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알기쉬운 전례상식: 저는 믿나이다(Credo)!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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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3-11-21 | 조회수1,008 | 추천수0 | |
[알기쉬운 전례상식] 저는 믿나이다(Credo)!
우리가 타고 다니는 국산 자동차는 그 이름과 뜻이 다양하다. 세피아(92년), 스포티지(93년)에 이은 기아의 3번째 고유모델 크레도스(Credos, 95년∼2000년 생산)는 ‘확신하다’, ‘신뢰하다’를 뜻하는 영어 단어 ‘Credit’의 어원인 라틴어 ‘Credo’(믿다, 확신하다)에서 유래하였다. ‘고객들이 충분히 신뢰할 수 있는 자동차’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스도인들은 성경 전체에서 핵심이 되는 것들을 골라 유일한 가르침으로 이루고 신앙 고백 안에서 일치를 이루어 주는 신앙의 공통된 언어를 통해 자신의 신앙으로 고백하는 것을 ‘신앙 고백’이라고 부른다. 그리스도인들은 “크레도”(Credo), 즉 주일과 대축일 그리고 장엄 미사 때에 보통 “저는 믿나이다”(Credo)라는 말로 시작되는 신경 또는 신앙 고백을 바친다.
그렇다면 오늘날 미사 때에 바치는 신경 또는 신앙 고백에는 어떤 양식이 있고 이를 어떻게 바쳐야 하는가?
강론 후에 바치는 신앙 고백에는 두 가지 양식이 있다. 첫 번째 양식은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이라고 부르며 초세기에 열렸던 두 세계 공의회, 즉 니케아 공의회(325년)와 콘스탄티노폴리스 공의회(381년)에서 나온 신경이기에 큰 권위를 지닌다. 매우 오래된 이 신경은 오늘날에도 동방과 서방의 양대 교회에서 공히 간직하고 있다. 이 신경은 제176대 교황 인노첸시오 3세(재위: 1198년 1월 8일∼1216년 7월 16일)가 설명한 최초의 미사 해설서(『제대의 신비』, 1197-1198년)에 등장한 이후 오늘날까지 동·서방 교회의 삶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하는 신경이므로 모든 주일과 대축일 그리고 성대하게 지내는 특별한 미사를 거행할 때에 우선적으로 바쳐야 한다.
두 번째 양식은 최근 복원된 신경으로 “사도 신경”이라고 부르는데, 로마 교회의 세례를 위한 옛 신경으로 주님을 따르던 사도들의 신앙을 충실히 반영하고 요약하고 있다. 오늘날 특히 사순시기와 부활 시기에는 주님 세례(죽음-부활)의 의미를 기억하며 사도 신경을 바칠 수 있게 하였다. 초세기부터 세례를 원하는 예비신자들은 사순 시기에 여러 단계의 그리스도교 입문 예식에 참여하였고 특히 “사도 신경”과 “주님의 기도”를 중점적으로 배웠으며 파스카 성야 때에 신자들 앞에서 공적으로 신앙 고백을 바쳤다(‘신경 전수’).
반면 신자들은 이때에 이미 받은 세례를 기억하고 참회를 하였고 파스카 성야 때에 그들 또한 세례를 준비하는 예비 신자들과 함께 이미 받은 세례를 기억하며 사도 신경을 바쳤다. 만일 세례 받을 예비 신자들이 없다면 사순 시기와 부활 시기를 벗어난 대축일과 주일에는 짧은 사도 신경보다 이미 세례 받은 이들을 위하여 모두가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을 바치는 것이 좋다.
신경 또는 신앙 고백은 크게 두 가지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첫 번째 의미는 “성경 봉독에서 선포되고 강론에서 풀이한 하느님 말씀에” 모여 있는 하느님 백성 전체가 ‘네! 그렇습니다! 맞습니다! 옳습니다!’라고 자발적이고 의식적이며 능동적으로 응답하는 데 있다. 두 번째는 “전례용으로 승인된 양식문으로 신앙 규범을 고백함으로써 신앙의 신비를 마음에 새기고 찬양하는”(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67항) 데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신경은 사제와 백성이 함께 노래하거나 낭송하며 바칠 수 있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68항 참조).
세례 받은 우리가 신앙을 가지고 공적으로 신앙 고백을 바치는 것(“저는 믿나이다”)은 성부, 성자, 성령과 일치를 이루는 것일 뿐만 아니라 우리에게 신앙을 전해주고 그 품 안에서 우리가 믿는 온 교회와 일치를 이루는 것(가톨릭 교회 가르침, 197항 참조)이다.
[2023년 11월 19일(가해) 연중 제33주일(세계 가난한 이의 날)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안봉환 스테파노 신부(문정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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