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팔일 축제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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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조재형 | 작성일2023-04-13 | 조회수823 | 추천수6 | 반대(0) |
어릴 때입니다. 아버지의 어깨너머로 바둑을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9점을 깔고 접바둑을 두었어도 이길 수 없었습니다. 1년 시간이 지나면서 호선으로 바둑을 두었고, 때로 제가 이긴 적도 있었습니다. 당시 저의 바둑은 급수가 7급 정도 되었습니다. 나중에 보니 바둑의 세계는 깊고도 넓었습니다. 아마추어가 있고, 프로의 세계가 있었습니다. 바둑의 수준에도 등급이 있었습니다. 저의 바둑은 우물 안의 개구리 정도였습니다. 신문에 연재되는 바둑의 기보를 보고, 문제 풀이를 하고, 친구들과 수담을 나누면서 바둑의 세계를 조금 이해하였습니다. 골프에 입문한지 오래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그냥 남들 가는대로 따라가는 수준이지만 골프의 세계도 깊고 넓었습니다. 아마추어가 있고, 프로의 세계가 있습니다. 시간도 별로 없고, 운동 신경도 없고, 연습도 하지 않으니 저는 늘 걸음마 수준입니다. 바둑도, 골프도 언제 시작했느냐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얼마나 연습했느냐가 중요합니다. 관심을 가지고, 꾸준히 연습하는 사람은 점차 등급이 올라 갈 것입니다. 세례를 받아서 신앙인이 되지만, 신앙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에 대해서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하느님의 어린양 세상의 죄를 없애시는 분입니다. 그분은 더욱 커지셔야 하고, 나는 더욱 작아져야 합니다. 나는 그분의 신발 끈을 풀어드릴 자격도 없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여인의 몸에서 태어난 사람 중에 요한보다 더 큰 사람은 업다.”고 하셨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나라에서는 작은이라도 요한보다 크다.”고 하셨습니다. 분명 신앙에도 등급이 있습니다. 언제 세례를 받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사느냐가 중요합니다. 직책과 직분이 중요한 것도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의 위선과 가식을 책망하셨습니다. 그들의 교만과 편견을 책망하셨습니다. 그들은 남에게 보이기 위해서 단식을 하였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짐을 남에게 떠넘겼습니다. 그들은 잔치에 초대 받으면 높은 자리에 앉으려고 하였습니다. 그들은 율법을 지킬 수 없는 사람들을 죄인으로 단죄하였습니다. 장애인들은 죄를 지었기 때문에 장애인이 되었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 칭찬하시고 인정하시는 신앙의 등급이 있습니다. 직책과 직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이방인도, 장애인도, 죄인도, 과부도, 세리도 예수님께 인정받았습니다. 백인대장은 예수님께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주님, 그냥 한 말씀만 하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곧 나을 것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백인대장의 굳센 믿음을 칭찬하셨습니다. 하혈하던 여인은 예수님의 옷자락만이라도 만지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하혈하는 여인의 간절함을 칭찬하셨습니다. 과부는 성전에서 정성을 다해 헌금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과부의 헌금을 칭찬하셨습니다. 소경은 예수님께 자비를 청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소경의 눈을 뜨게 해 주셨습니다. 주님의 자비를 청하는 소경의 행동을 칭찬하셨습니다. 자캐오는 예수님을 집으로 초대하였습니다. 자캐오는 재산의 반을 가난한 이들에게 주겠다고 하였습니다. 빚진 것이 있다면 4곱절로 갚겠다고 하였습니다. 예수님께서는 자캐오의 회개와 나눔을 칭찬하셨습니다. 그리고 “오늘 이 가정은 구원 받았다.”라고 선포하셨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께서는 “그물을 배 오른쪽에 던져라. 그러면 고기가 잡힐 것이다.”라고 하셨습니다. 저는 배의 왼쪽은 ‘성공, 명예, 권력’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쪽으로 그물을 던지면 한 마리도 잡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성공, 명예, 권력을 향해 그물을 던지면서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고 합니다. 그러나 그쪽에서는 결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습니다. 그물이 찢겨지고, 자칫 배가 침몰하기도 합니다. 배의 오른쪽은 ‘헌신, 나눔, 사랑’이라고 생각합니다. 그쪽으로 그물을 던지면 많은 것을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기쁨과 감사를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희망과 믿음을 끌어 올릴 수 있습니다. 우리가 그물을 배 오른쪽으로 던질 때 우리 신앙의 등급은 높아질 것입니다. 우리가 그물을 배 왼쪽으로 던질 때 우리 신앙의 등급은 낮아질 것입니다. 선택은 우리의 몫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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