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신심 생활: 성모 호칭들 - 은총의 성모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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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11-21 | 조회수869 | 추천수0 | |
[신심 생활] 성모 호칭들 : 은총의 성모
성모님께 봉헌되는 많은 호칭에는 그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기원이 있다. ‘하느님의 어머니’, ‘동정녀’, ‘원죄 없이 잉태되신 마리아’, ‘새 하와’, ‘상아탑’ 등과 같이 교회의 가르침이나 성경에서 비롯된 호칭들로부터, 교부와 성인들의 작품 혹은 대중적 신심이나 성모 발현 사건에 기초한 호칭들까지 다양하다. 이러한 호칭들을 하나로 관통하는 주제 중 하나가 하느님의 ‘은총’인데, 즉 성모님께 봉헌된 호칭들을 통해 우리는 그분께서 얻어 누린 하느님의 은총을 바라보며, 또한 그분의 전구를 통해 신앙인이 얻게 될 은총의 풍성함을 묵상하게 된다.
성모 마리아는 천사 가브리엘의 인사말(루카 1,30 참조)을 통해 교회로부터 ‘은총이 가득하신 분’으로 고백되어 왔다. 그 삶의 시작부터 원죄에 물듦 없이 태어나셨고, 평생을 동정으로 살았으며 동정녀의 몸으로 하느님의 어머니가 되셨다. 하느님의 부르심을 받아 하늘에 오르신 성모님의 삶은 모든 신앙인이 바라는 구원의 표지요, 하느님의 은총으로 점철된 복된 삶의 표상이 된다. 이에 성모님 자신도 하느님의 은총을 찬미하며, “이제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루카 1,48ㄴ-49)라고 고백한다.
이처럼 은총의 충만한 수혜자이신 성모님께서는, 당신께 맡겨진 믿음의 자녀들을 위해 하느님께 은총을 구하는 ‘전구자’이자 ‘믿는 이들의 도움’이 되신다. 이러한 성모님의 도움을 성모송의 전구를 통해서도 살펴볼 수 있지만, 특히 마리아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도로 알려진 ‘성모님께 보호를 청하는 기도’ 안에서 그분의 전구자적 역할을 확인할 수 있다.
“천주의 성모님, 당신의 보호에 저희를 맡기오니 어려울 때에 저희의 간절한 기도를 외면하지 마시고 항상 모든 위험에서 저희를 구하소서. 영화롭고 복되신 동정녀시여.”
3세기부터 봉헌된 이 기도는 초기 교회 공동체가 봉헌한 성모 신심의 모습을 전한다. 당시 교회는 성모님을 동정녀이시자 하느님의 어머니로 고백하는 동시에, 곤경 중에 있는 모든 이들을 위해 끊임없이 전구해 주시는 은총의 통로로 바라보며 그분의 자애와 사랑에 자신들을 의탁했다. 이후 몇 세기를 거쳐 성모님의 전구자적 역할은 많은 교부와 성인 그리고 교황들의 신심적 고백을 통해 줄곧 강조되는데, 알렉산드리아의 클레멘스는 믿는 이들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을 교회에 대비시켜, 영적 양식으로 자녀들을 양육하는 교회의 모습 안에서, 모든 신앙인의 영적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역할을 바라보았다. 비오 12세 교황은 은총의 원천으로 하느님을 전하면서, 그리스도의 신비체인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신원과 당신께 의지하는 모든 교회의 지체들을 위해 끊임없이 전구하시는 성모님의 역할을 전했다.
지금도 믿는 이들을 위한 은총의 전구자이자, 신앙인들의 도움으로 함께 하시는, 은총이 가득하신 어머니, ‘은총의 성모’ 마리아를 생각하며, 그분께 대한 마땅한 공경과 사랑을 드리는 참된 성모 신심을 키울 수 있기를 바란다.
[2023년 11월 19일(가해)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인천주보 3면, 김태환 요셉 신부(연희동 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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