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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사] 미사의 모든 것33: 봉헌 전문과 전구, 마침 영광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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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03-16 조회수5,515 추천수0

[미사의 모든 것] (33) 봉헌 전문과 전구, 마침 영광송


성찬 전례 감사 기도 마감하며 장엄하게 노래하다

 

 

마침 영광송은 미사 전례 중에 가장 중요한 기도인 성찬 전례 감사 기도를 마감하는 환호이자 응답으로 장엄하게 노래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사진은 사제들이 어린이 미사 중에 마침 영광송을 하고 있다. [CNS 자료 사진]

 

 

조언해: 성찬 전례 앞부분에서 이미 주님의 희생 제물 봉헌이 이루어졌는데 성체 축성 이후 왜 또다시 봉헌 기도를 하나요?

 

라파엘 신부: 성체 축성 후 ‘신앙의 신비여!’ 환호에 이어 사제는 주님과 함께 교회를 봉헌하는 기도를 드리지.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은 “교회, 특히 지금 여기에 함께 모인 교회는 이 기념제로 흠 없는 제물을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봉헌한다. 교회는 신자들이 흠 없는 제물뿐 아니라 그들 자신도 바치기를 바란다. 신자들은 중개자이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또한 이웃과 나날이 한층 더 완전히 일치하여, 마침내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시게 해야 한다”며 이 봉헌 전례문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단다.(79항) 처음이가 ‘로마 전문’인 제1양식 내용을 읽어줄래.

 

나처음: 네! “주님, 저희 봉사자들과 주님의 거룩한 백성은 성자 우리 주 그리스도의 복된 수난과 죽음을 이기신 부활과 영광스러운 승천을 기념하나이다. 저희는 아버지께서 베풀어 주신 선물 가운데서 이 깨끗한 제물, 거룩한 제물, 흠 없는 제물, 영원한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을 존엄한 대전에 봉헌하나이다.”

 

라파엘 신부: 잠깐만, 이 전문 내용을 자세히 들어보면 미사가 주님이신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를 ‘기념’하고, 이 희생 제물을 ‘봉헌’하는 데 있음을 알려주고 있지. 그래서 미사는 ‘기념’과 ‘봉헌’이 항상 연결돼 있다는 것을 꼭 알아야 해. 처음아 계속 읽어 줄래.

 

나처음: “이 제물을 인자로이 굽어보시고 일찍이 주님의 의로운 종 아벨의 제물과 저희 조상 아브라함의 제사와 대사제 멜키체덱이 바친 거룩하고 흠 없는 제물을 받아 주셨듯이 이를 받아들이소서.”

 

라파엘 신부: 자! 이 전문에서 ‘봉헌 기도’임이 잘 드러나지. 교회가 봉헌하는 파스카 희생 제물은 구약 이스라엘 백성이 바친 그 어떤 제물보다 비교도 안 되는 거룩하고 흠 없는 제물이지만 하느님께서 구약의 조상들이 바친 제물을 받아주셨듯이 이 제물을 받아달라는 간곡한 청원이 담긴 기도란다. 성체성사 곧 미사성제를 ‘찬양 제물’(히브 13,15), ‘영적 제물’(1베드 2,5), ‘깨끗하고 거룩한 제물’(마라 1,11)이라고 부르는 것은 그리스도의 희생 제물이 구약의 모든 제사를 완성하고 이를 능가하는 것임을 일깨워준단다.

 

나처음: “전능하신 아버지, 간절히 청하오니 거룩한 천사의 손으로 이 제물을 존엄한 천상 제단에 오르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 제단에서 성자의 거룩한 몸과 피를 받아 모실 때마다 하늘의 온갖 은총과 복을 가득히 내려 주소서.”

 

라파엘 신부: 이 전문은 요한 묵시록 8장 3-5절에 나오는 ‘천상 제사’의 환시를 연상시켜준단다. 이는 미사가 지상 교회뿐 아니라 하늘의 영광 중에 있는 지체 곧 천상 교회와도 결합돼 있음을 일깨워주지. 그리고 “이 제단에서 성자의 거룩한 몸과 피를 받아 모실 때마다 하늘의 온갖 은총과 복을 가득히 내려 주소서”라는 전문에서 미사가 성체 안에 현존하시는 그리스도를 통해 하느님께 영적이고 현세적인 은혜를 얻기 위해 봉헌되는 것임을 늘 기억해야 해. 아울러 이 전문이 그리스도와 참된 일치를 이루는 ‘영성체 준비 기도’임을 알 수 있지. 영성체를 통해 친교와 구원이 실제로 이루어지고, 하늘의 온갖 은총과 복을 가득히 받으려면 성령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기에 이 전문엔 성령에 관한 말이 전혀 없으나 ‘성령 기원’이 함축돼 있음을 알 수 있단다.

 

사제는 이 봉헌 전문에 이어 주님께 죽은 이들과 살아있는 우리를 위해 전구를 청하는 기도를 바친단다.

 

나처음: 전구요? 갑자기 형광등에 불 들어오는 소리를! 전구가 무슨 뜻이죠?

 

조언해: 또 아재 개그! 전구(轉求, intercessio)는 다른 사람을 위해 청원하는 기도를 말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가난한 사람과 병자 등 어려움에 처한 다른 이들과 특히 죽은 이들을 위해 예수님과 성모님, 성인들, 또 교회에 기도를 청하는 것을 전구라고 해.

 

라파엘 신부: 언해가 잘 설명해 주었구나. 다른 사람을 위해 청원하는 대표적인 전구자가 바로 주님이신 그리스도이시지. 그래서 사제는 아버지 하느님께 봉헌 전문을 바친 후 “주님 간구하오니”라며 주님이신 그리스도께 죽은 이와 다른 산 이들을 위해 전구를 청하지. 예수 그리스도께서 대표적인 전구자이신 이유는 바로 주님께서 “모든 사람을 위해, 특히 죄인들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셨기 때문”이지.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우리를 위하여 간구해 주시는 분은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라고 고백하셨지.(로마 8,34) 아울러 주님뿐 아니라 성령께서도, 성모님께서도, 그리고 성인들도 우리의 전구자이시지.

 

다른 사람을 위해 청원하는 전구는 아브라함 이래로 “자비로우신 하느님과 일치된 인간 마음의 특징”(「가톨릭교회 교리서」 2635항)이야. 그리스도인의 전구는 ‘그리스도의 기도에 참여하는 것’이며 ‘성인들의 통공을 표현하는 것’이기도 해. ‘통공(通功)’은 ‘공로가 통한다’는 뜻으로 내가 쌓은 공로를 내 것으로 하지 않고 다른 사람에게 돌릴 수 있음을 말해. 우리가 다른 사람을 위해 특히 연옥 영혼을 위해 전대사를 바치는 것도 전구와 통공의 행위라고 할 수 있지.

 

조언해: 전구 전문 중에 “거룩한 사도들과 순교자들, 요한과 스테파노, 마티아와 바르나바, 이냐시오와 알렉산데르, 마르첼리노와 베드로, 펠리치타와 페르페투아, 아가타와 루치아, 아녜스와 체칠리아, 아나스타시아와 그 밖의 모든 성인들…”이 나오는데 거명된 성인들은 누군가요? 왜 특별히 이들만 이름을 기억하죠.

 

라파엘 신부: 이분들은 요한 세례자와 초대 교회 때부터 널리 공경받던 남녀 각 7명의 순교자야. 스테파노는 교회의 첫 순교자이시지. 전문에 남녀 성인 각 7명씩을 등장시킨 것은 ‘7’이 성경에서 ‘완성’을 의미하는 수이기 때문이야. ‘3’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세계’를, ‘4’는 흙과 물, 불, 바람의 4원소로 이뤄진 ‘물질’의 세계를 나타내지. 3과 4가 더해진 수 곧 7은 하느님 나라의 완성을 드러내지.

 

조언해: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 모든 영예와 영광을 받으소서. 아멘” 할 때마다 미사의 장엄함을 느껴요.

 

라파엘 신부: 그래! ‘마침 영광송’이라고 하지. 영광송은 하느님의 영광을 선포하고, 찬양하는 공적 기도를 말해. 마침 영광송은 미사 전례 중에 가장 중요한 성찬 전례 감사 기도를 마감하는 가장 중요한 환호이자 응답이야. 교회는 이 환호와 “아멘” 응답을 말로 그냥 외지 말고 성대하게 노래로 불러 성부께 찬양과 감사와 영광을 드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고한단다.

 

기도를 영광송으로 마감하는 관습은 이미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의 기도에 나타난단다. 시편 1ㅡ41장 등 시편에 잘 드러나. 특히 시편 마지막 150장은 내용 전체가 영광송이야. 이 관습에 따라 초대 교회는 “영광이 그리스도와 성령을 통하여 성부께”라고 기도하다가 325년 제1차 니케아 공의회 때 지금처럼 “영광이 성부와 성자와 성령께…”로 확정되었단다. 이를 우리는 ‘소영광송’이라고 해. 영광송은 이 ‘소영광송’과 미사 때 장엄하게 노래하는 ‘대영광송’(글로리아), 그리고 성찬 예식을 마감하는 ‘마침 영광송’이 있어요.

 

[가톨릭평화신문, 2021년 3월 14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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