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알기 쉬운 전례 상식: 적어도 미사 15분 전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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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1-16 | 조회수2,443 | 추천수0 | |
[알기 쉬운 전례 상식] 적어도 미사 15분 전에
“(버스, 기차, 비행기 등) 탑승객은 출발 15분 전에 대기하여 주십시오.” 이는 여행객들에게 매우 익숙한 표현이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고 마침이 있다. 하느님께서는 만물의 마음속에 시간 의식을 심어 주셨다. 하느님의 영원한 시간(카이로스, kairos)과 구분되는 피조물에게 주어진 시간(크로노스, kronos)에 대한 성찰은 구약 성경의 코헬렛에 잘 드러나 있다. “하늘 아래 모든 것에는 시기가 있고 모든 일에는 때가 있다. 태어날 때가 있고 죽을 때가 있으며 심을 때가 있고 심긴 것을 뽑을 때가 있다. 죽일 때가 있고 고칠 때가 있으며 부술 때가 있고 지을 때가 있다. 울 때가 있고 웃을 때가 있으며 슬퍼할 때가 있고 기뻐 뛸 때가 있다. 돌을 던질 때가 있고 돌을 모을 때가 있으며 껴안을 때가 있고 떨어질 때가 있다. 찾을 때가 있고 잃을 때가 있으며 간직할 때가 있고 던져 버릴 때가 있다. 찢을 때가 있고 꿰맬 때가 있으며 침묵할 때가 있고 말할 때가 있다.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의 때가 있고 평화의 때가 있다. (…). 그분께서는 모든 것을 제때에 아름답도록 만드셨다. 또한 그들 마음속에 시간 의식도 심어 주셨다”(코헬 3,1-11ㄴ).
일 년과 한 달 그리고 하루, 시기와 계절에 따라 다양한 일상생활이 전개된다. 극장에서 합창단 공연이나 영화 상영, 또는 국경일의 공적 행사나 외국 출장이나 여행이 있다면 사람들은 누가 뭐라고 하지 않아도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도착해서 기쁜 마음으로 기다린다. 공적 행사나 업무가 이미 시작되었거나 교통수단이 떠난 뒤에 도착한다면 뒤늦게 가슴을 두드리며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그렇다고 지나간 시간을 거꾸로 돌릴 수도 없으니 말이다. 공적 행사나 업무가 있다면 지체하지 말고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지정된 장소에 도착해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그리스도교 공적 예배인 미사는 ‘사제이신 그리스도와 그분의 신비체인 교회의 거룩한 행위’이다. “전례 행위는 사적 행위가 아니라 ‘일치의 성사’인 교회, 곧 주교 아래 질서 있게 모인 거룩한 백성인 교회의 예식 거행”(「전례 헌장」 26항)이므로 신자들은 각자의 역할에 따라 능동적이고 자발적으로 완전하게 참여해야 한다. 여행이나 특별한 행사에 미리 참여하는 것처럼 신자들은 정해진 시간보다 적어도 15분 전에 와서 앞자리부터 앉아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리고 그동안 생각과 말과 행위로 하느님과 이웃과 자신에게 잘못한 일을 반성하고 성찰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뒤늦게 온 신자들 때문에 다른 신자들이 영적 분심에 빠지지 않게 하려고 한때 엄한 신부님들이 미사 시작과 함께 성당 현관문을 잠가놓기도 했었다는 사실을 요즘 신자들은 알기나 할까.
[2023년 1월 15일(가해) 연중 제2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안봉환 스테파노 신부(문정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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