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5일간의 지독한 감기몸살을 한 후 얻은 영적인 체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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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강만연 | 작성일2023-04-20 | 조회수608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지난주 수요일에 평소 가까이 지내는 본당 형제님 내외랑 저녁에 식사를 같이 하고 난 후에 집에 귀가를 했습니다. 맛있게 저녁 식사를 했는데 문제는 밤부터 몸 컨디션이 조금 이상했습니다. 아마 감기에 이미 걸린 모양이었습니다. 옛날에 서울에서 근 10년을 살면서 매년 특히 가을이나 겨울에 꼭 한 번씩 감기를 연례적으로 할 정도로 특히 호흡기 질환에 약한 편이긴 했어도 코로나 이후에는 마스크 때문인지 감기를 한 3년 동안 걸리지 않고 설령 걸렸다고 해도 감기라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의 경미한 감기 기운 정도의 감기였는데 최근에 마스크 규제가 좀 완화돼 착용을 등한시해서 그런지 어떻게 감기에 걸렸던 모양입니다. 사실 최근에 황사가 몹시 심해 황사가 원인이 됐는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감기에 걸려 그냥 약 먹고 약간 쉬면 회복할 줄 알았는데 생각과는 전혀 달리 결과적으로는 가장 힘든 감기몸살을 앓게 됐습니다. 4일을 완전 꼬빡 누워서 움직이는 것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토요일에는 주일미사를 걱정하게 됐습니다. 많이 힘들었어도 주일은 어떻게 참례를 하긴 했지만 미사를 드리는데 엄청 힘들었습니다. 서야 할 때 어떤 경우는 앉아 있었을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감기로 몸살을 해도 이렇게 특히 또 봄에 감기에 걸린 적이 없는데 이번에 이런 지독한 감기로 인해서 힘들게 누워 지냈지만 어느 순간 이런 고통 속에서 묵상이 하나 떠오른 게 있었습니다. 연옥에 대한 묵상이었습니다. 끙끙 앓으면서 했던 생각입니다. 교회에서 발간된 연옥에 관한 책은 웬만한 것은 다 읽었습니다. 그외 수도원에서만 유통되는 책도 신부님이 주셔서 그런 자료도 보고 해서 나름 책을 통해 알게 된 연옥에 관한 교회의 가르침과 또 성녀와 성인들의 말씀에서 얻은 지식을 전체적으로 감안해서 보면 실제 연옥을 경험하진 않았지만 머리로는 연옥이 어떤지는 알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감기로 인한 몸살 때문에 몸이 아주 힘들었는데 지금 이런 고통이, 만약 경험은 하지 않았지만 연옥의 고통과 비교를 하면 이게 과연 비교의 대상이 될 수가 있겠는가 하는 묵상을 했습니다. 아무리 평소 묵상을 한다고 해도 아픈 상태에서 이런 생각을 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5일 정도 지나 어제 화요일에 겨우 어느 정도 컨디션이 회복이 됐습니다.
연옥에 대해 묵상을 하면서 이번 이 육체적인 고통은 연옥의 고통과 비교하면 고통이라고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일 텐데 그럼 과연 우리가 언젠가 이 세상을 떠나 하느님을 만나러 가는 그 과정에서 연옥을 거치게 돼 정화의 과정을 거치게 됐을 때 그곳에서의 그 고통을 생각한다면 끔찍할 것 같았습니다. 연옥을 경험하지 않았지만 연옥이라는 곳을 그냥 단순히 천국에 진입하기 위한 통과 의례식처럼 그저 단순하게 생각만 하고 지낼 그런 상황이 아니라는 걸 뼈저리게 체험했습니다. 누구나 성인의 반열에 오를 정도의 수준에 이르면 연옥을 거친다고 해도 아주 짧은 시간만 연옥에 있게 될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교회의 가르침대로 연옥에서 정화의 시간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이번 감기몸살 체험으로 연옥을 묵상하면서 어차피 이 세상에서 생명이 붙어 있는 한 현세에서 다가오는 십자가가 있다면 쉽지만은 않겠지만 가능하면 생각의 발상을 전환해 이 세상에서 그걸 자신의 죄를 보속한다는 심정으로 달게 참아 받아 가능하면 연옥에서 기워갚아야 할 보속을 이 세상에서 다 할 수만 있다면 이론적으로는 연옥에서 정화의 시간이 아주 짧거나 아니면 거의 거치지 않고 하느님 나라로 갈 수가 있을 겁니다.
이렇게 생각했을 때 과연 현명한 사람이라면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요? 그건 굳이 질문을 할 가치가 없을 것입니다. 당연히 이 세상에서 보속을 다 하고 천국으로 직행하는 것입니다. 이걸 머리로는 다 알지만 막상 또 현실적으로 그런 상황이 되면 잘 되지 않는 게 또 실제 사실입니다. 이게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우리는 항상 이런 것을 이성과 현실과의 충돌 때문에 생기는 괴리감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이성적으로 어떻게 하는 게 자신의 영혼에 유익한지를 항상 끊임없이 생각해서 자신의 영혼에 유익이 되는 방향으로 영혼을 잘 관리하는 게 이 세상을 살면서 또 영적인 삶을 추구하는 신앙인의 모습에서도 바람직한 모습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아직 많은 세월을 살지 않았지만 지금까지 만 51년의 삶을 살면서 항상 느끼는 게 있습니다. 세상 모든 이치에도 통하겠지만 그때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과 후회를 반복하는 실수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도 시간이라는 게 있을 땐 그나마도 만회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천만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가 있다면 그땐 땅을 치며 후회를 해본들 아무 소용이 없을 것입니다. 우리는 이점을 항상 기억하고 명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때 했더라면 하는 이 말씀은 이 세상을 살면서 우리가 마주하는 십자가를 보속의 기회로 삼을 수 있어서 그걸 그때 잘 보속했더라면 하는 후회와 아쉬움을 말하는 것입니다.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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