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전례 탐구 생활44: 감사 기도의 나머지 부분 - 봉헌과 전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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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4-19 | 조회수3,686 | 추천수0 | |
전례 탐구 생활 (44) 감사 기도의 나머지 부분 : 봉헌과 전구
그리스도께서 당신을 희생 제물로 바치신 봉헌에 우리도 참여하는 것은 미사 안에서 누리게 되는 특권적 기회입니다. 이미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의 세례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의 희생 제사로 이끄셨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세례받은 이는 날마다 자신을 거룩한 산 제물로 바치는 제사의 주례 사제입니다(로마 12,1 참조). 그러나 ‘신앙의 신비여’ 다음에 바치는 기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미사에서는 그리스도의 제사와 신자들의 생활이 찬미의 제사로 하나가 됩니다.
“주님, 몸소 교회에 마련하여 주신 이 제물을 굽어보시고 같은 빵과 같은 잔을 나누어 받으려는 저희가 모두 성령으로 한 몸을 이루고 그리스도 안에서 산 제물이 되어 주님의 영광을 찬미하게 하소서.”(감사 기도 4양식)
제대 위에 현존하는 그리스도의 희생 제물은 모든 세대의 그리스도인들이 당신의 봉헌과 일치할 수 있게 해 줍니다. 교회는 매우 일찍부터 이러한 믿음을 고백해 왔습니다. 로마의 지하 묘지에는 십자가에서 팔을 벌리신 그리스도를 떠올리게 하는 모습으로 두 팔을 널리 펴들고 기도하는 여인의 모습이 그려져 있는데, 이것은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자신을 봉헌하고 모든 이를 위하여 전구를 드리는 교회를 표현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봉헌할 수 있는 것은 무엇입니까? 우리는 하느님께 우리의 고통과 기도, 우리의 노고와 사랑의 행위를 바칩니다. 우리가 이를 그리스도와 합치고 당신의 완전한 봉헌에 합치면 모든 것의 가치가 새로워집니다.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하느님 앞에 봉헌되면 새로운 가치를 지니게 됩니다. 자신을 바치신 예수 그리스도의 희생과 그 사랑이 다른 이들과 친교를 이루려는 우리의 온갖 미약한 노력에 와닿아 우리의 봉헌을 변화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자기희생과 하나가 되면 모든 것은 사랑으로 물들게 됩니다. 이는 작은 일이 아닙니다. 우리 자신과 우리 주변의 세상을 그리스도의 희생과 연결시킴으로써 우리는 우주 전체를 사랑으로 물들이는 데에 이바지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성자의 자기 봉헌에 참여하는 것은 단순히 살아 있는 이들만이 아니라 먼저 세상을 떠난 이들, 곧 그리스도 안에서 죽었지만 아직 완전히 사랑으로 정화되지 않은 우리의 형제자매들을 위한 기도가 됩니다. 예루살렘의 치릴로 성인은 다음과 같이 썼습니다. “영면에 든 이들을 위하여, 비록 그들이 죄를 지었음에도, 탄원을 드림으로써 우리는 하느님께 우리 모두의 죄를 위하여 희생하신 그리스도를 봉헌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느님께서 그들과 우리에게 자비를 베푸시도록 한다.”(성 치릴로, 「신비 교리 교육」)
감사 기도의 이 모든 기도들은 그리스도에게서 사도들과 그 후계자들에게, 그리고 교계 직무상 교회의 유익을 위하여 주님의 이름으로 행동하는 협력자들인 주교와 신부에 의해 지속됩니다. 이러한 지속성은 특히 “주님, 온 세상에 널리 퍼져 있는 교회를 생각하시어”(감사 기도 제2양식)라고 바치는 전구 기도로 표현됩니다. 성찬 거행에서 이 순간에 교회는 개별 교회 또는 지역 교회의 모든 구분에 앞서 교회의 보편성을 특별히 친밀한 방식으로 표현합니다. 거기서 멈추지 않고 우리는 이미 하늘 나라의 영광 안에 있는 이들, 특히 성모님과 함께 기도합니다. 성찬례 중에 교회는 지극히 거룩하신 동정 마리아와 모든 성인을 기억하고 또 그분들과 일치하여, 특별히 마리아와 함께 십자가 아래 서서 그리스도의 봉헌과 전구에 결합됩니다.
[2021년 4월 18일 부활 제3주일 가톨릭제주 3면,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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