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전례 탐구 생활55: 사제의 영성체 준비 기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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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1-07-19 | 조회수3,533 | 추천수0 | |
전례 탐구 생활 (55) 사제의 영성체 준비 기도
교우들이 하느님의 어린양을 노래하는 동안 사제는 축성된 빵을 쪼개고 작은 조각을 떼어 성작 안에 넣은 다음,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고 구원을 얻도록 속으로 기도하며 준비합니다. 미사 경본에는 두 개의 기도문이 제시되어 있고, 사제는 둘 중 하나를 바칩니다.
① 살아 계신 하느님의 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께서는 성부의 뜻에 따라 성령의 힘으로 죽음을 통하여 세상에 생명을 주셨나이다. 그러므로 이 지극히 거룩한 몸과 피로 모든 죄와 온갖 악에서 저를 구하소서. 그리고 언제나 계명을 지키며 주님을 결코 떠나지 말게 하소서.
②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님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심이 제게 심판과 책벌이 되지 않게 하시고 제 영혼과 육신을 자비로이 낫게 하시며 지켜 주소서.
두 기도문 다 중세 전례문에서 유래하는데, 공의회 이전 경본에 수록되었다가 약간의 수정을 거쳐 현행 미사 경본으로 이어졌습니다.
첫째 기도문은 장엄하고 공식적인 어조로 시작하여, 주님의 기도와 그 후속문에 나오는 청원과 같은 맥락에서, 영성체를 통해 죄와 악에서 지켜 주십사 기도합니다. 기도문은 사제의 삶 모든 순간에 주님과 일치되어 있기를 바라는 소망으로 마치는데, 그 방법이 아주 구체적입니다. 언제나 계명을 지키는 것, 그것이 주님과 하나되어 살아가는 확실하고 안전한 길입니다.
두 번째 기도문은 첫 번째 기도문보다 더 단순하고, 영성체에만 집중합니다. 이 기도문에는 주님의 몸을 분별없이 먹고 마시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바오로 사도의 가르침이 담겨 있습니다.
“부당하게 주님의 빵을 먹거나 그분의 잔을 마시는 자는 주님의 몸과 피에 죄를 짓게 됩니다. 그러니 각 사람은 자신을 돌이켜 보고 나서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셔야 합니다. 주님의 품을 분별없이 먹고 마시는 자는 자신에 대한 심판을 먹고 마시는 것입니다”(1코린 11,27-29).
이 전례문들은 사제가 영성체를 준비하며 혼자 바치는 개인 기도입니다. 사제가 기도하는 동안 신자들도 침묵 가운데 기도하면서 같은 준비를 합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84항). 이 순간은 미사를 거행하는 사이사이 들어있는 침묵의 자리 중 하나이므로 서두르지 말고 품위를 지키며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전 예식들, 곧 사제가 축성된 빵을 쪼개고, 작은 조각을 성작에 넣는 예식, 교우들이 하느님의 어린양을 노래하는 예식을 적절한 시간 안에 잘 마무리하고, 사제가 영성체 준비 기도를 하는 동안 교우들도 침묵 중에 함께 기도하는 것이 좋습니다.
사제가 바치는 이 기도는 사제의 개인 기도라서 소리 내어 바칠 수 없지만, 그 내용이 간결하면서도 아름다워서 교우들도 알고 있으면 각자의 영성체 준비에도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2021년 7월 18일 연중 제16주일(농민 주일) 가톨릭제주 3면,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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