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미사]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43-55: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7-19) 감사 기도에 대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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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05-08 | 조회수3,748 | 추천수0 | |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43.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7) 감사 기도에 대해서 (1)
모든 신자들이 마음을 모아 “거룩하시도다”를 부르고 나면, 본격적으로 축성기도문으로 들어갑니다. 사제는 교우들에게 주님께 마음을 들어 높이도록 초대하였고, 온 공동체와 함께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장엄 기도로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를 올렸습니다. 이에 따라 모든 교우는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하느님의 위대하신 업적을 기억하며 제사를 봉헌하게 됩니다.
감사 기도는 감사송 전에 사제가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하는 말로 시작하여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는 마침 영광송 이후 공동체가 “아멘”이라고 응답하기까지를 말합니다. 감사 기도의 명칭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다락방에서 제자들과 만찬 중에 빵과 포도주 잔을 들고 성부께 바치신 찬양 기도에 기원을 두고 있습니다. 유다인들의 종교적 풍습에서 빵과 포도주 잔을 들고 축복 기도를 바치던 것을 초기 교회 그리스도교 공동체에서는 찬양 기도(에우카리스티아 - eucharistia)로 바꾸어 사용하며, 오늘날의 형식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감사 기도는 감사와 축성의 기도문으로서, 미사성제의 중심이요 정점입니다. 이 기도의 뜻은 교우들의 집회가 하느님의 위대하신 업적을 찬양하며 제사를 봉헌함으로써 그리스도와 일치되는 데 있습니다. 다음은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78항에서 제시하고 있는 정의입니다.
78. 이제 미사 거행 전체의 중심이며 정점인 감사 기도가 시작된다. 이 기도는 감사와 축성의 기도이다. 사제는 교우들에게 기도와 감사로 주님께 마음을 들어 올리도록 초대하고, 자신의 기도에 교우들을 참여시켜 공동체 전체의 이름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성령 안에서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를 바친다. 이 기도의 뜻은 신자 회중이 모두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하느님의 위대하신 업적을 찬양하며 희생 제사를 봉헌하는 데 있다. 감사 기도는 모두 공경하는 마음으로 침묵 가운데 귀담아들어야 한다.
이 기도의 2가지 중요 요소는 감사와 축성입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축성하는 기도문과 교회 공동체가 그리스도를 통하여 아버지께 감사를 봉헌하는 데 초점이 맞춰집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은 분명하게 “침묵 가운데 귀담아들어야 한다”고 제시함으로써 이 기도문이 지닌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모든 교우들은 이 기도의 중요성을 알고, 집중하여 이 기도에 마음을 모아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도 감사 기도에 대해서 설명이 이어집니다. [2023년 5월 7일(가해) 부활 제5주일(생명 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44.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8) 감사 기도에 대해서 (2)
지난 시간에 이어 감사 기도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초기 교회에서는 감사 기도를 위한 특별한 기도문이 없었고, 주례자가 복음에 맞추어 감사의 표현양식을 만들어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보다 잘 정리된 기도문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제2차 바티칸 공의회를 통해 전례예식을 다듬는 과정 속에서 교회는 일정 형식의 성찬 기도문을 제시하게 됩니다. 우선 감사 기도의 구성에 대해서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79항을 통해서 이해해 봅시다.
79. 감사 기도를 이루는 주요 요소는 아래와 같이 나눌 수 있다.
1) 감사 : 감사는 무엇보다도 감사송에서 표현된다. 사제는 거룩한 백성 전체의 이름으로 하느님 아버지를 찬양하고, 구원 업적 전체에 대하여, 또는 그날과 축일 또는 그 전례 시기의 특별한 신비에 대하여 감사를 드린다.
2) 환호 : 회중 전체가 하늘의 천사들과 성인들과 일치하여 거룩하시도다를 노래한다. 이 환호는 감사 기도의 한 부분으로써 교우들이 모두 사제와 함께 바친다.
3) 성령 청원 : 성령의 힘을 내려 주시기를 비는 특별한 기원으로, 교회는 사람이 바친 예물이 축성되도록, 곧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도록 간구하고, 또한 이 흠 없는 제물이 영성체 때 이를 받아 모시는 이들에게 구원이 되기를 간청한다.
4) 성찬 제정과 축성문 : 그리스도께서 마지막 만찬 때에 몸소 제정하신 희생 제사는 그분의 말씀과 행위로 이루어진다. 그리스도께서는 당신께서 행하신 똑같은 신비를 끊임없이 거행하라는 명령을 남기셨다.
5) 기념 : 교회는 사도들을 통하여 주 그리스도께 받은 명령을 이행하며 그분을 기억하는 기념제를 지낸다. 그분의 복된 수난과 영광스러운 부활과 승천을 기억한다.
6) 봉헌 : 교회, 특히 지금 여기에 함께 모인 교회는 이 기념제로 흠 없는 제물을 성령 안에서 아버지께 봉헌한다. 교회는 신자들이 흠 없는 제물뿐 아니라 그들 자신도 바치기를 바란다. 신자들은 중재자이신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또한 이웃과 나날이 한층 더 완전히 일치하여, 하느님께서 모든 것 안에서 모든 것이 되시게 해야 한다.
7) 전구 : 이 기도에서 하늘과 땅에 있는 온 교회가 하나 되어 성찬례를 거행하고 있음을 표현한다. 그리고 교회와 교회의 모든 구성원을 위하여, 곧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통하여 구원에 참여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모든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하여 제사를 봉헌한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8) 마침 영광송 : 이 기도는 하느님께 바치는 찬양을 표현한다. 교우들은 아멘이라는 환호로 이 기도를 확인하고 마친다. [2023년 5월 14일(가해) 부활 제6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45.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9) 감사 기도에 대해서 (3)
지난 시간에 이어 감사 기도에 대해서 알아봅시다.
교우 입장에서 이 같은 감사 기도의 구성을 인지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예식처럼 명확히 구분되지도 않고, 마치 하나의 기도문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분명 감사 기도는 위의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현행 로마 미사 경본에서는 4가지 양식을 제시합니다. 로마 미사 전문이라 불리는 감사 기도 제1양식, 제2양식은 3세기 로마의 사제였던 히폴리토에게서 유래하며 단순하고 간략하기 때문에 어린이들이나 작은 단체를 위한 미사와 평일 미사에 적합합니다. 다소 길고 더욱 풍성한 내용을 제공하는 제3양식은 희생 제사의 개념을 강조합니다. 주일에 적합한 제3양식은 감사 기도 제1양식과 병행하여 사용할 수 있습니다. 가장 긴 감사 기도 제4양식은 동방 예식의 유형에 따라 작성되었고 하느님의 구원 경륜에 관한 내용들을 전달해 줍니다. 성경을 잘 알고 있는 회중에게 적합한 감사 기도입니다.
우선 감사 기도 제2양식 해설을 통해 감사 기도의 특징을 함께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1) 성령청원 : 축성기원 (Epiclesis)
100. 사제는 팔을 벌리고 기도한다. 주례 사제 ✚ 거룩하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모든 거룩함의 샘이시옵니다. 101. 사제는 두 손을 모은 다음 예물 위에 펴 얹고 기도한다. (모든 사제) ✚ 간구하오니, 성령의 힘으로 이 예물을 거룩하게 하시어 사제는 손을 모으고 기도하며, 빵과 성작 위에 십자 표시를 한 번 한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몸과 ✚ 피가 되게 하소서. 사제는 손을 모은다.
교회는 봉헌된 예물이 그리스도의 몸과 피가 되게 해 달라고 하느님의 능력을 청하며 기원합니다. 곧 성령을 주시도록 성부께 간구하는 기도가 위의 기도입니다. 성체를 축성하기 전 사제는 제물 위에 성령이 깃드시기를 기도하면서 제물 위에 십자가를 긋고 두 손으로 제물을 덮습니다. 이는 성령의 작용을 청하는 축성 동작입니다. 다음 시간에도 설명이 계속됩니다. [2023년 5월 21일(가해)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46.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10) 감사 기도에 대해서 (4)
2) 성찬 제정과 축성문 (1)
102. 아래의 기도문에서 주님의 말씀은 마디마다 또렷하게 발음한다. 스스로 원하신 수난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는 사제는 제대 위에서 빵을 조금 들어 올리고 계속한다. 빵을 들고 감사를 드리신 다음 쪼개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나이다. 사제는 허리를 조금 굽힌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먹어라. 이는 너희를 위하여 내어 줄 내 몸이다. 사제는 축성된 빵을 받들어 교우들에게 보이고 성반에 내려놓은 다음, 깊은 절을 한다.
성찬 전례 중 감사기도는, 성령청원기도에 이어 성찬 제정과 축성문으로 이어집니다. 이 기도문은 공동체가 제물로 바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성변화를 이루기에 매우 중요합니다. 성찬 제정과 축성문은 그리스도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행하신 말씀과 동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위로 구성된 이 기도문은 형식적인 봉헌, 단순한 기억, 기념의 차원을 뛰어넘어 거룩한 신비가 우리에게 구체적으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미사는 그 자체로서 매우 거룩한 시간이지만, 특별히 성변화가 이루어지는 감사기도, 특히 이 성찬 제정과 축성문은 성변화의 기적과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다가오신 그리스도의 현존을 만나게 하기에 소홀히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
“그들이 음식을 먹고 있을 때에 예수님께서 빵을 들고 찬미를 드리신 다음, 그것을 떼어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다.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또 잔을 들어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니 모두 그것을 마셨다. 그때에 예수님께서 그들에게 이르셨다.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 (마르 14,22-24).
그리스도께서 최후의 만찬에서 행하셨던 말씀과 동작을 통하여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과 함께 다시 봉헌됩니다. 최후의 만찬 때의 그리스도의 시간과 기도는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 기념됩니다. 곧 그리스도의 현존이 이 성사를 통해서 우리에게 선포되고 이 선포는 지금, 이 순간, 여기에서 주님을 따라 걷는 신앙인들에게 원동력을 제공합니다. 정리하자면, 이 예식은 단순히 재현이나 예식의 형태가 아닌 성변화라는 거대한 신비가 사제, 곧 축성된 봉사자를 통해 우리에게 선포됩니다. 그래서 보편교회는 이 부분에서 사제가 성찬 제정과 축성문을 마디마디 또렷하게 발음하여 미사전례에 참석하는 이들에게 분명하게 전달하고, 거룩한 시간임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나아가 교우들은 이 기도문이 드러내 주는 신비에 집중해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도 설명이 계속됩니다. [2023년 6월 4일(가해)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47.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11) 감사 기도에 대해서 (5)
2) 성찬 제정과 축성문 (2)
지난주에 말씀드렸듯이, 성찬 제정과 축성문의 특징은 최후의 만찬 때 예수 그리스도께서 하신 동작과 행위를 고스란히 재현하는 데 있습니다. 실제로 로마 미사 경본, 전례 예규에서도 다음과 같이 적혀 있습니다. “102. 아래의 기도문에서 주님의 말씀은 마디마디 또렷하게 발음한다.” 그만큼 한 사람의 인격체로서 이 예식을 거행하는 것이 아닌 그리스도의 대리자로서 온전히 예수 그리스도의 기도와 시간을 담아내는 것이 이 부분의 핵심입니다. 성사적으로도 매우 중요하기에 다른 말로 대체될 수 없고, 그 어떤 연주도 이 부분을 대체할 수 없습니다. 보편교회는 다음과 같이 강조합니다.
사제가 감사 기도를 바치는 동안에는 다른 기도나 노래를 하거나 오르간이나 다른 악기를 연주하지 말아야 한다(구원의 성사, 53항).
따라서 사제는 미사 경본에서 제시한 대로 침착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기도문과 행동에 집중하고, 동시에 교우들도 그리스도의 현존을 의식하며 이 예식에 참여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이 예식은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시간과 장소로 육화되어 오시는 은총의 시간이고, 최후의 만찬에서 행해졌던 거룩한 예식이며, 신비의 영역이 완성되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본당에서 미사를 봉헌하는 경우, 중요한 때임을 알리기 위해 직접적인 상징으로 종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이 종소리는 교우들에게 지금이 매우 중요한 때임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합니다. 보편교회에서 제시하고 있는 종에 대한 지침은 다음과 같습니다.
필요에 따라 봉사자는 축성 바로 전에 종소리로 신자들에게 신호를 한다. 마찬가지로 성체와 성작을 높이 들어 보일 때 그 지역 관습에 따라 종을 칠 수 있다. 향을 쓸 경우, 축성 다음 성체와 성작을 교우들에게 높이 들어 보일 때 봉사자는 성체와 성작을 향하여 분향한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150항).
이에 따르면 “성령청원: 축성기원”이 이루어지는 때(감사 기도 2양식을 기준으로 사제가 “간구하오니”라고 말하며 두 손을 제물 위로 덮을 때), 그리고 성체와 성혈이 담긴 성작을 들어 높일 때 종을 친다고 설명합니다. 몇몇 공동체에서 ‘종은 언제 치는 것입니까?’라는 질문과 ‘종을 치는 횟수’에 대해서 질문을 하십니다. 보편교회에서 제시한 부분을 토대로 답변드리자면, 종을 치는 횟수에 대해서는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보편 교회에서 제시한 것을 토대로 유추한다면 성령 청원 때와 거양성체, 거양성혈 때 치는 것이 합당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외의 부분에 대해서는 “지역 관습” 또는 공동체마다 결정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의해야 하는 사실은 종을 치는 형식보단 종을 치는 순간이 미사 중 가장 거룩한 순간임을 기억하는 것입니다. 미사 중 종소리가 울리는 것은 우리가 마음을 모아야 할 때임을 기억하고 바라보는 것이 전례의 정신에는 더욱 합당한 것 아니겠습니까? 다음 시간에도 설명이 계속됩니다. [2023년 6월 11일(가해)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48.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12) 감사 기도에 대해서 (6)
2) 성찬 제정과 축성문 (3)
103. 이어서 계속한다. 저녁을 잡수시고 같은 모양으로 사제는 제대 위에서 성작을 조금 들어 올리고 계속한다. 잔을 들어 다시 감사를 드리신 다음 제자들에게 주시며 말씀하셨나이다. 사제는 허리를 조금 굽힌다. 너희는 모두 이것을 받아 마셔라. 이는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내 피의 잔이니 죄를 사하여 주려고 너희와 많은 이를 위하여 흘릴 피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사제는 성작을 받들어 교우들에게 보이고 성체포 위에 내려놓은 다음, 깊은 절을 한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에 의하면, 성체에 대한 부분을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축성을 통하여 제대의 빵과 포도주의 형상은 그대로이지만 형상을 이루는 실체가 변하여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합니다. 이를 우리는 “성변화(聖變化)”라고 합니다. 이러한 교리를 바탕으로 우리는 미사를 통해 매 순간 신비를 체험하고, 기적을 바라보며, 은총을 받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신비 앞에 늘 겸손한 마음으로 흠숭과 찬양을 드리는 것은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합당한 자세입니다. 거양성체와 거양성혈때 성체와 성혈을 바라보는 것, 그리고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내려놓으면 깊은 절로 경배하는 것이 올바른 자세입니다.
가끔 신자분들께서 “성변화(聖變化)”의 시점에 대해서 질문을 하십니다. 물론 이 답변을 드리기에 앞서 전제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신비의 영역이기에, 이성적인 판단으로 정확한 분석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부분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편교회의 전례적 규정과 전례신학적인 고찰을 통해 답변드리자면, 성찬제정과 축성문이 봉헌되고 나서 성변화가 완성된다고 말합니다. “성령청원: 축성기원”에서부터 시작하여, 그리스도의 말씀과 행동으로 구성된 “성찬제정과 축성문”이 봉헌됩니다. 성찬제정과 축성문은 거양성체와 거양성혈까지의 부분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거양성혈 이후 이어지는 “신앙의 신비여”는 우리는 성변화의 신비를 보았고, 이에 대한 흠숭의 의미로서 공동체가 감사와 환호의 의미로 고백하게 됩니다. 이러한 예식의 흐름과 기도문들의 의미를 통해 성변화의 시점은 성찬제정과 축성문을 통해 완성되었다고 보는 것이 가장 합당합니다. 그러나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이 시간은 신비의 영역으로서 하느님께서 열어 보여주는 시간입니다. 이성적인 판단으로 하느님의 신비를 분석하기에 앞서 우리들의 믿음으로 성체를 바라보는 것, 이러한 자세가 이 거룩한 시간에 우리가 봉헌할 수 있는 가장 합당한 자세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신앙의 신비여”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2023년 6월 18일(가해) 연중 제11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49.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13) 감사 기도에 대해서 (7)
3) 기념 환호 : 신앙의 신비여
104. 이어서 말한다. ✚ 신앙의 신비여! 교우들은 뒤따라 환호한다. ◎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주님의 죽음을 전하며 부활을 선포하나이다. 또는 ◎ 주님께서 오실 때까지 이 빵을 먹고 이 잔을 마실 적마다 주님의 죽음을 전하나이다. 또는 ◎ 십자가와 부활로 저희를 구원하신 주님, 길이 영광받으소서.
거양성혈 다음에, 사제는 “신앙의 신비여”라고 선포합니다. 이 선포에 따라 신자들은 기념에 대한 환호를 올립니다. 이 기념 환호는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변화되었음을 선포함과 동시에, 거룩한 신비에 대한 믿음의 고백이란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 기념 환호는 노래로 할 수도 있고, 낭송할 수도 있습니다. 단, 노래로 기념 환호를 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미리 주례 사제와 전례 봉사자들, 그리고 성가대와 사전 준비를 해야 합니다.
전례 성가에 대한 지침 성 음악 지침 59항에서는 기념 환호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명시합니다. “신자들의 화답은 여러 양식이 있으므로, 전례 시기에 맞추어 적절히 선택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다. 기념 환호는 매우 중요한 공동체의 노래로서, 특별한 이유가 없는 한 주례자가 선창하면 모두 함께 노래한다.” 이와 관련하여 몇몇 공동체에서 이 세 가지 양식에 대해서 첫 번째 양식은 연중 시기, 두 번째 양식은 사순과 대림 시기, 세 번째 양식은 부활 시기에 사용하는 것이 전례적인 의무라고 알고 계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보편교회에서는 시기에 따라 각 양식을 구분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곧 전례 시기에 맞춰 반드시 어느 양식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닌, 각 양식이 갖는 의미에 따라 적절히 선택할 수 있도록 권장할 뿐이지, 의무사항은 아니라는 점을 이번 기회를 통해 알아두셨으면 합니다.
기념 환호로 제시된 세 가지 양식의 의미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 번째 양식은 파스카 사건을 늘 기억하며 마지막 날까지 성찬례를 거행하겠다는 다짐이 함축적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두 번째 양식은 첫 번째 양식과 같은 신학적 의미를 담고 있는 다른 성경 구절을 인용한 것으로, 더욱 성경 본문에 가깝게 표현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세 번째 양식은 찬미의 성격을 직접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세 가지 양식은 모두 감사를 고백하고 그리스도의 위대한 구원 업적을 찬양하고 있습니다. 즉, 과거의 사건에 대한 찬미가 아닌 바로 지금 이 순간 우리에게 펼쳐진 거룩한 신비에 대해 감사와 찬미를 환호하는 것이 이 기념 환호의 참된 의미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감사 기도 중 “기념 봉헌”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2023년 7월 2일(가해) 연중 제13주일(교황 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50.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14) 감사 기도에 대해서 (8)
4) 기념과 봉헌
105. 사제는 팔을 벌리고 기도한다. ✚ 아버지, 저희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기념하며 생명의 빵과 구원의 잔을 봉헌하나이다. 또한 저희가 아버지 앞에 나아와 봉사하게 하시니 감사하나이다.
“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살아 있는 빵이다. 누구든지 이 빵을 먹으면 영원히 살 것이다. 내가 줄 빵은 세상에 생명을 주는 나의 살이다”(요한 6,51).
미사를 봉헌하며 바친 빵과 포도주가 성찬제정과 축성문을 통해서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성변화가 이루어졌고, 그 신비를 “신앙의 신비여”를 통해서 환호하였습니다. 이제는 이 제사를 통해서 교회 공동체를 성령 안에서 깨끗한 제물로 아버지께 봉헌하고자 합니다.
교회는 초세기부터 사도들을 통해서 그리스도께 받은 사명을 수행하고 그리스도의 수난과 부활을 기억하여 기념합니다. 이러한 기념은 감사 기도에서 잘 드러납니다. 특히 성찬 제정문을 통해서 우리는 그리스도께서 남겨 주신 사명에 대해 기억합니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 이는 단순히 말씀의 반복이나 역사적인 과거를 회상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매 순간 그분을 기억하여 행하도록 즉,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를 주님께 봉헌하도록 초대합니다. 앞서 기념했던 축성문은 우리가 봉헌한 빵과 포도주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성변화를 이루었다면, 우리 교회 공동체도 거룩함으로 변화되기를 바라며 우리를 하느님 아버지께 봉헌한다는 점이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기념과 봉헌의 목적은 공동체가 함께 거행하는 이 제사를 통해서 우리의 감사와 희망을 우리 주 하느님께 고백하고, 우리를 향해 열어 주신 구원의 신비와 위대한 사랑을 언제나 새롭게 마주하도록 합니다. 우리가 기념하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 그리고 우리가 모실 성체와 성혈은 현재를 함께 살고 있는 교회의 힘이 되고, 이 거룩한 시간에 대한 감사는 오늘날의 신앙고백문이 됩니다.
감사 기도문은 주로 사제만이 고백되는 기도이기에 그 중요성이 사제에게만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공동체 대표인 사제가 공동체와 함께 마음을 모아 드리는 기도의 부분이라는 점을 되새겨야 합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기도문의 의미와 목적을 분명히 인지하고 마음을 모아 거룩한 제사에서 우리의 미사임을 기억하며 함께 기도문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 모두에게 합당한 자세입니다. 다음 시간에는 감사 기도 중 “성령 청원과 전구”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2023년 7월 9일(가해) 연중 제14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51.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15) 감사 기도에 대해서 (9)
5) 성령 청원과 전구 : 일치 기원
105. 사제는 팔을 벌리고 기도한다. ✚ 간절히 청하오니 저희가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받아 모시어 성령으로 모두 한 몸을 이루게 하소서. 주님, 온 세상에 널리 퍼져 있는 교회를 생각하시어 첫째 사제 교황 아무와 저희 주교 아무와 * 모든 성직자와 더불어 사랑의 교회를 이루게 하소서.
“빵이 하나이므로 우리는 여럿일지라도 한 몸입니다. 우리 모두 한 빵을 함께 나누기 때문입니다”(요한 6,51).
미사 때 모인 교회 공동체는 이 기념 행위로써 성령의 힘으로 깨끗한 예물을 성부께 봉헌합니다. 교회의 지향은 교우들이 깨끗한 예물을 바칠 뿐만 아니라, 또한 자기 자신을 스스로 주님께 봉헌하며, 날마다 더욱 완전한 예물이 되어 그리스도를 통하여 하느님과 일치하고 교우들 간의 일치로 나아가게 됩니다. 이 기도문은 성변화 이후 주님과 일치하기 위해 성령께 청원을 올리고, 성체와 성혈을 받아 모실 공동체원들이 그리스도와 더욱 밀접히 일치되어 구원에 이르게 된다는 진리를 기도로써 고백하고 봉헌합니다.
일치를 기원하며 성령 청원을 한 다음, 사제는 “주님, 온 세상에 널리 퍼져 있는 교회를 생각하시어..”라는 구절로 교회를 위해 청원합니다. 교회는 살아 있는 교우들뿐만 아니라 죽은 연옥 영혼과 성인 성녀들과도 일치를 이루며 미사를 봉헌하고 필요한 은혜를 청합니다. 주님은 산 이와 죽은 모든 이를 위한 구원의 예물임을 드러내는 진리에 따라 기도하게 됩니다. 감사 기도 양식마다 다소 차이는 있지만, 감사 기도 2양식을 기준으로 볼 때, “교회를 위해 기도 - 죽은 이들을 기억함 - 산 이를 기억함” 순서로 기도합니다. 사도 시대 때부터 신자들은 교회를 위해 기도할 필요성을 알고 기도했고, 이러한 지향에 따라 오늘날도 교회 내의 평화와 일치를 위해, 신자들의 구원을 위해 언제나 염려하고 돌보는 교황과 주교를 위해서 기도하는 것입니다. 가끔은 이 기도문에서 교황의 이름과 주교의 이름을 넣는 이유에 대해서 궁금해 하시곤 합니다. 이 기도문에서는 특정 인물의 기억을 뛰어넘어, 보편 교회를 상징하는 교황과 지역 교회를 상징하는 주교를 기억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주님과 일치되고, 교회 공동체원들의 일치를 지향하며 기도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야 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감사 기도 중 “전구”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2023년 7월 16일(가해) 연중 제15주일(농민 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52.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16) 감사 기도에 대해서 (10)
6) 전구 (1)
죽은 이를 위한 미사에서는 아래의 고유 전구를 덧붙일 수 있다. 둘째 사제 ✚ (오늘) 이 세상에서 불러 가신 주님의 종 아무를 생각하소서. 그는 세례를 통하여 성자의 죽음에 동참하였으니 그 부활도 함께 누리게 하소서.
“그것이야말로 참으로 거룩하고 경건한 생각이었다. 그러므로 그가 죽은 이들을 위하여 속죄를 한 것은 그들이 죄에서 벗어나게 하려는 것이었다”(요한 6,51).
성찬례 중 “전구” 예식은 하늘과 땅에 있는 온 교회가 하나 되어 성찬례를 거행하고 있음을 드러내 줍니다. 교회의 모든 구성원을 위하여 즉,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통하여 구원에 참여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모든 산 이와 세상을 떠난 이를 위하여 제사를 봉헌한다는 사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79항)이 드러납니다.
특별히, 교회 역사 안에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사도 시대부터 매우 중요한 요소였습니다. 교회 공동체가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이유는 그들을 주님께 맡겨 드리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렇기에 우리가 미사 중에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는 것은 교회에 맡겨진 사명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하여 유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세상을 떠난 교우들을 기억하는 이 부분이 비단 나만의 가족을 위한 미사, 또는 이름 불린 지향자만의 미사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오히려 우리 공동체의 가족, 나아가 하느님을 아버지로 모시는 자녀들의 가족 모두를 기억해야 합니다. 물론 개인 지향의 중요성을 폄하하는 것이 아니라, 미사라는 고유한 성사가 사유화된다는 점을 조심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구원은 개인이나 공동체의 차원을 넘어서서 펼쳐집니다. 앞서 감사 기도 “기념과 봉헌”의 의미는 우리 공동체가 거룩함으로 변화하는 데 있어서 매우 중요한 요소라고 말씀드렸습니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단순히 교회 공동체, 그리고 하느님의 구원에 대한 신비는 일부 공동체에게만 열려진 한정된 은총이 아닌 온 인류, 나아가 이미 세상을 떠난 이들까지도 함께 기억한다는 점을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제는 위령미사 지향이 있을 경우 위의 예식에 지향자의 이름을 넣어 기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름이 불린 이들만을 기억하는 것이 아닌 세상을 떠난 우리 그리스도인 모두를 함께 기억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점을 기억하며 “깨어 기도하는” 자세로 이 기도문에 마음을 모아 봅시다. 다음 편에서도 감사 기도 중 “전구”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2023년 8월 6일(가해)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53.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17) 감사 기도에 대해서 (11)
7) 전구 (2)
✚ 부활의 희망 속에 고이 잠든 교우들과 둘째 사제 세상을 떠난 다른 이들도 모두 생각하시어 그들이 주님의 빛나는 얼굴을 뵈옵게 하소서. 저희에게도 자비를 베푸시어 영원으로부터 주님의 사랑을 받는 하느님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와 그 배필이신 성 요셉과 복된 사도들과 모든 성인과 함께 영원한 삶을 누리며 사제는 손을 모은다.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아버지를 찬양하게 하소서.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고, 미사를 청한 이의 지향을 기억하며, 이 미사를 참례하고 있는 이들에게 은총을 내려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기존에 소개한 대로 “교회를 위해 기도 - 세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함 - 산 이를 기억함”이라는 순서에 따라, 이 기도문은 살아있는 이들을 기억하는 부분입니다. 미사 중 지향을 기억하는 것은 초대 교회에서부터 시작되었고, 4세기 때부터 널리 퍼졌습니다. 그리고 미사 지향에 대해서는 1991년 2월 22일에 사도좌의 성직자성은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인준을 받아 교령 「거룩한 미사 지향」을 공표하였습니다. 지금 우리 교회는 이 교령에 따라 교구에 맞는 미사 지향 지침을 정하고 있습니다.
지난주에 소개해 드린 “전구 : 첫 번째 부분”은 위령 미사로 봉헌될 때 기억해야 할 분의 이름을 넣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소개하고 있는 “전구의 두 번째 부분”은 생미사 지향의 이름을 넣는 부분이 제시되지 않습니다. 가끔 생미사 지향을 넣는 사제들을 볼 수 있는데, 이는 감사 기도의 기도 형식과는 별개로 사목적인 배려차원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는 부분은 아닙니다. 이와 관련하여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31항을 참고할 필요가 있습니다. “주례 사제는 언제나 미사 경본 안에 담긴 권고의 뜻이 보존되도록 주의를 기울이며 간결한 말로 표현해야 한다. (...) 나아가 주례 사제는 시작 인사 다음 참회 예식에 앞서 그날의 미사에 대하여 신자들에게 아주 짤막하게 말로 풀이해 줄 수 있다. 마찬가지로 독서 전에는 말씀 전례에 대하여, 감사송을 바치기 전에는 감사 기도에 대하여 짤막하게 풀이해 줄 수 있는데, 감사 기도 중간에는 결코 해서는 안 된다.”
다음 편에서는 미사 지향과 관련하여 “미사의 종류”(교중미사, 위령미사, 생미사)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023년 8월 13일(가해) 연중 제19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54.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18) 감사 기도에 대해서 (12)
8) 미사의 종류 : 교중미사? 위령미사? 생미사?
교회법 901조에서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사제는 산 이들이거나 죽은 이들이거나 누구를 위하여서든지 미사를 바쳐 줄 자유가 있다.” 여기서 표현하는 “누구를 위하여서든지 미사를 바치는” 것을 우리는 미사 지향이라고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제가 그 지향을 기억하며 미사를 드린다는 것은 미사에 참석한 이들과 함께 그 지향을 공유하며 기도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나 주의해야 하는 점은 그 미사가 오로지 미사 지향만을 위한, 곧 그들만을 위한 미사임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79항에는 이 미사가 누구를 위하여 봉헌하는지 명백히 전달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의 몸과 피를 통하여 구원에 참여하도록 부르심을 받은 모든 산 이와 죽은 이를 위하여 제사를 봉헌한다.”
위에서 말씀드린 “미사 지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1) 보편적 지향(일반적 지향) : 교회 공동체, 세계 평화, 모든 가난한 이들, 모든 연옥 영혼 2) 개별적 지향 : 개별적인 감사 또는 기원, 세상을 떠난 특정한 사람을 기억
첫 번째로 보편적 지향은 대표적으로 교중미사(敎衆; Missa pro populo)를 통해 이해할 수 있습니다. 사목구 주임 사제가 매주일과 자기 교구의 의무 축일들에 ‘신자 전체를 위한 지향’으로 미사를 바치는 것을 말합니다(교회법 제 534조 참조). 가끔 주일 교중미사 때 미사 지향을 넣으려고 하시는 분들을 종종 만나게 되는데, 이는 교회법적으로 지향을 넣을 수 없고, 신자 전체를 위한 지향을 두고 미사를 봉헌해야 합니다.
두 번째로 개별적 지향은 ‘생미사’와 ‘위령미사’로 나눌 수 있는데, 생미사는 살아 있는 이들을 위해 드리는 미사로, 개인이나 가정에 특별한 은총을 청하거나, 건강을 기원하거나, 하느님의 은총에 감사드리는 지향 등으로 봉헌되는 미사입니다. 그리고 위령미사는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하느님의 은총을 청하는 미사입니다.
사제는 미사 중에 이러한 미사 지향을 꼭 알려야 그 효력을 발휘하는 것일까요? 교회는 사제의 지향이 영적이며 내적인 행위이기에 반드시 신자들 앞에서 공표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가르칩니다. 따라서 지향을 알리는 방식은 중요하지 않으며, 이와 관련된 규정도 제시되지 않습니다. 보통 사제가 미사를 시작하며 인사가 끝난 후 이어서 지향을 말해주는데, 이는 미사 경본 총지침 50항 “백성에게 인사가 끝나면 사제는 그날 미사에 대해서 아주 짤막한 말로 설명할 수 있다.”라는 내용에 따른 것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감사 기도 : 마침 영광송’에 대해서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2023년 8월 20일(가해) 연중 제20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가톨릭 신자로서 알아야 하는 미사] 55. 미사 해설 – 성찬 전례 (19) 감사 기도에 대해서 (13)
106. 주례 사제는 성반과 성작을 받들어 올리고 계속한다. (모든 사제) ✚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 되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 모든 영예와 영광을 영원히 받으소서. 교우들은 환호한다. ◎ 아멘.
“과연 만물이 그분에게서 나와, 그분을 통하여 그분을 향하여 나아갑니다. 그분께 영원토록 영광이 있기를 빕니다. 아멘.”(로마 11,36)
사제는 성반과 성작을 받들며 마침 영광송을 봉헌합니다. 감사 기도의 마지막 부분인 마침 영광송은 삼위일체 찬송, 장엄한 영광송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 백성의 환호로 끝맺어집니다. 그러나 마침 영광송은 단순히 감사 기도의 끝맺음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감사 기도를 통해 펼쳐진 “성변화” (그리스도의 몸과 피로 바뀐 신비, 우리 공동체가 거룩함으로 나아간 신비, 천상교회와 지상교회, 우리 모든 공동체와 세상에 드러난 신비)를 믿고, 찬미하는 성격이 분명하게 담겨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하느님 백성 모두가 “아멘 (히브리 말로 ‘그렇게 되어지이다.’라는 뜻)”이라고 응답하는 이유는 감사 기도를 통해 드러난 모든 신비가 그대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롯됩니다.
이 마침 영광송의 주체는 바로 “나 자신”입니다. 내가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거룩하게 변화되었다면, 이미 우리 자신은 그리스도화된 것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마침 영광송은 승리를 확신하는 기쁨의 노래이고, 거룩함으로 하나된 우리의 찬미 노래입니다. 따라서 우리의 응답은 다른 기도에서의 응답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래서 장엄한 형식의 영광송과 우리가 노래로 “아멘”이라고 응답하는 모습은 장엄한 영광송에 어울리는 장엄한 “아멘”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236항에는 마침 영광송의 방법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감사 기도의 마침 영광송은 주례자 혼자 바친다. 바람직하다고 여기면 다른 공동 집전자들과 함께 바친다. 그래도 신자들과는 함께 바치지 않는다.” 마침 영광송을 바치는 방식을 기억하고, 마침 영광송이 지닌 찬미와 감사를 마음 깊이 새겨 더욱 힘차게 찬미하였으면 합니다. 다음 편에서는 성찬 전례 중 “영성체 예식”에 대해서 소개하겠습니다. [2023년 9월 3일(가해) 연중 제22주일 대전주보 4면, 윤진우 세례자요한 신부(사목국 차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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