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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월] 전례 탐구 생활63-65: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로 묵주기도 배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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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1-10-18 조회수2,685 추천수0

전례 탐구 생활 (63)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로 묵주기도 배우기 ①

 

 

10월은 묵주기도 성월입니다. 묵주기도는 성모송을 반복해서 바치면서 그리스도의 전 생애에 걸쳐 펼쳐진 구원의 신비를 묵상하는 기도입니다. 아주 단순해서 남녀노소, 학식의 유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바칠 수 있고, 매우 심오해서 이 기도에 의지하는 이에게 큰 효과를 가져다주는 기도입니다. 많은 성인들과 교황들이 묵주기도를 사랑했고, 교회가 위기에 처했을 때 이 기도에서 피난처를 찾았습니다.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묵주기도의 기본 형식을 결정적으로 확립하고 전파하는 데는 묵주기도를 통해 교우들을 그릇된 가르침의 위험에서 지켜내고자 했던 도미니코회 수도자들의 역할이 컸습니다. 묵주기도에 관한 최초의 교황 회칙은 이 사실을 분명히 지적하고 있습니다.

 

“도미니코는 하느님께 기도하고 탄원하는 아주 단순한 방식의 기도, 모든 이가 쉽게 따라 바칠 수 있는 신심 가득한 기도에 주목했습니다. ‘묵주기도’ 또는 ‘복되신 동정 마리아 시편’이라 불리는 이 기도는 다윗 시편의 숫자에 맞춰 150번 반복하는 ‘천사의 인사말’(성모송)과, 매 단의 시작에 바치는 주님의 기도로 지극히 복되신 동정 마리아께 공경을 드립니다. 기도 사이사이에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전 생애를 드러내는 묵상 주제들이 있어서, 거룩한 로마 교회의 교황들이 세운 기도의 규율을 완전하게 따르고 있습니다.”(교황 비오 5세, 「Consueverunt Romani Pontifices」 1항, 1569년 9월 17일)

 

이후 묵주기도를 다룬 교황 문헌이 많이 나왔습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2002년 묵주기도의 해를 선포하시며, 묵주기도에 ‘빛의 신비’를 추가하신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님의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가 있습니다. 이 문헌에서 교황님은 묵주기도를 바치는 방법에 대하여 말씀하시면서, “수세기 동안 축적된 경험의 소산”인 다양한 방식들을 존중하면서도, “묵주가 한갓 부적이나 주술 도구로 여겨지게 되어 근본적으로 묵주기도의 의미와 역할을 왜곡할 위험을 피하고자 묵주기도를 바치는 방식에 관하여 몇 가지 제안을 하셨습니다. 교황님의 설명을 주의 깊게 되새기면서 묵주기도를 바치는 우리의 방식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면 좋겠습니다.

 

 

1. 시작과 끝맺음

 

현재, 각 지역 교회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묵주기도를 시작합니다. 어떤 지역에서는 기도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부족함을 겸손하게 인정하도록 일깨우는 의미에서, 시편 69[70]의 첫 구절 “하느님 저를 구하소서. 주님, 어서 오사 저를 도우소서.”로 묵주기도를 시작하는 것이 관례처럼 되어 있습니다. 다른 지역에서는, 신앙 고백을 관상 여정을 시작하는 토대로 삼을 수 있도록 신경을 바치면서 묵주기도를 시작합니다. 이러한 관습들과, 이와 유사한 관습들이 관상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시킨다면 모두 똑같이 정당한 것입니다.

 

또한 묵주기도는, 기도하는 사람의 시야를 넓혀 교회의 모든 요구를 끌어안을 수 있도록, 교황의 지향을 위한 기도로 끝맺습니다. 또는 당신의 힘찬 전구로 신자들이 바치는 기도를 뒷받쳐 주시는 성모님을 찬미하며 성모 찬송가(살베 레지나)나 성모 호칭 기도를 바칠 수도 있습니다. [2021년 10월 17일 연중 제29주일 가톨릭제주 3면,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전례 탐구 생활 (64)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로 묵주기도 배우기 ②

 

 

2. 신비의 선포

 

각 신비를 낭독하는 것은, 말하자면 줄거리를 전개시켜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위한 것입니다. 신비를 낭독함으로써 우리의 상상력과 마음은 그리스도의 생애의 특별한 사건이나 순간을 향하게 됩니다.

 

 

3. 성경 봉독

 

성서적 토대를 제공하고 묵상에 깊이를 더하려면, 각 신비를 선포한 다음 상황에 따라 길거나 짧게, 그 자리에 어울리는 성서를 봉독하는 것이 유익합니다. 공동으로 장엄하게 묵주기도를 바칠 때에는 성서를 봉독한 다음에 간략하게 해설을 할 수도 있습니다.

 

 

4. 침묵

 

신비를 낭독하고, 말씀을 선포한 뒤에는 제시된 신비에 얼마 동안 관심을 집중한 다음에 소리 기도로 넘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전례에서 침묵의 순간이 권고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묵주기도를 바칠 때에도 하느님 말씀에 귀 기울인 다음, 잠시 머물러 특정 신비의 가르침에 마음을 모으는 것이 좋습니다.

 

 

5. 주님의 기도

 

하느님의 말씀에 귀 기울이고 그 신비에 집중한 다음에, 마음을 하느님 아버지께 들어 높이기 위하여 주님의 기도를 바칩니다. 주님의 기도는 이후 성모송을 반복하며 그리스도와 성모님을 묵상하는 토대로 놓였으며, 신비에 대한 묵상 전체가 교회의 경험이 되게 합니다.

 

 

6. 열 번의 성모송

 

묵주기도의 가장 본질적인 부분인 성모송은 묵주기도를 탁월한 마리아의 기도가 되게 합니다. 성모송의 가장 중요한 핵심, 성모송의 축은 전반부를 마무리할 때 부르는 ‘예수님’의 이름에 있습니다. 때때로 급하게 성모송을 외우다 보면 이를 놓치기 쉬우며, 성모송과 함께 관상하는 그리스도의 신비에 대한 관계도 잊기 쉽습니다. 그러나 묵주기도를 의미 있고 효과 있게 바치는 표시는 바로 예수님의 이름과 그분의 신비에 대한 강조입니다.

 

이 이름을 강조하고자 성모송의 ‘예수님’ 다음에 관상하고 있는 신비의 내용을 덧붙여 성모송의 전반부를 확장하는 특별한 형태의 성모송을 바치는 곳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고통의 신비 1단을 바치면서 성모송을 외울 때 “은총이 가득하신 마리아님, 기뻐하소서. …… 태중의 아들 예수님, 우리를 위하여 피땀 흘리시며 기도하신 예수님 또한 복되시나이다. 천주의 성모 마리아님, 이제와 저희 죽을 때에 …” 하고 바치는 것입니다. [2021년 10월 24일 연중 제30주일(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전교 주일) 가톨릭제주 3면,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전례 탐구 생활 (65) 「동정 마리아의 묵주기도」로 묵주기도 배우기 ③

 

 

7. 영광송

 

삼위일체이신 하느님께 드리는 영광송은 모든 그리스도인 관상의 목표입니다. 공적으로 묵주기도를 바칠 때에는 영광송을 노래로 불러 모든 그리스도인 기도의 고유한 구조에 다가서는 것이 매우 바람직합니다.

 

 

8. 짧은 마침 기도

 

오늘날의 묵주기도에서는, 영광송 다음에 짧은 마침 기도가 이어집니다. 이 마침 기도는 지역 관습에 따라 다양합니다. 한국 교회는 관습적으로 ‘구원을 비는 기도’를 바치고 있습니다.

 

 

9. 요일 배분

 

묵주기도는 날마다 전체를 다 바칠 수 있으며, 그렇게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러나 분명 많은 사람이 한 주간의 어떤 순서에 따라 하루에 묵주기도의 일부 밖에 바칠 수 없습니다. 따라서 교회의 관습은 묵주기도의 신비를 요일에 따라 배분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요일 배분은, 전례가 전례주년의 다양한 시기를 여러 색으로 채색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요일마다 영적인 ‘색깔’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묵주기도에 빛의 신비를 추가하시면서 교황님은 월요일과 토요일에는 ‘환희의 신비’를, 화요일과 금요일에는 ‘고통의 신비’를, 목요일에는 ‘빛의 신비’를, 수요일과 주일에는 ‘영광의 신비’를 바치자고 제안하셨습니다. 그러나 다르게 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요일 배분은 개인이나 공동체 기도의 합법적인 자유를 제한하려는 것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묵주기도를 언제나 관상의 길로 여기며 살아가야 한다는 것이고, 묵주기도를 통하여 한 주간 전체가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신 날인 주일을 중심으로 하여 그리스도 생애의 신비들을 거쳐 가는 하나의 과정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10. 유의할 점

 

묵주기도는 성모님의 체험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성모님의 마음에 새겨진 예수님의 기억은 모든 일에서 언제나 성모님과 함께 동행하면서, 당신 아드님 곁에서 보내신 삶의 여러 순간들을 묵상하게 하였습니다. 그 기억들은 어느 모로 성모님께서 지상에 사시는 동안 몸소 끊임없이 바치셨던 묵주기도를 이루었습니다. 따라서 묵주기도는 더없이 훌륭한 관상 기도입니다. 이러한 관상의 차원이 없으면 묵주기도는 그 의미를 잃어버립니다.

 

관상이 없는 묵주기도는 영혼이 없는 육신과 같아져 기도문만을 반복하는 위험을 초래하게 됩니다. 그리하여 “너희는 기도할 때에 이방인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만 하느님께서 들어 주시는 줄 안다.”(마태 6,7)고 하신 예수님의 권고를 거스르게 될 것입니다. 묵주기도는 본질상 고요한 운율과 생각을 할 수 있는 느릿한 속도로 바쳐야 합니다. 그래야만 주님께 가장 가까이 계셨던 성모님의 마음과 눈길로 기도하는 사람이 주님 생애의 신비를 더 쉽게 묵상할 수 있고, 그럼으로써 그 신비의 헤아릴 길 없는 부요가 드러나게 됩니다. [2021년 10월 31일 연중 제31주일 가톨릭제주 3면, 김경민 판크라시오 신부(서귀복자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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