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성모동산의 꽃과 풀들: 이름에 성모 마리아를 품은 식물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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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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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2020-11-03 | 조회수6,367 | 추천수0 | |
[성모동산의 꽃과 풀들] 이름에 ‘성모 마리아’를 품은 식물들
성모 동산에서 자라면서 꽃을 피우는 식물들 중에는 그 이름에 아예 성모 마리아를 품은 것들도 있다. 펠라르고늄, 재스민, 페리윙클, 스위트피가 그것들이다.
펠라르고늄
펠라르고늄은 제라늄에 비해 줄기는 가늘고 길며, 잎은 얇고 얼룩무늬가 없다. 그리고 꽃은 크고 흰색, 복숭아색, 분홍색, 빨강색, 주황색 등으로 다양하며 아름답다. 제라늄 계열의 식물들은 유라시아와 북미 지역이 원산인 여러해살이풀로, 열대 기후에서 자생하는 것에서 겨울을 날 수 있는 숙근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와는 달리 펠라르고늄 계열의 식물들은 온대와 열대 지역이 원산으로 대부분 월동이 불가능하고, 남아프리카와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지에 분포한다. 그리고 펠라르고늄 계열의 식물들에는 한해살이 초본식물이 있는가 하면 관목, 다육식물, 지중식물도 있다.
제라늄(Geranium)이라는 이름은 그리스어로 ‘두루미’를 뜻하는 단어 게라노스(geranos)에서 유래했다. 이 식물의 씨방이 두루미의 부리처럼 생겼다고 해서 그런 이름이 붙여졌다. 펠라르고늄이란 이름 또한 그와 비슷한 연유로 지어졌다. 18세기 독일의 한 식물학자가 이 식물을 제라늄과는 다른 속의 식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이 식물의 씨방은 황새의 부리처럼 생겼고 제라늄의 선례도 있으니 그리스어로 ‘황새’를 뜻하는 단어 펠라르고스(pelargos)를 바탕으로 하여 펠라르고늄이라고 부르면 되지 않겠느냐고 제안한 것이다.
여느 사람들이 펠라르고늄의 겉모습을 보고 그 특징 중 하나를 근거로 이름을 지었다면, 그리스도인들은 그 꽃을 보고 고운 꽃에서 연상되는 이미지를 이름으로 지어 불렀다. 이를테면 ‘아름다우신 마리아님’ 또는 ‘온화하신 동정 성모님’이라고 말이다.
재스민
강한 향기를 지닌 꽃에서 향료를 채취하기 위해서였겠지만,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재스민을 재배했다. 중국의 3세기 문헌에 이미 외래 식물들 중 하나로 기록되어 있을 정도다. 유럽에는 아랍 지역에서 시칠리아를 통하여 전파되어 널리 퍼져나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하여 14세기 중엽에 보카치오가 쓴 ‘데카메론’에도 정원에 장미와 재스민이 어우러져서 그늘이 만들어지고, 사람들은 그 그늘 아래에서 한낮에도 햇빛에 노출되지 않고 걸어 다닐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재스민의 학명 야스미눔(Jasminum Officinale)은 ‘달콤한 향기를 풍기는 식물’이란 뜻의 아랍어 야세민(yasemin)에서 유래한다. 유럽의 그리스도인들은 그러한 재스민의 순백색 꽃과 달콤한 향기를 보고 느끼면서 연상되는 상징성, 곧 ‘동정 성모 마리아’라는 이름을 이 식물에게 붙여 주었다. 이 식물은 또한 은총, 우아함, 온화함도 상징한다.
페리윙클
학명 빙카는 라틴어로 ‘매다, 연결하다’라는 뜻의 빈키레(vincire)에서 유래한다. 줄기가 구부러지는 성질이 있다는 특성 때문에 이런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다. 그런가 하면, 그리스도인들은 이 식물을 ‘동정 성모님의 꽃’이라는 이름으로 불렀다.
스위트피
그런데 스위트피 꽃의 색조들이 이 식물의 가느다란 줄기와 어우러져 감성적이고 서정적인 면모를 드러내기는 하지만, 꽃 한두 송이만으로는 그 장점을 나타내기에 어딘가 부족한 면이 있다. 그래서 이 꽃을 관상하고자 하거나 이 꽃으로 장식하고자 할 때는 여러 송이를 모으고 가는 철사 따위로 그 줄기를 한데 묶어서 돋보이게 하거나 아니면 꽃의 모양보다는 그 색채감을 감상하고 즐기는 경향이 있다.
스위트피의 학명(Lathyrus Odoratus)에는 ‘향기롭다’라는 뜻의 라틴어 오도라투스(odoratus)가 들어가 있는데, 그만큼 스위트피는 향기를 지닌 식물이어서 향수의 원료로도 이용된다. 그리고 그리스도인들은 스위트피를 ‘성모 마리아님의 꽃’(Our Lady’s Flower)이라는 이름으로 부르기도 했다.
[월간 레지오 마리애, 2020년 11월호, 이석규 베드로(자유기고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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