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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축일]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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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8-02-13 조회수6,361 추천수0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2월 11일)

 

 

† 찬미예수님,

 

주님께서 주시는 평화와 그분의 선하심이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한국 성 막시밀리아노 콜베 관구의 동반자이신 여러분 모두와 함께하시기를 빕니다.

 

1854년은 성모님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 중 가장 아름다운 진리가 선포된 해입니다. 12월 8일 교황 비오 9세를 통해 원죄 없는 잉태 교의가 선포되었습니다.

 

4년 후 프랑스의 루르드에서 성모님께서는 베르나데트 수비루에게 나타나셔서 “나는 원죄 없는 잉태다(Immaculata Conceptio)”라고 말씀하셨습니다.

 

1년 중 성모님과 관련된 축일과 기념일은 총 16번 있습니다. 그중 루르드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은 의무는 아니지만, 성모님 발현 중 처음으로 교회의 전례력에 들어왔습니다. 두 번째는 5월 13일 파티마의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1858년 2월 11일부터 7월 16일 사이에 프랑스의 시골인 루르드에 성모님께서 성녀 베르나데트 수비루(Bernadette Soubirous, 1844~1879)에게 총 18번 발현하셨습니다. 당시 14살의 가난한 소녀였던 베르나데트 수비루는 첫영성체도 하지 않았는데, 여동생과 친구와 같이 땔나무를 모으던 중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마사비엘 동굴까지 가게 되었다가 정체불명의 '부인'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 부인은 “발끝까지 내려온 하얀 드레스에 하늘색 허리띠를 두르고, 하얀 베일로 머리와 어깨를 덮었으며, 팔에는 묵주를 두르고 있고 발아래에는 노란 장미가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베르나데트는 발현하신 분이 성모님인지 몰라 ‘귀부인’이라고만 말해서 본당신부는 그 부인의 이름을 계속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3월 25일 열여섯 번째 발현 시, 당신의 이름을 묻는 베르나데트에게 성모님께서는 “나는 원죄 없는 잉태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페이라말(Peyramale) 본당신부는 이 말을 전해 듣고 의심이 풀리기 시작했습니다. 왜냐하면, 그 순박한 소녀가 ‘성모의 원죄 없는 잉태’라는 어려운 말을 지어낼 수는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습니다.

 

1858년 11월 17일에 루르드에 대한 조사위원회가 발족하였고, 결국 1860년 1월 18일, 루르드가 속해 있는 타르브 교구의 로랑스 주교는 "동정 마리아께서는 참으로 베르나데트 수비루에게 나타나셨다"라고 발표하였습니다.

 

베르나데트 수비루는 사후 54년이 지난 1933년 12월 8일 교황 비오 11세에 의해 시성되었으며, 오래도록 시신이 전혀 부패하지 않은 것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루르드하면 보통 기적수로 유명하지만, 이는 교회에서 발현이 인정되는 데 큰 역할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루르드 발현이 중요한 것은 원죄 없는 잉태 교의를 뒷받침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발현은 신앙의 의무가 없습니다. 성체성사는 믿지 않으면 가톨릭 신자가 아닙니다. 그러나 발현을 믿지 않았다고 해서 신자의 자격이 박탈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발현 승인은 교황청이 아닌 지역 주교에게 맡겨져 있으며, 승인은 교회의 진리와 위배되지 않으니 받아들여도 된다는 뜻이지 믿어야 한다는 강제성을 띠고 있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그리스도교 신앙은 세례성사를 통해 이미 구원받은 영원한 생명을 보존하는 것이지, 신기한 현상에 달린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어떤 발현보다도 어떤 기적보다도 매일의 미사성제에서 우리에게 오시는 예수님의 몸, 성체가 우리 구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합니다.

 

이는 성모님 본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성모님에 관한 영예가 성모님 자신이 아닌 예수 그리스도님으로 인한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성모님께 드리는 모든 공경이 결국 예수님께, 더 나아가 하느님께 향하는 것임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성모님 공경은 삼위일체께서 기뻐하시는 일입니다. 왜냐하면 마리아 원죄 없으신 잉태께서는 성부의 가장 사랑하시는 딸이요, 성자의 어머니요, 성령의 정배이시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루르드의 발현 역시 중요합니다. 성모님께서 자신을 “원죄 없는 잉태”라고 밝히셨기 때문입니다. 성모님은 천사나 하와와 달리 하느님 뜻을 이루셨습니다.

 

첫 번째 하와는 아담으로부터 나왔고, 아담과 함께 인류에게 죄와 죽음을 가져왔습니다. 그러나 새 아담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새 하와이신 성모님께로부터 탄생하셨으며, 십자가의 죽음과 부활로써 생명을 가져다주셨습니다. 성모님께서는 구원사업의 동반자셨으며, 세상 끝날까지 예수님과 함께하십니다. 예수님께서 다시 오실 때도 성모님을 통해, 성모님과 함께 오실 것입니다.

 

새 하와이시며 궁극의 피조물, 주님의 최고 걸작품이신 ‘원죄 없으신’ 동정 마리아님. 바로 이분이 우리의 구원자 성자 예수님의 어머니,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이십니다.

 

성체성사와 성모님. 실로 어떤 희생을 치르고서라도 결코 포기할 수 없는 가톨릭의 보물이며, 교회를 지탱하는 두 기둥입니다. 이를 쉽게 잊어버리지 않도록 예수님과 늘 함께하시는 우리 참 어머니 마리아 원죄 없으신 잉태와 함께 주님께 나아갑시다.

 

“나는 너와 그 여자 사이에, 네 후손과 그 여자의 후손 사이에 적개심을 일으키리니, 여자의 후손은 너의 머리에 상처를 입히고, 너는 그의 발꿈치에 상처를 입히리라.”(창세 3,15)

 

[성모기사, 2018년 2월호, 구원모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신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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