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전례 안에서 선포되는 하느님 말씀: 미사 독서와 복음집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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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7-11-28 | 조회수6,653 | 추천수0 | |
전례 안에서 선포되는 하느님 말씀 - 「미사 독서」와 「복음집」
“하느님 말씀에 근본적인 토대를 두고 하느님 말씀에서 힘은 얻은 전례 거행은 그 자체로 하나의 새로운 사건이 된다”(「독서 목록 지침」, 머리말 3항).
우리말 새 「로마 미사 경본」과 함께 발간되는 「미사 독서」와 「복음집」은 전례 안에서 선포되는 하느님의 말씀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특별히 존중받아야 한다. 이 전례서들은 봉사자, 행위, 장소, 다른 요소들과 어울려서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께서 현존하신다는 의식을 불러일으키는 탁월한 표지이기 때문이다(「미사 독서 목록 지침」, 35항). 교회는 특히 「복음집」을 「미사 독서」와 구분하여 아름답게 장식함으로써 특별한 공경을 표현해 왔다. 입맞춤과 분향, 높이 들어 올림 또는 촛불과 향로를 든 행렬처럼 미사 거행에서 「복음집」에 공경을 드리는 모든 행위가 이에 해당한다. 주일이나 대축일을 비롯하여 특별한 상황이나 필요에 따라서 드리는 여러 기원(신심) 미사에서 「복음집」을 사용할 수 있다.
말씀 전례에서 선포되는 말씀은 살아있는 하느님의 말씀이다. 그렇기 때문에 누가 선포하든지 봉독 후에 “주님의 말씀입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전례를 거행하는 공동체 안에 현존하시는 주님께서 친히 말씀하시는 것이라면 우리는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을까? 개인적인 묵상을 위해 성경을 읽을 수 있지만 전례 거행 동안에는 선포되는 말씀을 듣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이다. 따라서 말씀의 선포 행위에 상응하는 경청(들음)과 침묵의 자세를 소홀히 여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할 것이다.
우리말 새 전례서들의 마련과 함께 각 공동체 안에서의 전례 거행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 계기가 주어지길 희망해 본다. 이를 위해 또한 각 전례서에 실린 지침의 내용들을 잘 살펴보길 바란다. 이 지침들은 전례 안에서 드러나야 할 본질적인 아름다움, 곧 하느님의 신비에 신앙 공동체를 능동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한 올바른 거행 방식과 깊은 관련이 있다. 우리는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의 다음과 같은 내용이 얼마나 자주 소홀히 다루어져 왔는지 성찰해 볼 필요가 있다.
“사제는 미사를 준비할 때 자신의 취향보다는 하느님 백성의 영적 공동선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 미사의 선택 부분들을 고를 때도 미사 거행 중에 특정 임무를 수행할 사람들과 협의하고 또한 신자들에게 직접 관련되는 부분은 그들과도 협의해야 한다. 미사의 각 부분은 다양하게 선택될 수 있으므로, 미사 거행에 앞서 부제, 독서자, 시편 담당자, 선창자, 해설자, 성가대는 각자 자기와 관련된 부분에서 쓰이는 본물을 잘 알고 있어야 하며 결코 어떠한 것도 즉흥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362항).
지침은 미사 거행을 위한 준비가 지닌 중요성을 분명히 말해주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준비란 마치 어떤 공연을 다루듯이 예식 진행의 효율성과 완벽함의 요구에 응답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전례는 결코 어떤 완벽한 작품이나 공연을 만들어내기 위한 인간의 생산적인 활동처럼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그렇게 될 때 전례 거행은 어떤 기쁨이나 감동도 체험할 수 없는 노동 행위로 전락해 버리고 만다. 각 예식의 조화로운 준비와 실행은 성찬례에 참여하는 신자들의 마음을 잘 준비하도록 도와주기 위한 것이다. 잘 준비된 미사 전례는 거행되는 신비에 신자들의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을 허락하고 그 안에서 활동하시는 하느님의 행위에 전적으로 자신의 내어맡기도록 준비시킨다. 이것이 바로 미사 준비의 목적으로서 제시된 ‘하느님 백성의 영적 공동선’이 뜻하는 바일 것이다.
[2017년 11월 26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인천주보 4면, 김기태 사도요한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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