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관한 경신성사성 공지 내용은?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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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1-25 | 조회수6,336 | 추천수0 | |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관한 경신성사성 공지 내용은? 전례 안에서 이뤄지는 성경의 울림 특별히 강조
- 복음서를 들고 있는 프란치스코 교황.
교황청 경신성사성은 ‘하느님의 말씀 주일’ 공지를 통해 특별히 성찬례 안에서 이뤄지는 성경과의 만남을 수차례 강조한다.CNS 자료사진전 세계 교회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지내는 ‘하느님의 말씀 주일’(1월 24일)을 맞아 교황청 경신성사성(장관 로베르 사라 추기경)이 낸 공지의 주된 목적은 신앙인의 삶에서 성경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고자 하는 데에 있다.
해를 넘기며 수그러들 줄 모르는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유행으로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삶이 일찍이 경험해 보지 못한 어려움에 처한 가운데 나온 이번 공지는 교회가 마주하고 있는 위기의 해법이 오롯이 성경에 있음을 다시 한번 환기시켜 준다.
이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난 2019년 9월 30일 자의 교서 「그들의 마음을 여시어」(Aperuit Illis)를 발표해 연중 제3주일을 ‘하느님의 말씀 주일’로 제정하면서 밝힌 뜻을 재확인해 주고 있다. 당시 교황은 교서에서 “성경이 없다면 이 세상에서 예수님과 그분 교회의 사명에 따른 여러 사건은 이해되지 못한 채 남아 있을 것”이라며 하느님의 말씀이 담긴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지에서 교회는 성경의 중요성에 대한 깨우침이 “하느님과 생생하고 항구한 대화의 자리가 되는 전례 안에서 이뤄지는 성경의 울림에서부터 시작된다”며 전례의 중요성도 함께 강조하고 있다. 이 같은 언명은 좀처럼 꺾일 기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맞닥뜨리고 있는 전례생활에 대한 어려움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공지에서는 또한 “무엇보다도 성찬례에서 경청하고 거행하는 하느님 말씀은 그리스도인들을 기르며 그들에게 내적인 힘을 주어 그들이 일상생활에서 복음의 참다운 증인이 되도록 한다”며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의 삶에서 성경이 가지는 의미를 다시 한번 역설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이번 공지에서는 특별히 성찬례 안에서 이뤄지는 성경과의 만남을 수차례 강조한다. 이는 가톨릭교회가 처음 마주한 코로나19 대유행이라는 미증유의 사태로 인해 각 지역교회가 직면하고 있는 어려움들과도 관련이 있다. 대륙에 상관없이 대부분의 지역교회 신자들이 전례 거행과 참례에서 과거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어려움을 겪는 일이 일상화되고 있다. 그리스도인의 삶처럼 여겨지던 미사 참례 길이 막히고 다른 전례 거행마저 수시로 단절되는 오늘의 현실은 자칫 ‘수없이 많은 형태로 눈이 먼 채, 감은 눈과 냉담한 마음만 지니게 될’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교회는 오늘날의 그리스도인들이 직면하고 있는 이런 참담하기까지 한 현실의 해법을 성경, 특히 ‘전례 안에서 이뤄지는 성경의 울림’에서 찾고 있다.
이 같은 강조점에 따라 공지에서는 “‘하느님의 말씀 주일’은 일부 교회 문서들과 특히 「미사 독서 목록 지침」(Ordo Lectionum Missae, Praenotanda)을 다시 한번 읽어 볼 좋은 기회”라며 “이러한 문서들에는 미사에서 선포되는 하느님 말씀에 관한 신학적 예식적 사목적 원칙들이 종합적으로 제시돼 있다”고 밝힌다.
이에 따라 문서는 “전례 안에서 선포되는 성경 독서들을 통해, 하느님께서는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고 그리스도께서 친히 당신 복음을 선포하신다”고 강조하고 “하느님의 말씀 주일에 적합한 예식 방식들 가운데 하나로, 「복음집」을 입당 행렬 때 들고 가거나 행렬 없이 「복음집」을 제대 위에 놓아둘 수 있다”고 제시한다.
이어 “교회가 「독서집」 안에 배정한 성경 독서들의 순서는 하느님 말씀 전체를 이해하는 길을 열어 준다”면서 “제시된 독서들은 대체하거나 삭제하지 말고 반드시 존중해야 하며 전례용으로 승인 받은 성경 본문을 사용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기도하는 교회의 응답인 시편 화답송은 노래로 하는 것을 권장하고 “모든 공동체 안에 시편 담당자의 역할을 증진해야 한다”고 밝힌다.
아울러 전례 안에서 이뤄지는 강론이 “전례주년의 흐름 안에서 성경 독서들로 시작해 신앙의 신비와 그리스도교 삶의 규범을 해설한다”면서 “모든 이가 성경을 이해하도록 설명하고 도와줘야 하는 중대한 책임은 일차적으로 목자에게 있다”고 강조한다. 또한 “묵상에 도움이 돼 듣는 이가 하느님 말씀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이게 해 주는 침묵에 각별한 중요성이 부여된다”고 덧붙이고 있다.
나아가 교회는 “회중 안에서 하느님 말씀을 선포하는 사람들인 사제와 부제와 독서자에게 언제나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 왔다”면서 “이러한 직무를 위해서는 모든 즉흥성을 지양하고 특별한 내적 외적 준비, 선포할 성경 본문에 대한 친숙함, 선포 방식에 대한 필수적인 연습이 요구된다”고 강조한다.
말씀 선포가 이뤄지는 독서대에 특별한 강조점을 둔 부분도 눈길을 끈다. 공지는 “독서대는 기능적 비품이 아니라 제대와 조화를 이뤄 하느님 말씀의 존엄성에 어울리는 장소”라고 강조하고 “독서대에서는 오로지 독서, 시편 화답송, 파스카 찬송만을 한다. 그리고 강론과 보편 지향 기도도 독서대에서 할 수 있다”고 밝힌다. 반면에, 해설, 공지, 성가 지휘를 위해 독서대에 오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번 공지에서는 또 하느님의 말씀 주일을 성경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는 적절한 기회로 삼을 것을 제안한다. 이에 따라 하느님의 말씀 주일의 준비 기간 또는 그 다음에 이어지는 기간에, 전례 거행에서 성경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교육 모임을 증진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말한다. 또한 하느님의 말씀 주일이 “성경과 시간 전례, 성무일도의 시편 기도와 찬미가, 성경 독서 사이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는 적절한 기회”라고 밝히고 “이는 아침기도와 저녁기도의 공동체 거행을 권장함으로써 이뤄질 수 있다”고 말한다.
아울러 “성경 본문을 담고 있는 책들은 당신 백성에게 말씀하시는 하느님의 신비에 대한 공경을 듣는 이들에게 불러일으킨다”면서 “전례서들을 대신해 소책자, 복사본, 다른 사목적 보조 수단에 의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말한다. [가톨릭신문, 2021년 1월 24일, 서상덕 기자]
하느님의 말씀 주일 로고 하느님 말씀 찾아 나서는 역동적인 순례자 모습 담아
하느님의 말씀 주일 로고.‘하느님의 말씀 주일’(1월 24일) 로고는 이 주일에 담긴 핵심 정신을 되새겨 준다. 로고에는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가 엠마오로 가는 제자들에게 다가오는 장면(루카 24,13-35)이 그려져 있다. 이 성화는 일생을 예루살렘의 베네딕도회 골고타 노트르담 수녀원에서 지내다 선종한 이집트 수도자 마리-폴 파란(Marie-Paul Farran) 수녀가 그린 작품이다. 성바오로출판사 조르다노 레다엘리(Giordano Redaelli)는 이 성화를 그래픽화해 로고로 만들었다.
로고에는 ‘경전 두루마리’(성경)를 손에 들고 있는 그리스도(가운데)를 비롯해 두 제자가 등장한다. 루카가 기록한 대로 한 제자는 클레오파스(오른쪽), 일부 성경 주석가들에 따르면 다른 한 제자는 그의 부인이다.
제자들은 하느님 말씀인 성경을 찾아 나서는 역동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 지치지도 나태해지지도 않으며, 성경을 교회 생활의 살아 있는 규범으로 만드는 역동적인 모습의 제자들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이들의 발은 그들이 멈춰 있지 않고 걷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는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선포하러 파견돼 나아가는 여정에 있음을 표현한다.
두 제자의 얼굴은 모두 주님을 향하고 있지만 그들의 손은 각기 다른 곳을 가리킨다. 여인의 왼손은 그리스도를 향해 있는데, 그리스도가 구약의 완성이자 세상에 선포해야 할 살아 있는 말씀임을 증언하려는 것이다.
클레오파스의 왼손은 제자들이 복음의 기쁜 소식을 모든 이에게 전하러 가고 있는 그 길을 가리킨다. 그의 오른쪽에 있는 크고 흰 별은 영원한 빛을 의미하며 또한 그들의 발길을 인도하고 미래로 이끌어 주는 ‘복음화’의 표징이다. 그가 오른손에 쥐고 있는 지팡이는 순례의 표지다. [가톨릭신문, 2021년 1월 24일, 성슬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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