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사순부활] 사순 특집: 회개와 보속 실천하며 주님 부활의 영광 준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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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9-03-03 | 조회수7,317 | 추천수0 | |
[사순 특집] 회개와 보속 실천하며 주님 부활의 영광 준비
재의 수요일인 6일부터는 교회 전례력으로 사순시기가 시작된다.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회개와 보속을 통해 주님 부활의 영광을 준비하는 때이다. 신자들이 사순시기를 더욱 잘 이해하고 합당한 생활로 뜻깊게 지내도록 사순시기의 유래와 의미, 전례, 생활 자세 등에 대해 알아본다.
사순시기 의미
사순시기는 주님 부활의 영광을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도록 마련됐다. 교회가 사순시기를 지내는 것은 예수님의 생애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부활하시기 전 성부 하느님 뜻을 따르기 위해 수난과 죽음을 겪으셨지만, 이 때문에 부활하셨으며, 하늘에 올라 성부 오른편에 앉는 영광을 받으셨다. 그리스도를 따르는 하느님의 자녀인 우리도 삶 안에서 주님 수난에 동참하기 위해 사순시기를 지내는 것이다.
사순시기는 또한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전례헌장」(제109항)이 규정하고 있듯이 “파스카 신비의 경축을 준비”하는 시기다. 주님의 고통과 죽음을 마냥 슬퍼하는 시기가 아니라, 주님 부활을 준비하기 위해 예수님의 고통과 죽음의 신비를 묵상하는 시기이다.
사순시기 전례
사순시기에는 그리스도의 수난에 적극 동참한다는 뜻에서 전례 중 기쁨을 상징하는 요소인 대영광송과 알렐루야를 하지 않는다. 사제의 제의도 회개와 속죄를 상징하는 보라색(자색)으로 바뀐다. 그러나 사순 제4주일에는 부활의 기쁨을 미리 맛본다는 의미에서 장미색 제의를 입기도 한다.
미사 전례 독서와 복음은 회개와 세례성사를 두축으로 예수 부활을 준비하는 시기로서의 주제를 드러낸다. 교회는 신자들이 그리스도의 수난의 신비를 깊이 깨달을 수 있도록 ‘십자가의 길’ 기도를 자주 바칠 것을 권고하며, 주님 수난 성지 주일로 시작하는 성주간에는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묵상하는 가장 거룩하고 뜻깊은 기간으로 보내도록 초대하고 있다. 또한, 사순절은 고해성사를 위한 가장 알맞은 시기다. 사순과 대림시기에 의무로 받는 고해성사는 신자로서 쌓은 공로를 헤아려 판별한다는 뜻으로 ‘판공(判功)’ 성사라고도 한다.
사순시기 유래
「가톨릭 대사전」에 따르면, 사순이 언제 어떻게 생긴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초대 교회 때부터 그리스도인들은 주님 부활 대축일을 앞두고 참회의 시기를 지켰다. 325년 니케아 공의회 기록에 사순시기 기간이 40일이라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니케아 공의회 또는 그 이전에 사순시기 기간이 정해졌을 것으로 짐작한다.
4세기 말 로마 교회가 부활 전 40일을 부활 준비기간으로 정했는데, 여기서 ‘40일’ 동안의 기간을 의미하는 ‘사순절’이라는 말이 나온 것으로 본다.
사순시기는 40일?
사순시기는 보통 주님 부활 대축일(올해는 4월 21일)을 맞이하기 위한 회개와 보속을 행하는 40일의 기간으로 알고 있다. 예전에는 재의 수요일부터 성토요일까지를 사순시기로 지냈다. 이 기간에서 주일을 제외하면 정확히 40일이 된다. 주일은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는 날이기에 사순시기에서 제외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성주간 목요일 주님 만찬 미사부터 부활 대축일까지를 파스카 성삼일이라고 해서 사순시기와 분리해서 지내므로 재의 수요일부터 성주간 목요일까지의 기간에 주일을 빼면 40일이 되지 않는다. 따라서 사순시기의 40일은 글자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는 영성적인 의미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40’이라는 숫자는 하느님을 만나기 전에 또는 하느님의 백성으로 태어나기 위해 거치는 정화의 준비 기간을 상징한다. 성경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하느님과 단절된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참회와 속죄로써 자신을 정화할 때 ‘40’이라는 숫자가 종종 등장한다. 노아 홍수로 새 세상을 준비할 때 40일간 비가 내렸고,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기 전에 40년간 광야를 헤맸으며, 모세는 십계명을 받기 전 40일간 단식했다. 예수께서 공생활 전에 40일간 광야에서 단식하신 것도 대표적인 예다.
재의 수요일
사순시기 전례는 재의 수요일, 이마에 재를 받는 예식으로 시작된다.
재의 수요일이 되면 각 본당에서는 성지(聖枝)를 태워 만든 재를 축복하고 이를 신자들 머리 위에 얹거나 이마에 십자 모양으로 바른다. 이때 사제는 “사람은 흙에서 왔으니 흙으로 돌아갈 것을 생각하십시오.” (창세 3,19 참조) 혹은 “회개하고 복음을 믿어라”(마르 1,15)라고 말하는데, 이처럼 재는 우리가 어디에서 왔는지 기억하게 하고 참회와 슬픔을 느끼도록 한다. 구약성경에서도 재는 허무와 애통, 속죄를 상징한다.
단식과 금육
교회는 사순시기에 주님의 수난과 죽음을 자주 묵상하고, 탐욕과 이기심에서 벗어나 회개와 보속, 봉사를 권고하면서 재의 수요일과 예수님께서 수난받으시고 돌아가신 성금요일에 단식(금식)과 금육을 하도록 가르친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는 ‘모든 신자는 인류 구원을 위한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하고, 자신들과 이웃들의 각종 죄악을 보속하는 정신으로 금식재와 금육재를 지켜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제136조) 또한 ‘재의 수요일과 성금요일에는 금식재와 금육재를 함께 지켜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단식은 만 18세부터 60세 전날까지, 금육은 만 14세부터 죽을 때까지 모든 신자가 지켜야 한다. 단식과 금육은 절제와 극기로 그리스도의 수난에 동참한다는 뜻도 있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단식과 금육으로 절약한 것을 가난한 이웃과 함께 나누는 사랑의 실천이다.
“우리는 하느님의 상속자입니다. 그리스도와 더불어 공동 상속자인 것입니다. 다만 그리스도와 함께 영광을 누리려면 그분과 함께 고난을 받아야 합니다”(로마 8,17)라는 성경 구절은 사순시기가 단순히 고통을 감내하는 기간이 아니라 신앙을 쇄신하고 실천함으로써 주님 부활 대축일을 뜻깊게 맞이할 준비를 하는 기간임을 보여준다.
사순시기 생활 자세
사순시기의 보속과 희생은 개인적인 차원에만 머물러서는 안 되고 “외적이고 사회적”(「전례헌장」제110항)이어야 한다. 진정한 회개와 보속의 삶은 개인적인 절제와 희생뿐 아니라 이를 통해 모아진 결실을 어려운 이웃과 함께 나누는 외적 실천이 동반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일상생활 속에서 사랑과 봉사와 선행을 실천하는 사순시기가 되어야 한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3월 3일, 윤재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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