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축일] 성모 승천 대축일 기원과 의미 살펴보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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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9-08-11 | 조회수6,331 | 추천수0 | |
성모 승천 대축일(8월 15일) 기원과 의미 살펴보기 성모님 하늘로 불려 올라가셨네, 우리의 천상 행복도 알려주시네
- 로마 성 바오로 대성전 성모 승천 경당에 있는 모자이크화. 구름 아래 성모님이 계시던 석관에는 꽃이 가득하고 예수 그리스도께서 성모님께 천상 모후의 관을 씌워주고 계신다. 가톨릭평화신문 DB.
8월 15일은 우리 민족이 해방을 맞이한 ‘광복절’이자 성모 마리아께서 하늘로 불려 올라가심을 기념하는 ‘성모 승천 대축일’이다. 교회는 성모 승천 대축일을 의무 축일로 규정해 성모 마리아를 공경하는 여러 축일 가운데 가장 중요한 날로 보내고 있다. 이는 성모 마리아의 승천이 신앙인들에게 부활에 대한 신앙을 더욱 확고하게 심어주는 표지이기 때문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8월 15일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성모 승천 대축일 삼종기도에서 “성모님께서 하늘로 올라가신 것은 우리 삶의 종착지가 하느님 집임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만큼 성모 승천 대축일이 신앙인들에게 주는 의미는 크다. 성모 승천 대축일을 맞아 이 축일의 기원과 의미를 정리했다.
성모 승천 대축일의 기원
가톨릭교회는 성모 마리아의 신원을 △ 원죄 없이 잉태되신 분 △ 성령으로 인하여 구세주를 낳고 기른 ‘하느님의 어머니’ △ 평생 동정녀이신 분 △ 생을 마친 다음 영혼 육신이 하느님의 불림을 받아 승천하신 분 △ 예수 그리스도의 중재에 참여하고 하느님과 인간을 연결해주는 ‘인류의 중재자’로 고백한다.
성모 승천 대축일의 기원은 정확하게 알려진 것이 없다. 다만 4세기 무렵 안티오키아 교회에서 성모 마리아의 승천을 기념하는 축일이 시작됐다는 이야기만 전해진다. 현재와 같이 8월 15일이 대축일 날짜로 정해진 것은 5세기 초 무렵으로 추정된다. 이 시기 예루살렘에서는 8월 15일을 ‘하느님의 어머니의 날’로 제정해 기념했다. 이날에 맞춰 성모 승천 대축일 날짜가 정해졌다는 설이 유력하다.
성모 마리아가 죽지 않고 ‘승천’했다는 믿음은 사도 시대 때부터 교회 안에서 전승됐다. 물론 성경 어디에도 성모 승천에 대한 내용을 찾을 수 없다. 초세기 사도들의 전승을 모아 전하고 있는 2세기쯤의 외경에서는 ‘동정녀의 승천’ 또는 ‘마리아의 잠드심’에 대해 기록하고 있는데, 예수님께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 전에 어머니를 맡겼던(요한 19,26-27) 가장 사랑하던 제자인 요한 사도에게 직접 들은 것이라며 다음과 같이 전하고 있다.
“마리아는 죽음이 가까워졌음을 계시를 통해 아셨는데, 모든 사도가 기적적으로 그녀의 주위로 모여왔고, 예수님도 그녀의 임종을 돕기 위해 발현하셨다. 예수님께서는 어머니의 육신을 묻으라고 제자들에게 명령하고 영혼을 거두어 가셨다. 제자들이 성모님을 매장하려고 할 때 예수님은 다시 발현하셨고, 사도들이 그녀를 부활시켜 달라고 청하였다. 그러자 한 천사가 무덤을 열었고, 마리아는 무덤에서 나와 하늘로 승천하였다.”(「성모님의 영면」 중에서)
이처럼 초대 교회 시대부터 신자들에게 성모 마리아가 죽지 않고 승천했다는 믿음이 생기게 된 배경에는 성모 마리아에게 하느님의 어머니라는 특권이 있으며 거룩함과 충만한 은총을 지니고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 심순화 화가의 작품 ‘성모 승천’. 성모님께서 한복을 입고 승천하는 모습을 그렸다. 가톨릭평화신문 DB.
성모 승천 의미
성모 승천에 대한 믿음은 20세기에 들어서야 교회의 믿을 교리로 선포됐다. 비오 12세 교황은 1950년 회칙 「지극히 관대하신 하느님」을 통해 “원죄에 물들지 않고 평생 동정이셨던 하느님의 모친 마리아는 현세 생활을 마치신 후 육신과 영혼이 함께 하늘로 올라가 영광을 입었다”고 성모 승천 교리를 선포했다.
교회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원죄의 온갖 더러움에 물들지 않으시어 티 없이 깨끗하신 동정녀께서는 지상 생활의 여정을 마치시고 육신과 영혼이 하늘의 영광으로 올림을 받으시고, 주님께 천지의 모후로 들어 높여지시어, 군주들의 주님이시며(묵시 19,16 참조) 죄와 죽음에 대한 승리자이신 당신 아드님과 더욱 완전히 동화되셨다”(「교회헌장」 59항)고 밝히고 있다.
다만 예수 그리스도의 승천과 성모 마리아의 승천은 엄밀하게 구분해야 한다. 우리말로는 둘 다 ‘승천’으로 표현하지만, 라틴어로 살펴보면 그 차이가 분명히 드러난다. 라틴어에서 그리스도의 승천을 표현할 때 ‘상승, 오름, 올라감’을 뜻하는 ‘Ascensio’를 사용한다. 반면 성모 마리아의 승천은 ‘올림을 받음’이란 뜻을 지닌 ‘Assumptio’을 사용한다. 즉 그리스도의 승천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부활 후 육신과 영혼을 지닌 채 스스로 하늘로 오르셨음을 의미한다. 그러나 성모 승천은 성모 마리아가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늘로 들어 올려졌다는 의미를 지닌다.
교리상으로 ‘성모 승천’은 ‘우리도 성모님처럼 살면 하느님 나라로 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중요한 표지이다. 또한 ‘성모 승천’을 통해 신앙인들은 천상에서 하느님과 일치하며 영원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믿음을 더욱 굳건히 할 수 있다.
[가톨릭평화신문, 2019년 8월 11일, 장현민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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