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알기쉬운 전례상식: 음식은 제대로 알고 먹어야!(영성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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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4-01-23 | 조회수557 | 추천수0 | |
[알기쉬운 전례상식] 음식은 제대로 알고 먹어야!
마리아 할머니가 딸의 집을 방문했다. 마침 손녀도 돌아와 식사 전 기도를 바치고 음식을 들고 있는데 수저를 제대로 사용 못하는 손녀를 눈여겨보시던 할머니가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얘야, 음식을 제대로 먹어야 하지 않겠니?” 손녀는 “제가 잘못한 게 있나요? 제 친구들은 음식을 먹고 싶은 대로 먹어요∼” 하고 대답하더란다. 할머니는 웃으시며 “애야, 버스가 도착했다고 네 맘대로 올라탈 수 있니? 버스가 도착하면 기다렸던 사람들부터 순서대로 올라타고 버스비를 내지 않겠니? 우리 식탁에 올라온 음식은 농부들이 땀흘린 노동으로 땅을 일구어 얻은 양식이니 마땅히 하느님과 농부들에게 감사드리며 정성껏 먹어야 하지 않겠어∼?” 할머니의 이 말씀을 귀여겨듣던 손녀는 수저를 제대로 쥐고 바른 자세로 음식을 들더란다.
사제는 신자들에게 축성된 빵을 들어 올려 ‘그리스도의 몸.’하고 말한다. 서서 영성체를 하려 할 때 ‘아멘.’하고 응답하며 성체 앞에서 존경을 표시하는 동작으로 신자 각자는 정중하게 절하고 주님의 몸을 손으로 받아 모신다(「로마 미사 경본 총지침」 160항 참조). 영성체 전 모든 신자는 이렇게 환호하였다. “보라!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이시니, 이 성찬에 초대받은 이는 복되도다.” 이제 신자 각자는 주님의 식탁에 함께하고 있음을 환호하며 사제가 “그리스도의 몸.”이라고 하면 큰 목소리로 “아멘.”이라는 신앙 고백과 함께 주님의 현존에 대한 자신의 신앙을 공적으로 드러내야 한다. 왼손을 오른손으로 받들고 주님의 몸을 손으로 받아 모시는데, 양손을 십자형으로 만들어 주님의 십자가에 참여함으로써만 현세적이고 영원한 구원을 얻을 수 있음을 나타낸다. 예루살렘의 성 치릴로(315-387)는 이렇게 설명했단다. “오른손은 임금님을 받들어 모셔야 하므로 왼손으로 옥좌를 마련하시오. 손바닥 위에 주님의 몸을 받아모시고 ‘아멘’이라 응답하시오.”
그런데 과자를 먹는 것처럼 성체를 집으려는 동작을 취하는 신자가 있는가 하면, 성체를 바로 모시지 않고 제자리로 들고 가는 신자도 있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영성체하는 신자는 입으로 성체를 모시거나, 또는 허락된 곳에서는 자신의 선택에 따라 손으로 성체를 모신다. 한국 교구들에서는 영성체하는 이의 선택에 따라 손으로 성체를 모실 수 있다. 영성체하는 이는 축성된 빵을 받은 다음 곧바로 다 먹어야 한다”(161항). “신자들 스스로 축성된 빵과 거룩한 잔을 들고 모시는 것은 허락되지 않는다. 신자들 사이에 손에서 손으로 전달하는 것은 더더욱 안 된다. 한국 교구들에서 신자들은 무릎을 꿇거나 서서 영성체한다. 영성체하려는 사람이 무릎을 꿇었다고 해서 성체 분배를 거부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그 경우 이 규범에 대한 필요한 교리 교육을 하여 신자들을 사목 차원에서 잘 이끌어 주어야 한다.”(160항) 영성체 때가 되면 ‘음식은 제대로 알고 먹어야 한다!’는 마리아 할머니의 말씀이 떠오른다.
[2024년 1월 21일(나해) 연중 제3주일(하느님의 말씀 주일) 전주주보 숲정이 3면, 안봉환 스테파노 신부(문정성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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