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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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3-04-15 | 조회수412 | 추천수1 | 반대(0) 신고 |
[부활 팔일 축제 토요일] 마르 16,9-15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오늘 마르코 복음이 전하는 주님의 부활 이야기는 우리가 지난 한 주 동안 들어왔던 다른 복음서의 부활이야기와 그 분위기나 온도가 사뭇 다르게 느껴집니다. 다른 복음서의 부활 이야기들에서는 당신께서 부활하셨음을 쉽사리 믿지 못하는 제자들의 부족함을 섬세한 배려와 따스한 사랑으로 어루만져주시는 주님의 자비로운 모습이 부각되었다면, 오늘 마르코 복음의 부활이야기에서는 이미 여러번에 걸쳐 당신 모습을 드러내셨음에도 자기들 눈으로 직접 보지 못한 것은 믿으려 들지 않는 ‘불신’과, 자기들이 보고 싶은대로만 보려하는 ‘완고함’에 사로잡혀 주님께서 부활하셨다는 기쁜 소식을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않는 제자들을 단호하게 꾸짖으시는 예수님의 엄격하고 단호한 모습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제자들이 예수님께 꾸지람을 들은건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들이 그분과 함께 동고동락하는 ‘제자’로서 그 누구보다 큰 사랑을 받았고, 좋은 말씀과 가르침을 가장 많이 들었으며, 주님과 함께 살아가는 기쁨과 행복을 가장 깊고 진하게 누렸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그들이 모든 것을 버리고 주님을 따랐기 때문에 당연히 누려야 할 ‘특혜’가 아니었습니다. 자신들이 주님께 배운 구원의 진리를 다른 이들에게도 가르쳐야 할 책임이, 자신들이 주님께 받은 큰 사랑과 자비를 다른 이들에게도 베풀어야 할 소명이 있었기에, 주님께서 그들을 특별히 선택하시어 당신과 함께 머물도록 허락하신 것이지요. 주님께서는 바로 그 점을 마음에 깊이 새기라는 뜻으로, 그렇게 마음에 깊이 새기고 간직한 복음을 삶 속에서 실천하라는 의미로,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주님께서 맡기신 이 ‘복음선포’의 사명을 제대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먼저 내가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으로 변화되어야 합니다. 그 방법은 주님을 인격적으로, 자주 만나는 것입니다. 우리는 그러기 위해 ‘신앙생활’을 하는 것이지요. 기도는 마음 속 깊은 곳에서 주님과 친밀한 대화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미사는 말씀을 듣는 귀로, 신앙을 고백하는 입으로, 성체를 받아모시는 몸과 마음으로 주님을 만나 친교와 사랑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사악한 세력들이 나를 유혹하고 괴롭힌다면 이런 신앙의 힘으로 쫓아낼 수 있습니다. 마음 속에 걱정과 근심, 의심과 불신, 욕심과 집착이라는 검은 안개가 끼어있다면 열심한 신앙생활로 걷어낼 수 있습니다. 나를 답답하게 가두어 놓고 억압하는 완고함과 고집이라는 감옥은 주님의 뜻을 전적으로 믿고 받아들이며 따르는 순명의 삶으로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주님께서는 당신의 큰 용서와 자비로, 충만한 사랑과 은총으로 우리가 구원받을 가능성을 99%까지 높여 두셨습니다. 하지만 나머지 1%는 우리 노력으로 채워야 합니다. 마음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님께서 주신 계명을 실천하여 그분을 향한 우리 사랑을 드러내야 합니다. 내 이웃을 나 자신처럼 용서하고 이해하며 사랑함으로써 우리가 믿음 안에서 누리는 참된 기쁨을 적극적으로 표현해야 합니다. 우리의 그런 노력들이 채워질 때 우리가 하느님 나라에서 영원한 생명과 참된 행복을 누리게 된다는 기쁜 소식이 비로소 완성됩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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