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전례] 전례-기도하는 교회3: 전례, 하느님의 일? 아니면 인간의 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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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주호식 | 작성일2024-04-25 | 조회수291 | 추천수0 | |
전례-기도하는 교회 (3) 전례, 하느님의 일? 아니면 인간의 일?
우리는 전례를 감정적인 차원에서 무미건조하다고 느끼거나 자신의 열심을 드러내는 도구처럼 여기기도 합니다. 이는 전례를 인간의 행위로만 혹은 하느님과의 관계를 자기중심적으로 이해할 때 나타날 수 있는 태도입니다. 하지만 가톨릭교회 교리서는 전례를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는, 하느님의 백성이 “하느님의 일”에 참여함을 의미한다.”(1069항)라고 정의합니다. 전례는 근본적으로 하느님의 일(opus Dei)입니다. 더 구체적으로는 전례를 통하여 그리스도께서는 구원 사업을 교회 안에서 교회와 함께 계속하고 계심을 의미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고자, 천지 창조 때부터 역사 안에서 준비하시고 때가 차자 사람이 되신 말씀을 통해 인간의 죄를 용서하시고 인간과 화해하고자 하셨습니다. 이를 위해 성자께서는 인성을 취하셔서 인간 구원의 도구가 되셨습니다. 주님께서는 가난한 이들의 “육신과 영혼의 의사”가 되시고 하느님과 인간의 중재자가 되셨습니다. 그 결과,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과 인간의 화해라는 완전한 보상이 이루어지고 우리가 하느님께 예배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인간을 구원하고 하느님께 완전한 영광을 드리는 일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과 부활 곧 파스카 신비를 통하여 성취되었습니다(전례 헌장 5항 참조).
성부께서 성자를 파견하신 것처럼 그리스도께서도 성령으로 충만한 사도들을 파견하시어, 모든 이에게 성자의 파스카 신비로 이루어진 구원의 기쁜 소식을 전하게 하셨습니다. 사도들이 선포하는 구원은 전례 생활의 중심인 성찬례와 성사들을 통하여 이루어지게 하셨습니다. 세례성사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파스카 신비에 결합됩니다. 주님과 함께 죽고, 부활하며, 성령 안에서 하느님의 자녀로 태어납니다. 그렇게 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영광을 드리는 참된 예배자가 됩니다. 이와 비슷하게, 구원의 희생 제사를 거행하며 주님의 죽음과 부활하심을 선포합니다. 교회는 성찬례를 통해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며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의 힘으로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립니다.(전례 헌장 6항 참조)
그리스도께서는 구원 사업을 계속하시기 위해 교회에, 특별히 전례 안에 현존하십니다. 주님의 현존은 전례를 집전하는 사제의 인격 안에 또한 성체 성혈의 형상 안에 현존하시어 십자가상의 희생 제사를 교회와 함께 봉헌하고 계십니다. 다른 성사 안에서도 똑같이 그리스도께서 친히 이루시는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 그리스도께서 전례 안에서 당신의 사제직을 계속하고 계십니다. 이는 모든 이의 구원을 위한 일입니다.(전례 헌장 7항 참조)
교회의 신앙 안에서, 구원은 인간의 성화(聖化)이고 하느님께서는 영광을 받으시는 것입니다. 전례 안에서 그리스도께서는 당신의 신부인 교회와 결합하여 인간을 거룩하게 하십니다. 동시에 교회는 주님을 부르며, 주님과 함께 그리고 주님을 통하여 영원하신 아버지께 영광을 드립니다. 이처럼 전례 안에서 하느님의 구원사업은 계속된다면, 전례는 근본적으로 하느님의 일입니다. 동시에 이 구원 사업에 참여하는 교회, 곧 감사와 찬미를 통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는 인간의 일입니다.(전례 헌장 9-10항 참조)
결론적으로 전례는 삼위일체 하느님의 일이며 동시에 인간의 일입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일인 전례에 신앙으로 참여하며, 거룩하게 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누리게 됩니다. 구원을 얻기 위해서는 전례 안에 현존하시며, 활동하시는 하느님께 자신을 맡겨드리며 응답하는 믿음이 필요합니다. 동시에 우리를 거룩하게 하시고 모든 악에서 구해 주시며 당신 자녀로 살아가도록 돌보시는 하느님께 감사와 찬미를 드려야 합니다. 자신의 삶을 통해 하느님의 좋으심을 드러냄으로써 주님께 영광을 돌려드려야 합니다. 이것이 파스카 신비를 거행하는 참된 전례에 참여하는 신앙인의 모습이며, 전례를 통해 이루어지는 구원을 살아가는 이들의 실존입니다.
[2024년 4월 21일(나해) 부활 제4주일(성소 주일) 청주주보 3면, 김형민 안토니오 신부(미원 본당 주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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