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거룩한 내맡김 영성
인간이 하느님의 뜻을 벗어나지 않고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것이 정말 가능한 것인가?
참으로 가능하다.
그것이 바로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을 내어 맡겨 드리고 사는 것, 즉 거룩한 내맡김 영성의 삶이다.
하느님께 자신의 모든 것인 자신의 소중한 사람들, 재산, 명예, 일, 취미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뜻(의지)을 '하느님께 내맡기는 것'이다. pp19-23
01 하느님 신앙의 출발점 2009. 12. 16. 하느님 신앙이란 무엇인가? ‘신앙信仰’이란 말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신불神佛 등을 굳게 믿어 그 가르침을 지키고 그에 따르는 일'이라고 적혀 있다.
신앙이란 그저 단순히 믿기만 하는 ‘믿음’과는 다르다. 믿음을 갖기는 그나마 쉬우나 ‘신앙’을 갖기는 어렵다. 하느님을 굳게 믿고 하느님의 가르침을 그대로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실 하느님을 ‘믿는 사람’은 많아도 하느님을 ‘신앙하는 사람’은 적다.
우리는 하느님을 ‘신앙’해야 한다. ‘믿을 신信’, ‘우러를 앙仰’, 글자 그대로 하느님을 믿고 더 나아가 하느님을 우러러 사랑해야 한다, 앙모仰慕해야 한다.
하느님을 믿고 우러러 사랑하는 것이 바로 ‘신앙’이다. 하느님을 굳게 믿고 하느님과 사랑의 관계를 이루는 것이다.
하느님을 사랑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하느님을 아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느님을 모르면서 하느님을 사랑할 수는 없다.
우리 인간의 사랑 관계에 있어서도 그러하지 않은가? 상대방을 모르면서 어떻게 사랑할 수 있겠는가?
하느님과의 관계에서는 절대로 그럴 수 없다. ‘하느님’을 알아야 하며 동시에 ‘나’도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그것도 아주 잘 알아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하느님을 진실로 사랑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우리 인간이 하느님을 다 알 수 있는가? 답은 ‘다 알 수는 없다.’이다. 그러나 ‘이것’만은 반드시 알아야 하는데 이것을 아는 것이 바로 신앙의 첫걸음이다.
그것은 뭐니 뭐니 해도, ‘하느님은 우리의 창조주이시다.’라는 사실을 믿고 인정하는 것이다.
하느님이 나의 ‘창조주’이시고, 나는 그분의 ‘피조물’이라는 근본 인식 없이는 절대로 ‘하느님을 향한 신앙’을 가질 수 없다.
하느님을 향한 신앙의 첫발자국을 떼는 예비 신자들에게 깊이 심어 주어야 할 기본 교리가 바로 이것이다.
세상에는 하느님을 가르치는 교사들이 많다. 그런데 많은 교사들이 ‘하느님’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에 대한 지식’을 가르치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먼저 신자들에게 최선을 다하여 하느님이 우주 만물의 창조주라는 사실을 깊이 인식시켜 준 다음 ‘하느님을 사랑하는 방법’을 가르쳐 주기만 하면 된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방법을 통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게 되면, 하느님께서 내가 누구인지 가르쳐 주실 뿐만 아니라 당신에 대해서도 너무나 잘 가르쳐 주신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사랑할수록 당신에 대해 더욱 잘 가르쳐 주신다.
하느님에 대하여 알려고 너무 서두를 필요도 없다. 그 ‘서두름’도 또 하나의 ‘교만’이다.
나는 대부분의 신앙인이 오랜 신앙생활에도 불구하고 신앙생활에 많은 어려움을 느끼며, 그래서 기쁘고 즐거운 신앙생활을 해 나가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하느님을 사랑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마디로 ‘신앙의 기초’가 올바로 세워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전능하시고 자비하시고 거룩하시며 참으로 위대하신 하느님은 우주 만물 그리고 나를 창조하셨기에 그분은 나의 주인이시다.
머리로만이 아니라, 마음으로 내가 그분을 나의 주인으로 인식하고 인정해 드린다면 신앙생활이 참으로 기쁘고 즐겁지 않을 수 없다.
하느님! 당신은 참으로 전능하시고, 자비하시고, 거룩하시고, 위대하신 나의 주인이십니다!
나의 주인이신 하느님! 당신은 ‘피조물’인 저를 당신의 모습대로 창조하셨습니다. ‘사랑’으로 말입니다!
당신의 지극하신 그 사랑은 또 저를 당신의 자녀가 되게 하셨습니다. 참으로 놀라우신 ‘사랑의 기적’입니다.
하느님! 나의 주님! 나의 아버지! 나는 주님을 사랑합니다! 참으로 뜨겁게 아버지를 사랑합니다!
“이스라엘아, 들어라! 주 우리 하느님은 한 분이신 주님이시다.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희 하느님을 사랑해야 한다. 오늘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이 말을 마음에 새겨 두어라.”(신명 6,4-6)
신명기의 이 말씀은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계명’이다. 하느님을 믿는 신앙인은 누구나 반드시 이 ‘하느님의 계명’을 지켜야 한다.
예수님께서는 이 계명을 잘 알고 있던 율법 학자에게 “너는 하느님의 나라에서 멀리 있지 않다.”(마르 12,34), “그렇게 하여라. 그러면 네가 살 것이다.”(루카 10,28)라고 말씀하셨다.
하느님 나라를 얻고 하느님과 영원히 살기 위해서는 이 계명을 지켜야 한다.
이 계명을 지키기 위한 첫걸음이 바로 ‘하느님은 나를 창조하신 나의 주인’이시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며, 그것이 틀림없는 진실, ‘진리 중의 진리’임을 믿음으로 받아들여, 하느님을 죽도록 뜨겁게 사랑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