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미사의 모든 것30: 교황과 주교를 위한 기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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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2-23 | 조회수6,658 | 추천수0 | |
[미사의 모든 것] (30) 교황과 주교를 위한 기도 신앙을 수호하는 사도들의 후계자들을 위해 기도하다
- 교회는 전통적으로 사도들의 후계자로서 신앙의 수호자인 교황과 주교들을 위해 미사 중에 기도해 오고 있다. 사진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추기경 서임 미사를 주례하고 있다.
조언해: 사제가 미사 중에 감사 기도를 드릴 때 교황과 여러 주교의 이름을 부르며 기도하던데 이유가 뭐죠?
라파엘 신부: 교회는 근본적으로 하나이고 거룩하고 보편되며 사도로부터 이어온단다. 하느님 나라가 이미 교회 안에 존재하고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종말에 완성될 것이기 때문이지. 주님께서는 베드로 사도를 당신 교회의 반석으로 삼아 교회의 열쇠를 맡기셨고, 당신을 따르는 이들의 목자로 세우셨지. 즉 주님께서 베드로를 으뜸으로 하는 사도들에게 교회를 사목할 임무를 주셨단다. 이 임무는 베드로와 사도들의 후계자인 교황과 주교들을 통해 행사돼요. 그래서 교황과 주교를 ‘신앙의 수호자들’이라고 불러.
미사의 감사 기도 중에 교황과 주교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초대 교회 때부터 이어오는 전통이지. 앞서 말한 것처럼 교회는 처음부터 많은 박해와 이단의 오류를 경험했기에 교황과 주교들이 주님의 보호 아래 사도들로부터 이어오는 보편 신앙을 수호하고, 이 신앙을 받드는 모든 이들을 잘 돌보아 교회를 평화롭게 사목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강복해 주실 것을 미사 중에 기도해 오고 있단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149항에 따르면 미사 집전자가 주교이면 기도문 안에서 “교황 아무”(예-프란치스코)와 다음에 “주님의 부당한 종인 저와”라고 하지. 그러나 주교가 자기 교구 밖에서 집전하면 “이 교회의 주교인 저의 형제 아무와 주님의 부당한 종인 저와”라고 하며 기도하지. 집전자가 사제일 때는 교구장 주교나 법적으로 그와 동등한 이를 “저희 주교(또는 대목구장, 자치구장, 지목구장, 대수도원장) 아무”라고 해야 해.
감사 기도에서 부교구장 주교와 보좌 주교의 이름은 부를 수 있지만, 그 자리에 있는 다른 주교의 이름은 부르지 않아야 해. 주교가 여럿일 때는 “저희 주교 아무와 협력 주교들과”로 표현하지.
조언해: 교황과 주교를 위한 기도 다음에 산 이를 위한 기도가 이어지는데 사제가 정성껏 드리는 이 기도를 들을 때마다 정말 신자로서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저절로 우러나요.
나처음: 그런데 교회는 왜 산 이를 위해 기도하죠?
라파엘 신부: 집전 사제가 “주님, 주님의 종 (아무)와 (아무)를 생각하소서. 아울러, 주님께서 여기 모인 모든 이의 믿음과 정성을 아시오니 이들도 굽어보소서…”라며 기도하지. 사실 이 기도가 생긴 것은 사제에게 개인 지향으로 미사 예물을 봉헌한 이들에 대한 배려 때문이란다. 그러다 차츰 미사 지향자뿐 아니라 미사에 참여한 이들과 그들이 기억하고자 하는 이들까지 일반화된 것이지.
교회의 사명 중 하나는 그리스도를 믿는 이들을 주님과 일치시키는 것이란다. 사람들을 하느님과 화해시켜, 하느님과 친교를 이루게 하며 그리스도와 일치시키는 일을 말하지. 그래서 교회를 이 세상에서 ‘구원의 성사’이고, 하느님과 인간이 이루는 ‘친교의 표지이자 도구’라고 말하기도 해.
하느님께서는 세례받은 그리스도인들뿐 아니라 모든 사람을 구원으로 부르신단다. 교회는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구원의 완전하고 충만한 방법을 세상에 증거하고 있지. 그래서 교회는 온 인류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성령의 일치 안에서 하나가 되게 하려고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을 뿐 아니라 모두를 위해 기도하고 있어요.
나처음: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무한한 은총을 베푸시는데 기도가 왜 필요한가요?
라파엘 신부: 기도는 하느님께서 은총으로 주시는 선물이야. 아울러 이 선물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기도 하지. 그래서 “기도는 하느님의 행위이며 인간의 행위”라고 교회는 가르친단다. 예수님께서는 늘 하느님께 기도하셨고, 제자들에게 당신의 이름으로 아버지께 간청하라고 권고하셨지.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당신께 드리는 기도를 친히 들어 주시겠다고 약속하셨지.
기도의 원천은 하느님 말씀, 교회 전례, 대신덕이라고 부르는 믿음과 희망, 사랑의 덕을 들 수 있지. 그래서 그리스도인의 삶과 기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거란다. 이에 바오로 사도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기도하라”(1테살 5,17)고 당부하셨지. 그러면서 “기도에 전념하십시오. 감사하는 마음으로 기도하면서 깨어 있으십시오”(콜로 4,2)라고 권고하셨지.
요한 크리소스토모 성인은 기도의 필요성에 관해 이렇게 말씀하셨지. “기도만큼 값진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기도는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해 주고, 어려운 것을 쉽게 해 줍니다. 기도하는 사람이 죄에 떨어진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안나에 관한 설교」 4,5)
그리고 고대 교회 알렉산드리아 학파 신학자인 오리게네스는 “기도를 일과 결합시키고, 일을 기도와 결합시키는 사람은 끊임없이 기도하는 것이다. 이렇게 해야만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원칙을 실현할 수 있다”고 가르쳤단다.(「기도론」 12,2)
조언해: 그럼, 감사 기도 중에 이미 하느님 나라에 있을 성인들을 기억하는 이유는 뭐죠?
라파엘 신부: 성인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기도를 미사 중에 하는 것은 지상 교회의 전례가 천상 교회와 맞닿아 있다는 것을 뜻하지. 교회는 지상에서 싹 틔우고 시작된 하느님의 나라이지. 그래서 교회는 근본적으로 ‘천상 예루살렘’을 드러낼 수밖에 없어요. 예수님께서 아버지 하느님의 뜻을 이루시기 위해 지상에 세우신 하느님 나라는 그리스도께서 영광스럽게 마지막 날에 다시 오실 때 비로소 천상 영광 안에서 완성된다고 교회는 가르치고 있단다. 그날까지 교회는 세상의 박해를 견디고 하느님의 위로를 받으며 자신의 순례 길을 걸어가지.(「교회 헌장」 8항 참조)
이처럼 지상의 교회인 동시에 천상 보화로 가득 찬 교회를 두고 “인간적인 동시에 신적이며,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는 것을 지니고, 열렬히 활동하면서도 관상에 전념하고, 세상 안에 현존하면서도 다만 나그네인 것이다”라고 설명해요.(「전례 헌장」 2항) 감사 기도 중에 성인들을 기억하며 기도하는 것도 바로 이런 까닭 때문이라고 할 수 있지.
이 기도에 명기돼 나오는 성인들은 먼저 주님의 어머니이신 성모 마리아와 그 배필이신 성 요셉과 12 사도들, 그리고 초기 12 순교자들이란다. 이들 중 리노와 클레토, 클레멘스와 식스토, 고르넬리오는 교황이고, 치프리아노는 주교, 라우렌시오는 부제, 크리소고노, 요한과 바오로, 고스마와 다미아노는 평신도들이야. 사도들과 12명의 초기 순교 성인들은 요한 묵시록에 나오는 천상의 24명 원로(묵시 4,10)를 떠올리게 해.
성인들은 교회 역사의 가장 어려웠던 상황에서 언제나 쇄신의 원천과 기원이 되신 분들이지. 그래서 교회는 지극히 복되신 동정녀 안에서 이미 완덕에 이르러 어떠한 티나 주름도 없이 서 있지만, 그리스도 신자들은 아직도 죄를 극복하고 성덕 안에서 자라나도록 노력하고 있단다.(「교회 헌장」 65항 참조)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2월 21일, 리길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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