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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이런 일이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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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4-03-22 조회수1,487 추천수9 반대(0) 신고

(십자성호를 그으며)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20년이 훌쩍 넘은 이야기네요.

정말 안 먹고 옷도 안 사입고 밤잠 못자고 번 돈이었습니다.

사업 자금이 모자라서 쩔쩔매는 지인에게 돈을 빌려 주었지요.

그런데 하던 사업이 실패했어요.

그러자 제 돈은 되돌려 받을 어떤 빛이 보이지 않았어요.

 

그런데 그런 상황을 아는데도 제 마음은 그 돈을 포기하지 못했어요.

문득 문득 그 돈을 내가 어떻게 벌었는데 ...

이런 생각이 올라오면 화가 치밀어 올라 정말로 주체를 못할지경까지 가더군요.

몇 년을  받을 수도 없는 돈을 포기하지 못하고 그렇게 살던 어느날이었어요.

 

아, 이 때는 아직 세례를 받지 않았던 때였네요.

그런데 제 마음 한 구석에서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이러다 내가 죽겠다...

그렇게 살던 어느날 세례를 받게 되었답니다.

주님을 만나고 살면서도 문득문득 그 돈 생각이 나면 정말 속된 표현으로

돌아버릴 것만 같았어요. 잠도 안 오고...

 

그러자 어느날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아, 예수님께 봉헌하자...

"예수님, 이제 저 그 돈 포기합니다. 그러니 이제 주님께서 받아서 쓰세요."

그리고 그 사람에게 편지를 썼습니다.

 

이제 당신은 나에게 빌린 돈을 갚지 않아도 됩니다.

그러나 나는 그 돈을 내가 믿는 예수님께 드렸기 때문에 당신은 나에게는 갚지 않아도

되지만 이담에 형편이 좋아지면 예수님께 갚아야 합니다. 어떤 형태로든 잘 살거든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서 꼭 필요한 곳에 쓰셔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한 이후 단 한번도 그 돈 생각에 화가 난 사실이 없었습니다.

마치 그러한 일이 전혀 없었던 듯이 그런 일상을 살게 되었습니다.

 

또 한번은 아들이 전세를 살던 집이 주인이 계획적으로 일을 꾸며 그집에 전세들어

살던 여러 집이 경매로 손해를 보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약 천오백 만원 정도 손해를

봤습니다. 법원에서는 딱 정해진 금액만 보장해 주고 나머지는 그냥 없어지더군요.

 

너무너무 아까운 돈이었습니다. 저보다 아들이 더 힘들어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렇게 말했죠.

몸이 아파서 버린 돈보다 싸다. 그 돈이 아깝고 억울해서 화병나는 것보다 차라리

없었던 돈으로 치는 게 더 남는 장사다 하며 위로해 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이

하는 말, 울 엄마는 어디서 그런 배짱이 나오는지 모르겠답니다.

 

그런데 사실 저는 이런 마음이 들었습니다.

어차피 내 돈도 아닌 걸 뭐...

내 돈이라고 생각하면 억울하지만 주님께서 주신 것인데 뭘... 이렇게 생각하니

아주 맘이 편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살던 어느날 이런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아, 내가 주님의 것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살았구나...

이제부터는 단디 관리하고 살아야지...

내 것이 아니고 주님 것이라고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그런 마음으로 살던 어느날 모든 일이 참 잘 풀려 나갔습니다.

그래서 작년 가을 정말 큰 건물을 하나 사게 되었습니다.

제가 가진 돈으로는 정말 꿈도 꾸지 못할 건물을 기적으로 사게 되었습니다.

사실 내가 가진 모든 것은 내 것이 아니지요.

그러나 그것을 잘 관리할 책임이 나에게 있음을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어떤 일을 함에 전보다 더 여러번 생각하고 꼼꼼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무튼 주님의 평화 안에서 돈을 빌려 가신 그분도 좋은 마음으로 회개하고 갈라진

마음이 서로 일치를 이룰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돈을 서로 빌려줄 처지고 보면

분명 가까운 사이일 수 있겠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주님의 평화 안에서 잘 해결되시길 기도드립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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