들만을 위한 닫힌 공동체가 아님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제일 먼저, 교회를 위해 기도합니다. 교회와 교황, 주교와 성직자와 더불어, 하느님 백성이 사랑의 교회를 이루게 해 달라고 청합니다. 이어서 죽은 이를 위한 기도, 미사 참여자를 위한 기도를 합니다. 그 다음 성인들을 기념하며 드리는 기도에서 특별히 복되신 동정마리아와 베필이신 성요셉(이번 대림 제1주일부터 새롭게 추가됩니다)과 사도들을 언급하지요. 이들은 주님의 사랑을 받는 대표적인 인물들이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이미 천상의 상속을 받은 사람들과 함께 기도하는 이들도 천상의 상속자가 되게 해 달라고 간구합니다.
Q4 감사기도의 가장 마지막 순서인 마침영광송은 어떠한 의미를 지니나요?
최후 만찬의 재현이며 미사 전체의 정점을 이루는 감사기도는 감사와 축성의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이렇게 중요한 감사기도를 마무리하면서 교회는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과 하나 되어’ 영광을 드립니다. 영광송은 공적으로 하느님의 영광을 선포하거나 찬양하는 기도나 노래양식을 말합니다. 주요 기도를 영광송을 마무리하는 것은 이미 구약시대의 기도에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특히 시편의 마지막 150장은 장 전체가 영광송으로 이루어져 있답니다. 이러한 전통은 초대교회에도 그대로 이어져 신약성서의 편지나 요한묵시록에도 시작과 끝 부분에 영광송이 나타나곤 합니다. 마침 영광송은 가장 오래된 영광송 가운데 하나이며 천주 성삼영광송으로 끝을 맺습니다. 실제로 감사기도를 통하여 재현한 그리스도의 구원업적은 성부께 드리는 최대의 영광이기에 신자들은 ‘아멘(Amen, 진실로 그렇습니다)’이라는 큰 소리로 응답하며 동의합니다.
참고 문헌 「미사 전례」 (이홍기, 분도출판사)
[나눔의 소공동체, 2017년 12월호, 도희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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