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성모님께 드리는 봉헌과 의탁과 갈색 성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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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19-11-14 | 조회수5,861 | 추천수0 | |
[전례, 그 능동적 참여] 성모님께 드리는 봉헌과 의탁과 갈색 성의
성모님께 드리는 봉헌
성모신심 단체들은 하나같이 성모님께 자신을 봉헌해야 한다고 말하며 성모성월 행사에서도 성모님께 자신을 바치는 기도를 바치기도 한다. 이러한 신심 혹은 전례기도문의 출발점은 어디이고 과연 하느님이 아닌 성모님께 드리는 봉헌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올바른 것인가에 대해 알아보고자 한다.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는 ‘성모님께 드리는 봉헌’ 행위의 바탕이 되는 영성의 위대한 스승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신자들에게 그들이 세례 때에 한 약속에 따라 충실히 살 수 있기 위한 효과적인 수단으로 성모님의 손을 통하여 예수님께 자신을 봉헌하도록 제안하였다.”(요한 바오로 2세, 회칙 ‘구세주의 어머니’)
위와 같이 몽포르의 성 루도비꼬 마리아의 “성모님의 손을 통하여” 예수님께 자신을 봉헌한다는 목적의 실현은 레지오 마리애의 창설자 프랭크 더프에 의해 도입되었다. 레지오 마리애의 봉헌사열식인 아치에스(Acies)의 봉헌 정신은 바로 몽포르 성 루도비꼬의 정신이 그 뿌리인 것이다.
그리스도의 말씀에 비추어 보면(요한 19,25–27 참조), 봉헌 행위는 그리스도와 교회의 신비 안에서 성모님이 차지하는 고유한 역할과 복음에 대한 성모님의 증언이 갖는 보편적이고 전형적인 중요성, 성모님의 간구에 대한 믿음, 성모님 보호의 힘, 그리고 성모님께서 어머니로서 지니신 여러 가지 직분을 의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다. 성모님께서는 은총의 질서 안에서 당신 자녀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참된 어머니가 되시기 때문이다.
그러나 성모님께 드리는 ‘봉헌’ 이라는 단어는 오해의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있기에 우리의 올바른 이해가 필요한 것이다. 여기서 봉헌이라는 말은 하느님에게만 국한된 단어라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교황청은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답을 하고 있다. “‘성모님께 아이들을 봉헌한다’는 표현은 본래 아이들을 성모님의 보호에 맡기고 성모님의 어머니다운 축복을 요청한다는 뜻이다. 일부에서는 의탁이나 증여와 같은 다른 용어의 사용을 제안하기도 한다. 전례신학이 발전하면서 용어를 엄격하게 사용함에 따라 봉헌이라는 용어를 하느님께 드리는 전적이고 영속적인 자기증여에만 사용하자는 제안도 있다. 이러한 자기 증여는 교회의 개입으로 보장받으며, 세례성사와 견진성사를 바탕으로 삼는다.”(대중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 204항)
신자들은 위와 같이 복되신 동정마리아에 대한 봉헌 행위에 관하여 철저히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러한 행위는 장엄하고 영속적인 행위인 것 같은 인상을 줄 수 있으나 실제로는 ‘하느님께 드리는 봉헌’의 또 다른 형태일 따름이다. 이는 일시적인 감정이 아니라 은총의 작용과 관련하여 자유롭고 개별적으로 성숙하게 내려진 결정에서 비롯되며, 전례적으로 올바르게 표현되어야 한다. 성모님께 드리는 봉헌행위는 전례에 동화될 수 없는 신심행위이므로 성찬의 희생제사 거행 밖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또한 성모님께 드리는 봉헌 행위는 다른 형태의 전례 봉헌과는 실질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명시하여야 한다. 우리는 세례서약을 지키고 복되신 동정 성모님의 자녀로 살 수 있도록 우리 자신을 성모님께 완전히 맡기고 성모님의 전구를 간청하면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성부께 봉헌하는 행위여야 한다.
갈색 성의와 그 밖의 성의들
성모 신심의 역사에는 다양한 성의에 대한 ‘신심’도 포함되어 있다. 그 가운데 가장 널리 퍼진 것은 가르멜 산의 성모 성의에 대한 신심이다. 이 성의는 매우 보편적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이는 명백히 공의회가 “여러 세기의 흐름에서 교도권이 권장하여 온”(교회헌장, 67항) 것으로 평가하였던 성모 신심 실천가운데 하나이다.
“이 가르멜 산의 성의는 가르멜 산의 복되신 동정녀 수도회의 수도복이 축소된 형태이다. 이 성의는 현재 가르멜회에 국한되지 않고 많은 성모 신심단체나 개인적 차원에서의 성모 신심에 기둥적인 역할을 하고 있는 교도권이 인정한 신심실천이다.”(대중신심과 전례에 관한 지도서, 205항)
가르멜 성모의 갈색 성의는 다음과 같은 거룩한 표지의 목적을 갖고 있다.
“성의는 가르멜 산의 모후이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성모님의 보호에 전적으로 의탁하고 그분의 모성적 간구에 의존하며 영성생활의 중요성과 기도의 필요성을 잘 알고 있는 신자들 사이에 맺어진 어머니와 자녀 관계를 외적으로 드러내는 표지이다.
성의는 교회의 특별한 예식을 통하여 수여된다. 교회의 설명에 따르면 성의는 “그리스도를 닮으려는 세례 때의 결심을 성모 마리아의 도우심으로 새롭게 하는 것이다. 성모 마리아께서는 우리가 혼인 예식을 갖추어 입고 마침내 천상 고향으로 들어가기까지 성삼위를 찬양하며 그리스도를 닮게 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계신다.”(‘축복예식서’, 성의의 축복과 착의, 1214항)
성의 착의식은 그 기원의 진지함을 잃지 않고 거행되어야 한다. 이 성의의 착의는 신자들이 가입하려고 하는 성모신심 단체의 특성과 목적 그리고 자신의 의무를 잘 알 수 있도록 일정기간의 준비를 거친 다음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19년 11월호, 허윤석 세례자 요한 신부(의정부교구 광릉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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