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주님 만찬으로의 초대22: 말씀 전례의 요소 - 복음 환호송과 복음 봉독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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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8-11-13 | 조회수6,305 | 추천수0 | |
[주님 만찬으로의 초대] (22) ‘말씀 전례의 요소 : 복음 환호송과 복음 봉독’ “주님 말씀하소서, 저희가 듣나이다”
“복음 봉독은 말씀 전례의 정점이다. 전례에서는 다른 독서에 견주어 특별한 영예의 표시로 복음에 가장 큰 경의를 드리라고 가르친다. 그래서 복음 선포를 하도록 정해진 봉사자는 축복을 받거나 기도를 바치며 복음 선포를 준비하고, 신자들은 환호함으로써 그리스도께서 거기에 현존하시며 자신들에게 말씀하신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고백한다. 그리고 복음은 서서 듣는다. 아울러 「복음집」에도 경의를 표시한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60항)
알렐루야 : “주님을 찬미하여라!”
복음 봉독 전에 신자들은 모두 일어나 “그 자체로 하나의 예식 또는 전례 행위”를 이루는 복음 환호송, 곧 ‘알렐루야’나 전례 시기에 따라 복음 전 노래를 부른다. 이 환호와 노래로써 신자들은 복음에서 자신들에게 말씀하실 주님을 환영하고 찬양하며 그분에 대한 믿음을 고백한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62항 참조)
옛 로마 전례에서 ‘알렐루야’는 주님 부활의 기쁨을 표현하는 노래로서 처음에는 부활 주일 미사에서만 불리다가 부활 시기 전체로 확산되었다. 성 아우구스티노는 ‘알렐루야’를 부르는 특별한 날인 부활 시기의 관습에 대해 다음과 같은 증언을 남겼다.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서 어떤 특정한 시기에 알렐루야를 장엄하게 노래하는 것은 우리의 관습입니다. 특정한 날들에 알렐루야를 노래한다는 사실은 깊은 신비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특정한 날에 알렐루야를 노래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매일 알렐루야를 생각합니다. 실상 이 말로써 하느님 찬미를 의미하는 것이라면, 비록 육신의 입은 아니더라도 마음의 입에서만은 확실히 ‘내 입에 늘 그분에 대한 찬양이 있을 것입니다.’(시편 33,2)”(「시편 강해」 106,1)
대 그레고리오 교황 이후로 사순 시기를 제외한 한해의 모든 주일과 성인들의 축일에까지 알렐루야가 노래로 불리면서 차츰 모든 미사 전례 안에 자리 잡게 되었다.
오늘날 사순 시기 시작부터 파스카 성야 전까지 ‘알렐루야’를 노래하지 않는 것은 본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승리에 대한 찬미와 기쁨을 드러내기 위한 환호로서 도입되었던 이 노래의 파스카적 성격 때문이다. 사순 시기에는 복음 전 노래를 할 때 알렐루야 대신에 “그리스도님, 찬미와 영광 받으소서”, “말씀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와 같은 환호 가운데 선택하여 사용한다.
복음, 그리스도의 기쁜 소식
말씀 전례의 정점인 복음 선포의 중요성은 미사의 입당 행렬 때에 제대 위에 올려놓은 「복음집」을 부제나 사제가 촛불과 향로를 앞세우고 다른 공경의 표지와 함께 독서대로 가져가는 행렬에서도 잘 드러난다. 모든 신자들이 일어서서 맞이하는 이 행렬 자체가 그리스도의 오심, 곧 당신 이름으로 교회에 부르신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시려고 오시는 그리스도를 상징하기 때문이다. 교우들의 환호와 함께 촛불과 향 연기는 복음 선포가 말씀이시요 빛이신 그리스도 현현의 빛나는 순간이자 우리 가운데 그리스도께서 오시는 순간임을 드러내 보여준다. 복음을 통해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분은 그리스도이시다. 그래서 복음 선포는 성품을 받은 직무자에게 맡겨져 있고 다른 독서들보다 더 장엄한 형태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전례 전통에 따라 부제는 말씀 전례에서 복음을 선포하는 일을 맡는다. 말씀의 봉사자인 부제는 복음을 선포하러 가기 전에 주례자에게 축복을 청하는데, 이때 사제는 다음과 같이 조용히 말하며 축복한다. “주님께서 그대의 마음과 입술에 머무시어 그대가 복음을 합당하고 충실하게 선포하기를 빕니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부제는 십자 성호를 그으며 “아멘”하고 응답한다. 부제가 없으면 사제는 손을 모으고 제대에서 허리를 굽히고 속으로 “전능하신 하느님, 제 마음과 입술을 깨끗하게 하시어 합당하게 주님의 복음을 선포하게 하소서”라고 말하며 기도한다. 이러한 예식 행위와 기도는 부제나 사제 자신의 입을 통해 선포될 복음이 일상의 말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몸소 당신 백성에게 하시는 말씀임을 인식하도록 해준다.
복음 선포에 앞서 복음 선포자와 인사를 나눈 다음에 신자 모두가 “주님, 영광 받으소서”라고 말하며 이마와 입술과 가슴에 하는 십자 표시는 기쁜 소식 그 자체인 그리스도를 온전히 우리 안에 맞이하기 위한 상징적인 동작이라 할 수 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서 지니셨던 바로 그 마음을 여러분 안에 간직하십시오.”(필리 2,5) 바오로 사도의 권고처럼 주님의 말씀을 잘 간직하여 그분의 마음과 하나 될 때 비로소 우리는 그리스도의 복음에 합당한 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예수님과 관련된 “모든 일을 마음속에 간직하셨던”(루카 2,51 참조) 성모님의 모습을 따라서 작은 십자 표시를 할 때마다 복음 말씀을 잘 이해하고 선포하며 마음에 간직할 수 있는 은혜를 주님께 청하자. 또한 선포될 그리스도의 말씀이 우리 정신을 밝혀 주시고 하느님을 찬미하도록 우리 입술을 열어 주시며 우리 마음을 깨끗하게 하여 주시기를 기도드리자.
* 김기태 신부(인천가대 전례학 교수) - 인천교구 소속으로 2000년 1월 사제품을 받았다. 교황청립 성 안셀모 대학에서 전례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주교회의 전례위원회 총무로 활동 중이다.
[가톨릭신문, 2018년 11월 11일, 김기태 신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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