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미사의 모든 것13: 대영광송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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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0-10-20 | 조회수6,219 | 추천수0 | |
[미사의 모든 것] (13) 대영광송 하느님께 영광 돌리고 성삼위 찬미하는 기도
- 대영광송은 삼위일체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기도다. 다른 어떤 것과 대체할 수 없는 만큼 사제와 교우들이 함께 부르는 것이 원칙이다. [CNS]
조언해: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방역 지침이 1단계로 하향되면서 우리 본당에서 지난 주일 드디어 미사 때 성가대원들이 합창을 했어요. 미사 중 대영광송을 신부님과 성가대가 서로 주고받으며 노래하는데 감격스러워 눈물이 났어요.
나처음: 미사 때 왜 노래를 하나요? 그냥 말로 함께 기도문을 외우면 미사 시간도 짧아지고 저처럼 노래를 못 하는 사람도 부담이 없을 텐데요.
라파엘 신부: 교회가 전례 중에 노래하거나 오르간을 연주하는 것은 하느님을 찬미하고 신자들을 성화시키기 위함이란다. 교회 음악이 그 자체로 ‘기도’이기에 일반 음악과는 근본적으로 구분되지. 그래서 교회에선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두 배로 기도한다”는 속담이 내려오고 있단다. 가톨릭교회 음악을 ‘성음악’이라고 불러. 그중 미사를 비롯한 교회의 공식 전례 때 사용하는 음악을 ‘전례 음악’이라고 하지. 전례 음악을 대표하는 것이 바로 ‘그레고리오 성가’란다. 초기 교회 여러 지역 교회에서 불리던 성가를 전례력에 따라 집대성해 전례 음악의 체계를 갖춘 그레고리오 대교황(재위 590~604)의 업적을 기려 ‘그레고리오 성가’라고 하지.
나처음: 그런데 대영광송은 무슨 뜻이죠?
조언해: 세상을 창조하시고 인류를 구원하신 삼위일체 하느님께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기도를 말해. 우리가 신부님과 모임을 하고 마칠 때 함께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 처음과 같이 이제와 항상 영원히. 아멘”이라고 기도하는 게 소영광송이고, 주일 미사 때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이라며 노래하는 것을 대영광송이라고 해.
라파엘 신부: 언해가 잘 설명해 주었구나.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으로 시작하는 ‘대영광송’은 교회의 가장 오래된 찬미가란다. 언제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으나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대 이전 고대 교회 때부터 불러온 찬미가란다. 라틴말로 ‘글로리아(Gloria)’라고 하지. 베들레헴에서 구세주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들의 노래(루카 2,14)로 시작해 ‘천사 찬미가’(Hymnus Angelicus)라고도 하는 이 기도는 성부, 성자, 성령에 대한 찬미 기도로 미사곡 중 가장 활기차고 화려하단다.
조언해: 대영광송도 동방 교회에서 유래됐다면서요.
라파엘 신부: 맞아! 고대 교회 때부터 신자들 사이에 퍼져 있던 이 기도는 4세기 때부터 동방 교회 수도자들이 아침 기도 때 사용했다고 해. 서방 교회에서는 6세기부터 미사에 도입했지. 처음에는 성탄과 부활 미사 때만 노래로 부르다가 지금은 대림과 사순 시기를 제외한 모든 주일과 대축일, 축일 미사 때 장엄하게 서로 교대로 노래하고 있지. 또한, 대영광송은 다른 어떤 것과 대체할 수 없을 만큼 중요한 것이기에 사제와 교우들이 함께 부르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
나처음: 대영광송이 엄청 길던데 어떻게 구성돼 있나요?
라파엘 신부: 좋은 질문이야! 대영광송은 크게 세 부분으로 구성돼 있어요. 앞부분은 좀 전에 말한 것처럼 루카 복음 2,14의 천사의 노래로 시작해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노래하지. 이것은 이 찬가가 가장 오래된 부분이야. 그리고 주님이신 그리스도께 자비를 청하는 기도로 구세주께 대한 신앙고백이 포함되어 있지. 마지막 부분에 ‘성령과 함께’라는 짧은 고백이지만 성령께 대한 신앙도 포함되어 있단다.
조언해: 신부님, 대영광송 내용을 좀더 자세히 설명해 주세요.
라파엘 신부: 지루하지 않을까? 특히 아직 비신자인 처음이에게는?
나처음: 아녜요. 궁금해요. 뭐 다 성경 내용으로 꾸며졌겠지만 듣고 싶네요.
라파엘 신부: 처음이가 이젠 교회 전례에 대해 아주 많이 이해하고 있구나. 처음이 말처럼 대영광송의 내용도 모두 성경 안에서 이해할 수 있단다.
+ 하늘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 ○ 땅에서는 주님께서 사랑하시는 사람들에게 평화(루카 2,14-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느님께 영광 땅에서는 그분 마음에 드는 사람들에게 평화) ● 주 하느님, 하늘의 임금님 (다니 5,23- 하늘의 주님) ○ 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 (창세 17,1- 나는 전능한 하느님이다) ● 주님을 기리나이다, 찬미하나이다. ○ 주님을 흠숭하나이다, 찬양하나이다. (탈출 15,21- 주님께 노래하여라. 그지없이 높으신 분; 신명 6,13- 주 너희 하느님을 경외하고 그분을 섬겨라) ● 주님 영광 크시오니 감사하나이다. (묵시 7,12- 아멘. 우리 하느님께 찬미와 영광과 지혜와 감사와 영예와 권능과 함이 영원무궁하기를 빕니다. 아멘.; 에페 5,20- 모든 일에 언제나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십시오.) ○ 외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 주 하느님, 성부의 아드님 (2요한 1,3- 하느님 아버지와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내려 주시는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진리와 사랑 안에서 우리와 함께 있을 것입니다.) ○ 하느님의 어린양 ●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요한 1,29- 보라,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하느님의 어린양이시다.) ○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저희의 기도를 들어주소서. ●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신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로마 8,34- 돌아가셨다가 참으로 되살아나신 분, 또 하느님의 오른쪽에 앉아 계신 분, 그리고 우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는 분이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 홀로 거룩하시고,(루카 4,34- 저는 당신이 누구신지 압니다. 당신은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이십니다.) 홀로 주님이시며 (묵시 15,4- 정녕 주님 홀로 거룩하십니다.) 홀로 높으신 예수 그리스도님 (루카 1,32- 그분께서는 큰 인물이 되시고 지극히 높으신 분의 아드님이라 불리실 것이다.) 성령과 함께 아버지 하느님의 영광 안에 계시나이다. 아멘.(요한 14,26- 보호자, 곧 아버지께서 내 이름으로 보내실 성령께서 너희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시고 내가 너희에게 말한 모든 것을 기억하게 해 주실 것이다.)
이처럼 대영광송은 삼위일체 하느님을 찬미하고 영광을 드리는 성경의 내용을 집약해 놓은 기도이지. 우리가 대영광송을 노래할 때마다 가슴이 벅차오르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단다. 하느님 찬양은 감사하는 마음에서 저절로 용솟음치기 때문이야. 그리스도인에게 있어서 너무 당연한 것이지.
아버지 하느님께 드리는 찬미와 영광은 그분을 경외하는 가운데 “주 하느님 하늘의 임금님 전능하신 아버지 하느님”이라고 부르며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로 자연스럽게 옮겨간단다. 성자 하느님은 “하느님께로부터 나신 하느님이시오, 빛으로부터 나신 빛”으로서 아버지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하시지. 그리스도께 드리는 찬양은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주님’ ‘성부 오른편에 앉아 계신 주님’ ‘홀로 거룩하신 분’ ‘홀로 주님이신 분’ ‘홀로 높으신 분’ 등 여러 존귀한 칭호로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는 표현이지. ‘성령과 함께’ 주님께 드리는 기도는 우리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간절한 청원이란다. 오늘날의 신앙인들에게도 거짓 우상이나 여러 가지 이념의 유혹이 있음을 볼 때, 이 “주님 당신만이 홀로 거룩하시고 높으시나이다”라고 고백하는 것이 필요하며 요구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지.
대영광송을 노래하면서 의미를 이해한다면, 하느님께서 인간들 사이에 역사하심을 다시 한 번 알게 되고 하느님을 찬미할 수밖에 없는 우리의 겸손함을 깨닫게 되지.
[가톨릭평화신문, 2020년 10월 18일, 리길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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