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부활 제2주간 금요일]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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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박영희 | 작성일2023-04-21 | 조회수530 | 추천수2 | 반대(0) 신고 |
[부활 제2주간 금요일] 요한 6,1-15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고사성어 중에 “십시일반”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열 사람이 밥 한 숟가락씩 보태면 한 사람 먹을 분량인 밥 한 그릇이 된다는 뜻으로, 개인 한 사람의 힘으로는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돕는데에 한계가 있지만 여러 사람이 조금씩 힘을 모으면 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그런데 오늘 복음에 등장하는 안드레아 사도는 한 사람의 작은 힘과 정성이 가진 힘을 과소평가하고 있습니다. 또한 예수님께서 지니신 놀라운 권능을 아직 제대로 믿지 못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하면 당신을 따르는 수많은 군중들에게 먹을 것을 줄 수 있을지를 물으시는 예수님께 안드레아 사도는 이렇게 대답하지요. “여기 보리 빵 다섯 개와 물고기 두 마리를 가진 아이가 있습니다만, 저렇게 많은 사람에게 이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사실 안드레아 사도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군중들 중에서 먹을 거리를 준비해갔던 많은 사람들도 마음 속에 같은 생각을 품고 있었지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자신이, 자기 가족이 먹을 양보다 넉넉히 가져오긴 했지만, 미처 먹을 것을 준비하지 못해 굶고 있던 사람들도 많다보니 나눠먹는 것을 망설인 것입니다. 어차피 모두가 함께 나눠먹을 수는 없을 것 같으니 ‘나’라도, 우리 가족이라도 배불리 먹어야겠다는 조금은 이기적인 생각을 했던 것이지요.
그러나 예수님과 그 일행을 위해 자신이 가진 얼마 안 되는 음식을 아낌없이 내어놓은 어린 아이의 모습을 보고, 또 그 얼마 안되는 음식마저도 모두와 함께 나눠먹고자 하느님께 감사의 기도를 바치시는 예수님의 모습을 보고 사람들의 마음이 열리기 시작합니다. 조금은 부족하더라도 다 함께 나눠먹자는 생각으로 한 사람씩 자신이 가진 음식을 내어놓기 시작한 것이지요. 수천명의 ‘십시일반’은 그 위력이 실로 어마어마했습니다. 열 사람의 십시일반은 한 사람 먹을 양을 만드는 정도이지만, 그것이 몇 백 배 보이니 모두가 음식을 배불리 나누어 먹고도 열 두 광주리나 되는 음식이 남았던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이 모이고 거기에 예수님의 기도로 하느님의 능력이 더해지니 놀라운 기적이 일어난 것이지요.
나눔의 기회는 아무에게나, 아무 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그 기회가 왔을 때 잡아야만 나눔의 체험을 통해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내가 가진 것이 적다고, 내 능력이 부족하다고, 시간이 모자란다고 핑계대거나 주저하지 말고, 내가 가진 만큼의 재물과 능력과 시간을 나누는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 나의 삶 속에서 하느님의 놀라운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 함 승수 신부님
†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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