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한국 천주교회에서 보기 드문 세례대, 어디에 쓰이는 걸까?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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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02-25 | 조회수7,650 | 추천수0 | |
[가톨릭 인포] 한국 천주교회에서 보기 드문 세례대, 어디에 쓰이는 걸까?
- 세례성사 공간은 ① 성찬례 전례의 흐름을 차단하지 않는 자리 ② 제단과 구분되고 회중석에서 잘 보이는 곳 ③ 세례의 품위를 고려해 제작해 꾸며야 함 ④ 우리를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구원한 표징을 드러내야 함. (교황청 「전례헌장의 실행에 관한 훈령」)
세례성사는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이다. 주님의 은총과 성사의 효력은 변함없겠지만, 어느 장소에서 예식을 어떻게 행하느냐에 따라 감흥과 다짐은 다르다. 스테인리스 주전자에 담긴 세례수를 이마에 붓고, 성령께서 내리시기를 간청하며 이마에 방금 바른 성유를 솜이나 휴지로 즉시 닦아 버리는 세례식에서 세례받는 이는 정말 다시 태어났음을 느낄 수 있을까? 성당 안에서의 세례 공간에 대해 알아본다.
1. 세례 공간
세례성사는 그리스도교 입문 성사.
세례성사 공간은 성체성사와 미사를 거행하는 제대와 제단 다음으로 성당 안에서 고려해야 할 자리.
세례대는 1) 성찬례 전례의 흐름을 차단하지 않는 자리를 선택 2) 제단과 구분되고 회중석에서 잘 보이는 적합한 자리에 3) 세례의 품위를 고려해 제작해 꾸미고 4) 우리를 죽음에서 영원한 생명으로 구원한 표징을 드러내야 한다.(교황청 「전례헌장의 실행에 관한 훈령」)
세례 공간은 일반적으로 성당 문을 들어선 첫 공간에 전통적으로 자리함.
예비신자들은 이곳에서 세례를 받은 후 성당 안으로 들어가 성찬례에 참여할 수 있었음. 또 세례받은 이에게는 그리스도인으로 다시 태어났음을 기억하게 함.
2. 세례반
침수를 할 수 있도록 성당 바닥을 욕조처럼 만들어 놓은 것으로 일반적으로 정방형 십자가 모양. 세례반으로도 부름.
소아시아 교회를 중심으로 발전. 어른과 유아용으로 구분. 어른을 위한 세례반은 바닥보다 낮게 하고, 유아용은 바닥보다 높게 해 세례성사 주례자가 쉽게 예식을 거행할 수 있도록 함.
예비신자가 정방형 십자가 모양의 세례반 가운데 들어가 무릎을 꿇고 앉으면 사제가 머리에 물을 부으며 세례 예식을 행함.
주로 샘에서 자연수를 끌어와 세례수로 축복해 사용.
3. 세례대
세례수를 담아 보관해두는 받침이 있는 큰 그릇. 성세대라고도 함.
유아 세례가 보편화되면서 발전하기 시작함. 아기의 몸이 물에 잠길 정도의 깊이로 만듦. 또는 주례자가 세례받는 이의 이마에 세례수를 부으면 세례대 안으로 흘러내리게 설치.
세례대와 세례반에는 별도의 배수관을 만들어 일반 물과 섞이지 않고 땅속으로 스며들게 함.
4. 세례성사 전례 및 세례 공간의 변천
주님 - 요르단 강에서 요한 세례자에게 세례를 받으시고, 부활하신 후 사도들에게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라”(마태 28,19)는 사명을 주심.
사도 시대 - 주님께 대한 신앙 고백과 안수를 통한 물과 성령의 세례로 진행. 박해 시대여서 세례 공간이 별도로 없었음. 주님께서 요르단 강에서 요한 세례자에게 세례를 받으신 것을 재현해 흐르는 물에 몸을 담그는 침수 형태로 세례 예식을 거행.
2~3세기 초대 교회- 그리스도교 입문 예식이 등장. 후보자 소개와 심사, 3년간 교리교육, 예비신자 중에서 세례 후보자 선발, 파스카 성야 때 세례성사 거행, 세례자 대상으로 주교가 교육.
313년 이후 고대 교회 - 밀라노 칙령으로 신앙의 자유를 얻은 후 지상 교회가 세워짐. 세례성사의 중요성을 드러내기 위해 노천 세례반과 세례당을 지음. 사순시기에 수련식, 신경과 주님의 기도 수여, 세례 수락 예식 도입.
7세기 이후 중세 교회 - 유럽 사회의 그리스도교화로 어른 입교가 줄고 유아 세례가 보편화됨. 세례반 대신 세례대 설치가 확산.
20세기 제2차 바티칸공의회 - 예비신자 기간과 단계 복구, 어른 세례 및 유아 세례 예식 개정.
- 피렌체 성 요한 세례당.
5. 세례당이 주로 팔각형인 이유
그리스도교에서 숫자 ‘8’은 ‘새로운 출발’을 의미.
대홍수 이후 노아의 방주에서 구원을 받은 사람은 8명뿐.(창세 3,20)
이새의 여덟째 막내아들인 다윗이 이스라엘 왕으로 기름 부음 받음.(1사무 16,5-13)
예수님께서는 여덟 가지 참행복(마태 5,3-10)을 선포하셨고, 한 주간의 여드레째 날인 주일 아침에 부활하심.
‘8’은 또한 우주의 네 원소(땅, 물, 불, 공기)와 사추덕(정의, 용기, 절제, 예지)을 더한 수로 우주와 인간의 조화를 뜻함.
그래서 교회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새 출발, 하느님 나라로의 입문을, 우주와 인간의 조화를 상징해 팔각형으로 지음.
최초의 세례당은 5세기에 지어진 로마 요한 라테라노대성당 세례당. 콘스탄티누스 대제가 이 세례당에서 세례성사를 받았다고 함.
[가톨릭평화신문, 2018년 2월 25일, 리길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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